2021년 초 게임계 뜨거운 화두는 ‘트럭 시위’였다. 게임사의 홀대에 지친 유저들은 직접 본사로 항의 트럭을 보냈다.
넷마블도 예외는 아니다. ‘근하신년 스타트 대시 캠페인 중단’으로 불만이 누적된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항의 트럭을 받았다. 불통 문제로 비판받은 <세븐나이츠 2>도 트럭을 피할 수 없었다. 넷마블은 유저 간담회 및 공식 방송을 통해 사과하고, 유저 소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첫 트럭 시위로부터 석 달이 지났다. 과연, 넷마블은 유저와 약속을 지키고 있을까? 직접 <페그오>와 <세븐나이츠 2> 트럭 시위 총대에게 물었다. /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디스이즈게임 : 넷마블이 약속했던 소통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시나맨, 도쨩, 싸랑해요 : 시위 이후 공식 카페에 건의 게시판을 신설했다. 모든 건의사항에 답변을 하고 있으며, 피드백 또한 적극적 반영 중이다. 사과문에서 약속했던 운영자 노트도 달마다 작성하고 있다.
한국 유저만 차별받는 느낌이 없도록 콘텐츠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절대마수전선 바빌로니아’ 무대공연을 무료 공개하고, 맞춤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한 예다.
뮤지컬 무대영상을 기간 무료 공개한 페그오
오탈자 및 오역 문제도 큰 이슈가 됐는데.
오탈자와 오역은 이전부터 계속 지적받은 사항이다. 본래는 버그와 오탈자를 게시판에서 제보 받았는데, 이를 분리했다. 관리에도 더 힘쓰고 있다. 오류를 제보하면 빠르게 담당 부서에 전달해 준다. ‘LQA’(현지화 테스트) 전담 인력도 2명 충원했다.
인력 충원을 알린 공지사항 (출처 : 페그오 공식 카페)
이전에는 오역 및 오탈자를 수정할 때 ‘무통보’, ‘잠수함’ 패치를 했다. 건의해도 잘 듣지 않고, 패치 노트에서 오탈자를 ‘일부 수정’했다며 막연하게 설명할 때가 많았다. 지금은 패치 때마다 어떤 부분을 수정했는지 세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오탈자 수정 내역도 세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출처 : 페그오 공식 카페)
그렇다면 정말로 바뀌었다고 봐도 되나?
확실히 시위 이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아직은 변화의 과정일 뿐, 최소 이번년도 말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유저 의견이다. 다른 게임사보다 비교적 괜찮다는 이야기는 나오지만, 다시 해이해져 간담회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다음 트럭은 저희도 '커피 트럭'이었으면 한다.
디스이즈게임 : <세븐나이츠 2>는 불통 문제로 트럭을 받았다. 넷마블은 공지를 올려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는데, 실제로 이를 이행하고 있나?
트럭 시위 총대진 (익명) : 먼저 소통 채널과 방식을 확장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3월 30일,<세븐나이츠 2> 본부장과 총괄PD, 유튜버 ‘광휘’님이 공식 방송 ‘소통하세나!’를 진행했다.
다만 첫 방송은 녹화 방송이어서 많은 불만이 있었다. 그러자 곧바로 4월 1일 공식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5월 업데이트 예정 사항을 상세히 공개하고, 개발 PD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실시간 유저와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공식 방송 '소통하세나'의 코너 '반성하세나' (출처 : 세븐나이츠 TV)
오류 발생 시 빠르고, 상세하게 답변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고 있다. 패치 노트가 올라올 때마다 어떤 오류인지, 언제까지 고칠 것인지 자세히 설명한다. 이전 공지사항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르다.
고과금 유저들과 상위권 길드가 연합해 트럭 시위를 한 후 <세븐나이츠 2>는 바뀌고 있다. 시위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전보다 세세하게 작성한 공지사항 (출처 : 세븐나이츠 2)
의견을 종합해 보면 넷마블은 트럭 시위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
급기야 ‘항의 트럭’ 대신 ‘커피 트럭’을 받은 정반대 사례도 생겼다. <세븐나이츠>는 새로운 PD ‘CM 스파이크’가 부임한 이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변화를 약속했다. 부임 2달 만에 ‘1,800개’가 넘는 댓글을 달고, 향후 업데이트 내역을 올려 유저와 직접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에 감동한 유저들은 자발적으로 커피 트럭을 보내 화답했다.
2021년 초 게임 생태계는 ‘대 트럭 시대’를 맞이했다. 엄청난 변화의 시기다. 약 200년 전에 태어나 평생 생태계의 변화와 생존을 연구했던 한 학자의 말이 새삼 다시 생각난다.
"살아남은 것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들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들이다" - 찰스 다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