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 14위 한진그룹의 시작점이자 종합 물류기업인 한진이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철지난 만우절 농담이 아닙니다. (실제로 이 소식은 만우절을 피해 4월 2일 처음 발표됐습니다)
한진은 게임의 제목, 출시 일정까지 밝혔습니다. 이름은 <택배왕 아일랜드>, 회사가 소개하는 장르는 '모바일 택배게임'이라고 합니다. 현재 임직원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요. 한진 직원을 대상으로 한 FGT로 어떤 피드백을 받고 있는지 알려진 바 없지만, 게임은 다음 달 출시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택배왕을 꿈꾸는 귀여운 동물들이 사는 섬. 이 섬에 갑자기 악당이 나타나 장난을 부려, 섬의 운송이 마비되어버립니다. 당일배송까지 해주는 시대에 기약 없는 택배에 잔뜩 열받은 11종의 '한진택배 히어로즈'.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해 택배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섬을 나섭니다.
소개에 따르면 <택배왕 아일랜드>에는 대표적인 택배 프로세스인 분류, 상차, 배송 프로세스를 모티브로 라스트마일까지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니게임 3종으로 이루어져 간단한 조작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3D 캐주얼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앞으로 한진은 인게임 광고를 유치하는 수익모델을 통해 택배기사 노동환경 개선에 쓰겠다고 합니다. 출시 후에는 컨테이너 항만, 공항 등으로 세계관을 확장해 물류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하네요.
한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택트 시대에 라스트마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형의 택배/물류 서비스를 젊고 친근한 모바일 게임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방식의 간접 경험을 제공하여, 재미있고 스마트한 택배/물류 문화에 대한 공감과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에게 게임 개발력은 없기 때문에 외주 업체에게 게임 제작을 맡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게임과 점접이 아주 없지 않은데요. 진에어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e스포츠 팀 '진에어 그린윙스'를 운영했죠. 진에어의 모회사 대한항공은 2010년 스타리그의 스폰서였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장기적인 스폰서쉽을 주도한 건 조현민 전무였습니다.
조현민 전무는 작년 9월 한진의 마케팅 전무로 합류했고, 올해 1월에는 회사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래서 조 부사장이 <택배왕 아일랜드>의 개발을 주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진은 새로운 아젠다로 로지테인먼트를 내놓았는데 로지텍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입니다.
과연 할 만한 게임이 나올까요? 결과는 다음 달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