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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얼리 억세스 8개월차... 국산 게임 '나이트 오브 더 데드' 개발기

2명의 인디 개발자가 전하는 퀄리티 보장 개발 노하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1-04-30 12:07:58

2명의 한국인 개발자가 2년간 만든 <나이트 오브 더 데드>.

 

지난해 8월 스팀을 통해 얼리 억세스로 출시된 액션 게임으로, 출시 초 '인기 신제품'과 '최고 인기 제품' 첫 페이지에 이름을 올리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생존 장르에 채집, 전략, 디펜스를 합친 게임 컨셉은 많은 이를 사로잡았고, 지금까지도 3천여 명의 유저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7월 설립돼 아직 채 한 살도 되지 않은 작두스튜디오는 전략성을 가미한 난이도 높은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회사다. 아트 담당 이민규와 프로그래밍 담당 하정현은 언리얼 엔진 스터디 그룹을 통해 연을 맺은 사이다. 그들은 에픽 게임즈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학습 리소스와 샘플을 통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비로소 정식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작두스튜디오의 '동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출처: 작두스튜디오)

 

 

# 작두스튜디오가 꼽은 '나이트 오브 더 데드'의 성공 비결

 

<나이트 오브 더 데드>는 좀비들에게서 살아남아야 하는 '멀티 플레이 서바이벌'을 기반으로, 자원을 수집하고 관리하며 건물과 트랩 등을 설치하는 '전략성'도 가미돼있다. 

 

이 과정에서 유저들은 방어시설을 만들기 위해 필드의 자원을 채집해야 하지만, 좀비들은 이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한정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자원을 수집하고 각종 시설을 관리해 좀비들을 막아야 하는 '생존, 채집, 전략, 디펜스'가 잘 어우러진 게임인 셈이다.

  

생존과 전략, 디펜스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나이트 오브 더 데드' (제공: 에픽 게임즈)

 

 

<나이트 오브 더 데드>를 개발한 이민규, 하정현 개발자는 게임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로 명확한 컨셉과 인디 게임의 자유로움, 그리고 실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꼽았다. 다음은 작두스튜디오의 두 개발자가 전한 말이다.

  

"게임 기획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초기엔 다수의 레퍼런스 분석을 통해 게임이 재밌다면 반드시 유저들이 호응해줄 거라는 확신을 갖고 2년간 개발에만 집중했다. 최대한 빠른 출시를 위해 외부활동이나 홍보, 마케팅은 생략했다.


이렇게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배경엔 '언리얼 엔진'이 있었다. 이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 퀄리티를 얻을 수 있었고, 프레임워크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게임의 기틀은 언리얼 엔진에 맡긴 채 온전히 기획 의도를 구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다."


 

# '나이트 오브 더 데드', 여러 장르의 장점 극대화했다

 

<나이트 오브 더 데드>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여러 장르를 합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기존의 타워 디펜스 장르는 주어진 자원 안에서 최적의 건물을 배치하고, 매 턴 그 결과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유저들에겐 전지전능한 능력과 시점이 부여됐다. 반면 작두스튜디오 개발진은 유저들이 직접 자원을 캐고, 건물을 지으면 디펜스의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 결과 <나이트 오브 데드>가 탄생했다.

 

<나이트 오브 더 데드>의 전투 방식도 독특한 포인트다.

 

일반적으로 좀비 웨이브가 등장하는 게임은 총기를 활용해 좀비들을 학살하는 식으로 진행되지만, <나이트 오브 더 데드>에서는 직접적인 전투보다 함정과 지형지물을 활용한 전략적 플레이가 요구된다. 자연스레 유저들은 필드를 돌아다니며 전투를 펼치고 자원도 채집해야 한다. 총기보다 칼과 망치 등 근접 무기로 전투를 펼치게끔 설계되어 있다는 점도 <나이트 오브 더 데드>의 특징 중 하나다.

  

단순한 전투보다 전략적 플레이가 요구된다 (제공: 에픽 게임즈)

 

# 2명의 개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언리얼 엔진

 

작두스튜디오의 두 개발자는 게임 제작의 파이프라인을 공부하고자 했을 때, 풍부한 정보와 가이드가 있는 언리얼 엔진을 선택했다. 특히 소스 코드가 공개되어있고, 최고 수준의 상용 엔진 구현을 직접 뜯어보고 활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은 인디 개발사엔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앞서 말했듯 <나이트 오브 더 데드>에서는 지형지물이나 채집할 자원에 따라 자신의 터전을 전략적으로 선정해 좀비 웨이브를 막을 타워를 건설해야 한다. 광활한 맵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구조지만, 작두스튜디오는 언리얼 엔진을 통해 게임에 필요한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었다.

 

<나이트 오브 더 데드>의 광활한 맵 구현에는 언리얼 엔진의 레벨 스트리밍, 월드 컴포지션, 오픈 월드 툴 기능이 큰 몫을 했다. 무엇보다 소스 코드가 공개되어 있다는 강점 덕분에 엔진 코드를 수정하여 <나이트 오브 더 데드>에 적합한 엔진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그 예로 리슨 서버에서의 레벨 가시성 검사를 추가하고 레벨 스트리밍 경계 부분에서 움직일 때 생길 수 있는 로딩을 방지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특화된 가시성 오프셋을 추가하여 별도의 설정 변경 없이도 월드 컴포지션이 원하는 대로 리슨 서버에서 작동하도록 수정했다. 

 

엔진 수정 전(좌), 후(우)의 모습. 수정 후엔 서버와 클라이언트 양쪽에서 필요한 레벨이 로딩된다 (출처: 에픽 게임즈)

  

직접 볼 수 있는 소스코드는 적은 인원으로도 게임 개발이 가능하게 도와줬다 (제공: 에픽 게임즈)

  

 

이 외에도 언리얼 엔진은 <나이트 오브 더 데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언리얼 엔진의 프로시저럴 폴리지(Procedural Foliage​) 기능을 통해 맵 곳곳에 방대한 폴리지를 쉽게 배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트 오브 더 데드>는 채집 시스템상 모든 폴리지가 상호작용 가능하게끔 개발돼야했는데, 이를 위해 절차적으로 배치된 폴리지의 인스턴스를 가져와서 상호작용 가능한 액터로 바꾸는 기법이 사용됐다. 

 

레벨 스트리밍 기능도 게임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나이트 오브 더 데드> 개발진은 레벨 스트리밍 기능을 통해 원하는 대로 레벨 바운드를 지정하고 레벨들이 나눠서 스트리밍될 수 있도록 제어했다. 예를 들어, 폴리지 레벨은 인스턴스를 지우거나 변경할 때 부하를 줄이기 위해 일정 크기로 균등 분할했고, 아이템들이 배치된 있는 레벨은 한 번에 너무 많은 액터의 로딩이 발생하지 않도록 밀집도에 따라 다양한 크기로 분할했다. 

 

이에 더해, 4.22 버전에서 업데이트된 '에디터 유틸리티 위젯'도 매우 유용히 활용됐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다양한 에디터용 UI를 C++로 작업하는 대신, 인게임에 쓰이는 위젯과 같은 형태인 '언리얼 위젯 에디터'를 통해 ​손쉽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개발진의 의견이다.

  

레벨 스트리밍 기능은 각 레벨이 균등 분할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제공: 에픽 게임즈)

  

 

# 애니메이션-네트워크 시스템

 

언리얼 엔진의 애니메이션 시스템 역시 <나이트 오브 더 데드> 개발에 큰 힘이 됐다. <나이트 오브 더 데드>의 전투 시스템은 애니메이션 기반의 히트박스 방식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언리얼 엔진의 애니메이션 몽타주, 애님 노티파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물이다. 

 

게임의 모든 공격은 애니메이션 몽타주로 작성되어 있으며 어느 시점에 캐릭터를 공격 상태로 만들지, 무기의 충돌 판정은 언제로 할 것인지, 공격하는 동안 이동을 허용할 건지 등을 애니메이션 노티파이를 통해 제어하고 있다. 이처럼 애니메이션 시스템이 게임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머 혼자서도 어렵지 않게 게임에 필요한 모든 애니메이션을 구성하고 적용할 수 있었다.

 

네트워크 시스템도 큰 힘이 됐다. 언리얼 엔진의 게임 프레임워크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멀티 플레이 게임을 손쉽게 만들 수 있었음은 물론, 까다로운 네트워크 관련 사항이 기본적으로 구현되어 있어 시간 절약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칼을 휘두르는 애니메이션과 애님 노티파이 시스템으로 히트박스 판정 방식 구현 (제공: 에픽 게임즈)

  

애니메이션 구성 블루프린트 (제공: 에픽 게임즈)

  

 

# 소수의 인원으로도 일정 수준의 개발 퀄리티는 보장하는 선례

 

작두스튜디오의 두 개발자는 언리얼 엔진이 아니었다면 적은 인원으로 멀티 플레이 게임을 만들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언리얼 엔진은 인디 개발자들이 다루기에 방대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그만큼 기능이 강력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소규모 인원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을 개발한 작두스튜디오의 의견이다.

 

언리얼 엔진이 제시하는 파이프라인만 따른다면 소수 인원으로도 퀄리티가 일정 수준 이상의 게임 개발이 가능하다. 여기에 언리얼 마켓플레이스는 일정 퀄리티 이상의 에셋만 제공하기 때문에 바로 사용 가능한 수준의 에셋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작두스튜디오 역시 아트, 세이브 시스템 등에 마켓플레이스 에셋을 적극 활용했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도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나이트 오브 더 데드>로 증명한 셈이다. 작두스튜디오는 적은 인원으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멋진 선례를 남기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올 4분기 출시될 <나이트 오브 더 데드> 정식 버전에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 더욱 높은 자유도와 다양한 콘텐츠를 담겠다는 각오다. 작두스튜디오와 <나이트 오브 더 데드>에 대한 소식은 홈페이지 또는 스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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