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꾸준히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으로 출시된 <라쳇 앤 클랭크> 시리즈는 상당히 인지도 높은 타이틀입니다. 직접 플레이해보진 않았어도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게이머가 많을 정도니까요. 특히 2019년 출시된 <마블 스파이더맨>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함에 따라, 개발사 인섬니악 게임즈의 인지도까지 크게 상승한 상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음 달 출시될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를 향한 유저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좋은 퀄리티를 유지한 시리즈인 만큼, 독점 타이틀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PS5 유저들에게 단비가 될 거라는 희망적 관측도 많습니다.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살짝 엿본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PS5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데모 시연은 크게 두 파트로 진행됐습니다.
먼저 공개된 건 시리즈를 대표하는 캐릭터 '라쳇'과 '클랭크'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 도입부였는데요, 영웅 대접을 받으며 행성으로 돌아온 라쳇과 클랭크가 마음껏 축제를 즐기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때 악당 '노페리우스'가 클랭크가 만든 '차원(Dimension) 여행장치'를 훔쳐 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죠.
이 장면은 게임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만큼, 새로운 요소를 찾긴 어려웠습니다. 대부분 튜토리얼에 가까울 정도로 기본적인 조작만 등장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총이나 렌치를 활용해 주변과 상호작용하거나 적과 전투를 펼치는 라쳇의 모습 정도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간 <라쳇 앤 클랭크> 시리즈가 선보였던 액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입니다.
두 번째 파트는 새로운 캐릭터 '리벳'을 중심으로 흘러갔습니다. 보라색 보석을 수리할 수 있는 '픽서'를 찾는 리벳과 클랭크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축제 분위기에 가까웠던 첫 번째 행성과 달리 배경 역시 '쓰레기촌'(Junkertown)으로 바뀌었죠. 또한, 후반부에 해저를 방불케하는 '보랏빛 행성'이 등장했음을 감안하면 게임 중 여러 분위기의 행성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확정지을 순 없지만, 영상만 놓고 보면 리벳은 다양한 이동기를 갖춘 듯했습니다. 롤러스케이트를 연상케 하는 이동기는 물론 화려한 점프 액션까지 가능했죠. 기존과 다른 스타일의 전투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이유입니다.
데모 시연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게임의 엄청난 '스케일'입니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PS4 버전 없이 순수 PS5로 출시되는 만큼, 실로 엄청난 스펙을 자랑합니다. 화려한 그래픽은 물론, 게임에 등장하는 행성과 전장의 크기는 어마어마했습니다. 거기에 상당한 숫자의 적과 NPC가 등장하니 그야말로 장관이 펼쳐졌죠. 과장 조금 보태 규모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여기까지 기사를 읽으신 분이라면 한 가지 의문이 뇌리를 스쳤을 겁니다. '그렇게 맵이 넓으면, 이동이 지루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 말이죠. 하지만 이 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맵의 크기가 넓기에, 다양한 이동 방법을 통해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을 최소화한 듯했습니다. 시연 연상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레이싱 게임을 방불케 하는 '레일'과 '부스트 타일' 등 이동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줄 요소가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죠.
이동 과정에 다양한 상호작용 요소를 배치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레일을 타고 빠르게 달리다 보면 부서진 레일을 뛰어넘거나 적의 습격을 피해 다른 경로로 전환해야 하고 맞은 편에서 돌진하는 기차를 피해 벽을 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제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전투를 살펴봅시다.
유저들은 일반 피스톨부터 샷건이나 폭탄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할 수 있는데요, 당연히 각각의 무기가 지닌 효과는 전부 다릅니다. 이를테면 일반 피스톨은 정확하지만 속도가 느린 타입과 부정확하지만 속도는 빠른 타입으로 구분돼죠. 또한, 폭탄 중에는 상대를 식물로 만들거나 아군을 소환할 수 있는 것도 존재합니다. 심지어 <오버워치>의 라인하르트를 연상케 하는 '방패'를 사용할 수도 있죠.
다양한 무기가 존재하는 만큼, 인섬니악 게임즈는 유저로하여금 무기 하나에 의존하지 않도록 전투를 설계한 듯했습니다. 시연 영상에는 리벳이 일반 피스톨로 방패를 든 적과 전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피스톨만으로 상대를 쓰러뜨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반면, 여러 무기를 활용했을 땐 훨씬 빠르게 상대를 처리했죠.
여러 적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약한 적은 기본 무기로 처리하되, 보스급 몬스터를 상대로는 아군을 소환하는 폭탄이나 상대를 식물로 만들어 잠시 마비시키는 공격이 효과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여러 무기를 상황에 맞게 바꿔가며 싸워야 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무기 활용이 듀얼센스의 '적응형 트리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점입니다.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충전형 무기 '네가트론 콜라이더'를 사용하면 트리거가 약간의 저항을 한 뒤, 무기가 발사된다고 합니다. 듀얼센스의 기능을 활용해 진짜 총을 쏘는 느낌을 구현한 거죠. 트리거를 어떻게 누르냐에 따라 공격 형태가 달라지는 무기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아래는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제작에 참여한 개발자들과 기자들의 질의응답 내용.
Q. 그간 <라쳇 앤 클랭크>는 수많은 시리즈를 출시해왔다. 이번 타이틀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A. 마커스 스미스 디렉터: PS2 때만 해도 <라쳇 앤 클랭크>는 스토리보다 액션에 집중했다. PS3에서는 라쳇의 배경이나 롬벡스의 전쟁 등 캐릭터의 이야기에 조금 더 치중하고자 했다. 이번에 출시될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한 캐릭터가 다른 이에 미치는 영향에 포인트를 뒀다. 모든 캐릭터가 자신만의 유니크한 스토리를 갖춘 만큼, 게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A. 로렌 미 시니어 라이터: 팬분들이 갖고 있는 호기심을 덜어주기 위한 타이틀인 만큼, '범우주적'(Super-Universal)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가족, 친구 등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Q. 시연을 통해 화려한 연출을 자랑했다. 작업 과정이 궁금한데.
A. 로렌 미 시니어 라이터: 텍스트를 줄줄 늘어놓지 않아도 유저들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옳은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A. 린세이 톰슨 시니어 애니메이터: 시네마틱 아이디어를 낼 때 기술적으로도 '리프트'를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또한, 늘 불안에 떠는 라쳇과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는 클랭크 등 각 캐릭터가 가진 고유의 색깔도 확실히 드러내고자 했다.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사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를 개발하면서 정말 많이 웃었다. 개발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웃은 게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Q. 새로운 캐릭터 '리벳'이 눈에 띈다.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해준다면?
A. 린세이 톰슨 시니어 애니메이터: 리벳은 '외로운 늑대' 같은 삶을 살아온 캐릭터다. 좋은 일이 생겨도 축하해줄 이 하나 없는 외로운 존재랄까. 그렇다고 해서 리벳이 마냥 시니컬하거나 어두운 캐릭터는 되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였다. 리벳은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에 등장하는 새로운 영웅인 만큼, 인섬니악 게임즈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아마 리벳을 직접 보시면, 모두가 사랑에 빠질 거라 확신한다.
Q. 조금 복잡한 캐릭터처럼 보이는데, 리벳의 성격을 만드는 게 어렵진 않았나.
A. 린세이 톰슨 시니어 애니메이터: 앞서 말씀드렸듯, 리벳은 인섬니악 게임즈에게도 매우 중요한 캐릭터다. 로렌이나 나에겐 더욱 의미가 컸고. 따라서 우리는 리벳의 태도나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한 뒤 애니메이터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
Q. <토르: 라그나로크> 음악감독 '마크 마더스바우'가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음악을 담당했다. 작업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한데.
A. 마크 마더스바흐: 무척 즐거웠다. 유저들은 게임 초반 레벨과 조작법을 배운 뒤 다음 행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게임이 익숙해지면 그 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배경에 흐르는 음악도 다르게 들릴 것이다. 따라서 게임의 음악을 만들려면 유저들과 똑같이 생각해야 했다. 이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Q.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에 임했나.
A. 마크 마더스바흐: 진행 상황에 따라 게임 속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야 할 수도 있고, 딱 1분만 듣고 넘길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게임 속 음악을 듣는 걸 설득력 있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고자 했다. 또한, 어떤 악기가 사용됐고 어떤 멜로디가 들어갔는지도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 여태 수많은 영화와 티비 쇼의 음악을 만들었지만, 게임은 매 레벨의 음악을 완전히 새롭게 구상해야 하더라. 재미있었다. (웃음)
Q. 이번 타이틀을 통해 꼭 경험했으면 하는 부분을 소개해준다면?
A. 마커스 스미스 디렉터: (망설임 없이) 전투다. PS5의 듀얼센스가 가진 기능을 극대화한 만큼, 굉장히 강력하게 느껴질 거다. 듀얼센스가 우리 게임을 위해 디자인됐다고 느낄 정도였으니까.
A. 린세이 톰슨 시니어 애니메이터: '리벳'을 빨리 만나보셨으면 좋겠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게임 속에 영화가 있네?!'라는 생각이 들 거라 확신한다. 진짜 최고다. (웃음) 감정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아서... 하루빨리 유저분들께서 저희 게임을 보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A. 로렌 미 시니어 라이터: 린세이 톰슨의 말에 동의한다. 이번 타이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전부 매력적이다. 심장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를 준비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