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블뉴런이 개발,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이터널 리턴>이 17일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이사, 김상구 사업본부장, 님블뉴런 김남석 대표이사, 김승후, 송근욱 PD가 참여해 게임을 소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2020년 얼리 억세스를 시작한 <이터널 리턴>은 꽤 독특한 게임이다. MOBA와 배틀 로얄을 섞은 게임인 만큼,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 등 쟁쟁한 경쟁자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많은 유저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 과연 <이터널 리턴>은 이러한 열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한 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드러난 게임의 운영 방향과 내용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연내 보이스챗과 신규 NPC 도입, e스포츠는 2023년부터
카카오게임즈는 간담회를 통해 <이터널 리턴> 운영 방향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공식 명칭과 BI에 변화가 생긴다. 그간 <이터널 리턴>은 '블랙 서바이벌: 영원회귀'라는 이름을 사용해왔다. 다만 이는 님블뉴런이 개발, 모바일로 출시된 <블랙 서바이벌>과 유사했기에 유저들은 '블서' 또는 '영원회귀' 등 제각기 다른 단어로 게임을 불렀다.
따라서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의 공식 명칭을 <이터널 리턴>으로 확정 짓는 한편, BI까지 새롭게 제작해 혼선을 막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둔 만큼, 이름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블서, 영원회귀 대신 '이터널 리턴'이라는 공식 명칭이 도입됐다 (출처: 카카오게임즈)
또한, <이터널 리턴>은 공동 사업계약 형태로 운영된다. 한 회사가 전권을 쥐는 대신 각자 특색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김상구 본부장은 "<이터널 리턴>이 정식 서비스 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건 감사하지만, 콘텐츠 불륨은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 스킬, 아이템과 같은 인게임 요소부터 e스포츠 정책, 시즌, 대회 주기 등 외적 요소까지 결정해야 할 게 산더미다. 양사의 역할을 잘 나누는 게 중요하다"라며 "스트리머와의 소통이나 e스포츠 부분은 님블뉴런이 맡고, 카카오게임즈는 대중적 기반 넓히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이터널 리턴은 스팀과 같은 서버를 공유하지만, 다른 계정이 사용된다 (출처: 카카오게임즈)
인디 개발사와 대형 퍼블리셔의 특색과 강점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에 가깝다 (출처: 카카오게임즈)
간담회에서는 <이터널 리턴>의 로드맵도 공개됐다.
님블뉴런은 다음 달까지 아이템 스킬과 튜토리얼 개편 등을 준비한 뒤 8월 시작될 시즌3를 통해 새로운 요소를 대거 선보인다. 보이스챗이나 신규 NPC는 물론, 베타 서버에 해당하는 PBE까지 순차적으로 추가될 예정인 만큼, <이터널 리턴> 특유의 재미를 찾는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카카오게임즈는 7월 1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해 7월 22일 '카카오 <이터널 리턴>'을 오픈한다. 런칭 시점에는 다양한 마케팅과 대형 콜라보를 진행해 신규 유저의 유입도 노린다는 각오다.
다만, e스포츠의 경우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2022년의 <이터널 리턴>은 콘텐츠 확장과 온, 오프라인 프로모션 및 대회를 통해 대중적 기반 다지기에 집중한다. 섣불리 e스포츠를 진행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상구 본부장은 "지금보다 풍부한 캐릭터 풀도 필요하고, 리플레이 등도 명확히 준비되어있어야 자생적인 e스포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2022년은 기반을 다지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본격적인 리소스를 투입하는 건 그다음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2022년 2월까지의 개발 로드맵. 다양한 신규 기능이 눈에 띈다 (출처: 카카오게임즈)
2022년은 이터널 리턴의 기반을 다지는 해가 될 전망이다 (출처: 카카오 게임즈)
님블뉴런 김남석 대표이사는 행사를 통해 작은 개발사에 일어난 기적에 대한 감상과 이를 가꾸고자 하는 진심을 전했다. 무모하지만 가치 있는 도전이었던 만큼,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간 우리 회사는 여러 게임을 만들었지만, 전부 실패했다. 회사에 불이 나서 6개월간 피난 생활을 한 적도 있다. 당시 퍼블리셔가 계약을 취소함에 따라 회사가 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다. 그러다 <블랙 서바이벌>이라는 IP를 만나 MOBA 생존 게임을 개발하자고 결심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무모하지만,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
언젠가 인터뷰를 통해 <이터널 리턴>은 우리가 아닌, 유저분들의 게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기조는 여전히 그대로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를 설계자나 건축가가 아닌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 생태계 가꿈이로 생각하고 열심히 개발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터널 리턴>이 한국과 글로벌을 넘어 오랜 시간 사랑받는, 모두의 추억이 될 수 있는 게임이 되게끔 열심히 노력하겠다."
# 신규 맵과 모드? 최우선과제는 '루미아 섬'이다
다음은 김상구 사업본부장, 김남석 님블뉴런 대표이사, 김승후, 송근욱 PD와 진행한 질의응답 내용.
Q. 원작 캐릭터 40명을 전부 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전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이터널 리턴>이 7월에 론칭함을 감안하면 조금 빠듯해 보이는데.
A. 김승후 PD: 연말까지 45종의 캐릭터를 <이터널 리턴>에 출시할 예정이다. 원작에 해당하는 <블랙 서바이벌>에 나오는 대부분의 캐릭터가 등장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후에는 <이터널 리턴> 오리지널 캐릭터나 <블랙 서바이벌>에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를 재개발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Q. 간담회를 통해 <이터널 리턴>의 인지도를 높이고 기반을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게임이 갖고 있는 일종의 '서브컬쳐' 느낌을 어떻게 부드럽게 만들지 궁금한데.
A. 김상구 본부장: <이터널 리턴>의 아트는 트렌디하지만, 캐릭터들은 서브컬쳐적인 면도 있다고 본다. 다만, 추가적으로 유입되는 유저들은 조금 더 대중적인 영역에서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Q.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어떤 부분을 준비하고 있나.
A. 송근욱 PD: 원래는 다음 주 패치를 통해 새로운 튜토리얼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공을 들이고 있어서 2주 정도 연기될 것 같다. 기존에 저희가 제공한 튜토리얼은 게임의 기본만 설명하는 정도였기에 진입장벽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유저분들이 누누이 말씀하시는 막히는 부분과 파밍으로의 연결 등 기존에 설명하지 않았던 요소들이 대거 보강될 예정이다.
한층 풍성해진 튜토리얼이 추가될 예정이다
Q. <블랙 서바이벌>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해킹' 시스템이 추가될 여지도 있나.
A. 김남석 대표: 저희도 정말 넣고 싶지만, 언제 들어갈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블랙 서바이벌>의 'JP'를 정말 좋아하고, 노트북을 사용하는 만큼 스폰을 받는 상상도 하곤 한다. (웃음) 하지만, 그 아이가 <이터널 리턴>에 들어감에 따라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알 수 없어서 고민이다. 향후 게임이 잘된다면 퍼블릭 베타 서버를 통해 해킹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Q. 스킬이나 모션 등이 크게 달라질 스킨을 출시할 계획도 있나.
A. 김승후 PD: 개발팀 자체적으로도 단계적 학습이 필요한 만큼,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계획 자체는 전부 잡혀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과 달리 외형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보이스 이펙트까지 달라질 전설 등급 스킨도 출시될 예정이다.
해킹을 다루는 JP를 이터널 리턴에서 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출처: 님블뉴런)
향후 다양한 스킨이 출시될 예정이다 (출처: 님블뉴런)
Q. 커뮤니티를 보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어떤 식으로 개선할 생각인가.
A. 송근욱 PD: 밸런스에 관한 문제는 런칭부터 지금까지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따라다닐 부분이다. 어려운 영역인 만큼, 개발팀에서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특히나 저희는 2주 단위로 캐릭터를 추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때마다 리밸런싱의 니즈도 생긴다. 최대한 빠르게 업데이트하되 피드백과 로그도 확인하며 밸런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이터널 리턴>은 루미아 섬 하나에서만 진행된다. 신규 맵이나 모드를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한데.
A. 김남석 대표: 아직 루미아 섬의 재미조차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신규 모드나 맵에 대한 니즈가 많은 거로 알고 있다. 유저분들 역시 마찬가지일 거다. 다만, 우선 과제는 루미아 섬이다. 유저분들이 이곳에서 창의성과 전략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이 먼저다.
Q. 티밍은 여전히 <이터널 리턴>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 알려달라.
A. 송근욱 PD: 금지 구역을 도입함으로써 큰불은 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부분인 만큼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A. 김남석 대표: 전략적 티밍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셈이다. 게임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리플레이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저분들이 티밍 의심 유저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티밍 문제 해결을 위해 '임시 안전지대'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출처: 님블뉴런)
Q. PC방 산업이 근 1년 넘게 타격을 받고 있다. 그간 적극적으로 PC방을 활용한 카카오게임즈인 만큼,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그 외에 자택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어떻게 카카오 플랫폼으로 끌어들일지도 알고 싶다.
A. 김상구 본부장: 한국 유저들에 편리한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스팀을 활용하지 않는 분들을 흡수하는 과정을 진행하고자 한다. PC방의 경우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프로모션 진행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다행히 백신을 필두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서 올해까지는 대회 프로모션 툴 등을 준비하고 상황이 좋아지면 본격적으로 유저들께 <이터널 리턴>을 알리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Q. 카카오게임즈가 게임을 런칭할 경우, 카카오프렌즈 콜라보를 진행하곤 했다. <이터널 리턴>에서도 유사한 그림을 볼 수 있을까. 외부 콜라보를 고려하고 있는지도 알려달라.
A. 김상구 본부장: 아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터널 리턴>의 IP가 워낙 유니크하다 보니...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외부 콜라보의 경우엔 게임 속 캐릭터를 현실의 아이돌이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 게임이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되면 더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거다.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을 통해 프렌즈 콜라보를 선보인 바 있다
Q. 인터넷 방송을 통해 많은 대회를 실시한 바 있다. 반면, 유저들이 볼만한 하이라이트 영상은 부족한 듯한데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있나.
A. 김남석 대표: 내부적으로도 니즈가 큰 부분이라 준비하고 있다. 트위치에서 대회가 끝난 뒤에도 해당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카카오 게임즈 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까 싶다.
Q. <이터널 리턴> 월드 인비테이셔널(이하 ERWI)이 개막했지만, 생각보다 홍보가 덜 된 느낌이다. 이 자리를 빌어 대회를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A. 김남석 대표: 작은 움직임이지만, 한국과 북미에서 리그가 존재한다는 걸 파악했다. 따라서 같이 붙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해 ERWI 이벤트를 만들었다. 참여하시는 분들의 진정성이나 연습하시는 시간을 보고 우리도 많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가 먼저 e스포츠를 기획하고 푸시하는 게 아닌, 고객이 우리에게 신호를 주고 이를 캐치해서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팬들과 스타가 생기고 팀과 리그, 나아가 e스포츠가 가능해질 거라고 본다.
ERWI는 이터널 리턴 e스포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다 (출처: 님블뉴런)
Q. <이터널 리턴>은 디스코드를 공식 커뮤니티 개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저들에게 디스코드는 다소 낯선 부분에 해당한다. 향후에도 디스코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가져갈 계획인가.
A. 김남석 대표: 텍스트 기반의 커뮤니티부터 유튜브, 트위치, 디스코드 등 모든 커뮤니티는 제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하나를 택하고 버릴 생각은 없다. 찾아오시는 분의 색깔에 맞게 커뮤니티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Q. <이터널 리턴>의 어떤 부분을 보고 퍼블리싱을 결심한 건지 궁금하다.
A. 김상구 본부장: 그간 개발팀이 걸어온 노력의 결괏값을 봤다. 또한, 넵튠의 정욱 대표가 e스포츠 등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따라서 이분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면 잘할 거라고 판단했다. 처음에 우리가 테스트했던 <이터널 리턴>은 아이템 세팅이 많지 않아 재미있다는 피드백이 거의 없었다. 반면, 스팀 얼리 억세스 시기에는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변해있더라. 그래서 장기적으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카카오게임즈와 님블뉴런이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려달라.
A. 김상구 본부장: 게임은 기호 식품이나 제품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RPG와 FPS 마니아가 있듯, MOBA를 즐기는 유저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런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건 아마 모든 한국 퍼블리셔들의 꿈이 아닐까 싶다. 우리도 개발사를 열심히 찾고 공부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발굴을 못 하던 와중에, 님블뉴런이 우리에게 게임을 보여줬고 뚝심으로 얼리 억세스에서 성과를 올리며 지금의 단계에 이르렀다. 글로벌 시장까지도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터널 리턴>은 카카오게임즈에 그런 타이틀이다.
A. 김남석 대표: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전통적인 퍼블리셔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이야기하고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좋은 동료이기 때문이다. 유저들과 저희의 비전을 앞에 두고 진정성 있게, 치열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