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가 핵 사용 의심 정황이 발견돼 밴을 당했다. 하지만 구단과 팬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무슨 일일까?
2021년 7월 8일. 유비소프트는 독일 <레인보우 식스 시즈>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유럽 e스포츠 팀 '펜타 e스포츠'에서 활동하는 '레볼루션'의 계정을 제재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공식 규정에 따라 이번 제재를 통해 레볼루션은 2022년 6월 28일까지 <레인보우 식스 시즈>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다만 대회에서 핵 사용을 한 정황은 없어 펜타 e스포츠팀의 현재 대회 성적은 유효하다. 유비소프트는 제제 발표 당시 공식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구단과 당사자의 해명문에 따르면 레볼루션의 스트리밍용 부계정에 의심 정황이 발견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제재를 알린 유비소프트의 성명문 (출처 : 트위터)
레볼루션은 스트리밍 중 시청자 참여 매치를 위해 부계정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해당 계정의 헤드샷 비율이 80%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핵 사용자로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핵 유저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 이에 유비소프트는 핵 제재 프로그램 '배틀아이'가 감지하는 것 외에도, 개별적으로 집계한 통계를 확인해 핵 의심 유저를 밴하고 있다고 밝혔다(
링크). 레볼루션의 밴은 배틀아이가 핵 사용을 감지했기 때문이 아니라, 일정 통계가 지나치게 높아 이를 부정 행위로 판단한 유비소프트 측에서 직접 밴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선수와 구단, 팬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펜타 e스포츠의 코치는 "이적 시장이 끝나기 12시간 전 그리고 다음 경기 시작 8시간 전 해당 사실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 금지 사유를 제대로 확인 시켜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당 제재는 오늘부터 유효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팬들도 해당 조치에 반발했다. 굳이 스트리밍용 계정에서 핵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이해가 가질 않으며,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서 배틀아이 오류나 유비소프트의 실수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밴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 실제로 2017년 7월 유명 스트리머 '머시제이'가 밴을 당했다가 30분 만에 밴이 풀린 적이 있다. 이에 커뮤니티는 #FreeLevo 해시태그로 응수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 대회 중 채팅창 (출처 : 트위치)
이에 유비소프트는 재차 성명을 발표해 "처음 수집된 정보에 대해 두 번째 검토를 한 결과, 해당 계정 밴은 퍼포먼스 및 악성 행동(Toxicity indicators)에 따른 정당한 결과임을 확인했다"며 "(핵 유저) 탐지 방법 보호 및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세부 근거를 밝힐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유비소프트의 2차 성명문 (출처 : 트위터)
레볼루션 본인도 트위터를 통해 해명(링크)했다. 해명문에 따르면 해당 부계정은 4월에 밴이 되었으며, 시스템의 오류일 수도 있어 레볼루션은 대회 담당자에게 해당 사실을 직접 알렸다.
조사 결과 랭크 계정 및 대회용 계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당시에는 제재가 없었지만, 6월에 계정 밴에 따라 대회 참가를 1년간 제한할 것이라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레볼루션은 항의했으나 "배틀아이 리뷰의 결과로 결정된 밴은 되돌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해명문 말미에서 레볼루션은 "나는 유비소프트의 잘못된 자존심의 희생자일 뿐이다. 다른 <레인보우 식스 시즈> 콘텐츠 제작자처럼 오류를 인정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대신, 실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프로 정상에 오르기 위해 매일 연습하고 에임 트레이닝을 하는데, 스트리밍용 계정에서 부정행위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결백하다. 제발 나를 도와달라"고 언급했다.
펜타 e스포츠의 로고 (출처 : 유비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