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에 게임을 교재로 활용한 학교가 등장해 화제다.
미국 뉴욕시 맨하튼에 위치한 ‘Quest to Learn’ 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이름부터 게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학교는 지난 9월 9일, 6학년의 공개 강의를 시작으로 첫 가을 학기를 시작했다.
이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공립교육이라는 데 있다. 게임과 수업을 연계한 방식의 톡특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지만 학급당 학생 수는 20~25명, 노트북 구비, 하루 90분짜리 4개 수업 운영 등 뉴욕 주의 교육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 게임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에 초점
이곳에서 학생들은 퍼즐 기반의 창의력 게임 <리틀빅플래닛>, 문명의 발달과정을 배우는 <문명>, 그리고 생물진화를 경험하는 <스포어> 등과 같은 게임을 수업 교재로 활용한다. 또 <카탄> 등의 보드 게임과 카드 게임 등 여러 종류의 게임을 수업시간에 활용한다.
게임이 갖고 있는 재미와 몰입성을 교육과 연계시킴으로써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고취하자는 게 ‘Quest to Learn’의 목표다. 하지만 게임 학교라 하면 ‘공부’보다 ‘놀이’가 우선시 될 것이라는 걱정이 들기도 쉽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Quest to Learn’은 가을 학기에 앞서 커리큘럼 샘플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커리큘럼에 따르면 학생들은 학생들은 바빌로니아의 대서사시 ‘길가메쉬’를 근거로 그래픽 소설을 만든다. 또 지리학과 인류학의 저널 등을 통해 고대 메소포타미안 문명을 이해하고, 구글어스를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지역 탐험 도구로 활용한다.
또 마야 3D부터 어도비 플래시까지 다양한 디지털 프로그램을 배우는 시간도 갖는다. 정규교육과정을 마치게 되면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Quest to Learn’의 교장인 아론 슈와르츠는 “내가 강조하는 것은 단지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학교가 아니라, 왕성한 토론을 끌어내기 위해 게임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으로 우리는 게임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게임 플레이처럼 진행되는 <보물찾기> 수업의 예제 화면. 성적도 이렇게 나온다.
■ 레이드처럼 보스 레벨 테스트를 통과하라?
이 외에도 ‘Quest to Learn’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특이한 시스템들이 많다. 온라인게임에서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레이드를 마칠 수 있듯 학생들은 모든 과목이 끝나갈 무렵, 2주에 걸쳐 테스트를 보는 ‘보스 레벨’을 통과해야 한다.
또 수학과 과학의 결합 수업인 ‘사물이 움직하는 방법’(The way Thins Work)이나 영어와 수학의 결합 수업 ‘기호세계’(Codeworlds) 등 과목 간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재 6학년생 75명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Quest to Learn’은 매년마다 1학년씩 늘려 12학년까지 늘릴 계획이다. 뉴욕 교육청 관계자들도 ‘Quest to Learn’의 변형된 교육 시스템이 향후에 일반 공립학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학교는 놀이재단(Institute of Play)라는 비영리 법인에서 유래됐으며 파슨스 디자인 스쿨로부터 커리큘럼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빌게이트 재단, 인텔, 맥아더 재단 등에서 1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기도 했다.
공립학교인 만큼 학생들이 이 곳에 입학하려면 수학과 독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