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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GC 참관기] 게임처럼 운영되는 학교

KGC 2009 게임랩 피터 리 COO의 디자인 세션

국순신(국서방) 2009-10-08 04:26:11

수학, 물리, 영어학교에서 지루한 과목 대신 게임을 배운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엉뚱한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응용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

 

바로 Institute of Play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게임을 하거나, 게임과 흡사한 방식으로 수업을 듣는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해졌다.

 

KGC 2009 첫째 날인 10 7Institute of Play Korea의 고문이사인 피터 리의 <오늘날 디지털 키드를 위한 학교>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이 강연으로 Institute of Play라는 학교는 어떻게 학생을 가르치는지 알 수 있었다.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김진수 학생기자


 

※ 디스이즈게임은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학생기자단과 KGC 2009 참관기를 제작합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보고 들은 상세한 내용과 강연에 기대했던 점, 소감 등을 블로그 글쓰기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참관기의 내용과 의견은 디스이즈게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디스이즈게임 취재팀

 

 

 

게임처럼 운영되는 학교, 재미보다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다

 

<오늘날 디지털 키드를 위한 학교>의 강연자인 피터 리는 게임처럼 운영되는 학교인 Institute of Play는 뉴욕시 교육청 허가를 받고 학교를 설립한 공립 교육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으로 치면 자율 학교 정도 되는 교육시설이다.

 

이곳에서는 수학·과학 등 기본적으로 가르쳐야 할 과목은 가르치는 대신 커리큘럼의 자유도가 높아 게임으로 수업을 진행하거나 게임의 시스템을 본딴 수업을 진행한다.

 

 

 

■ 게임처럼 배우기, 경험을 통해 배운다.

 

피터 리는 "게임은 학습을 위한 최상의 환경"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며, 게임이 왜 학습에 효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게임은 마치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듯, 수없이 넘어지면서 반복해서 도전하게 만드는 구조와 같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를 통해 '게임은 경험을 통한 체험학습'이라고 말하면서 실패가 오히려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게임의 시스템을 학습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습의 효과가 있으려면 공부가 재미있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꺼내며 '맥락'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피터 리는 학습이나 활동에 '의미'를 부여해야 능률이 높아진다는 근거를 들며 Institute of Play의 교육방식을 설명했다.

 

이것은 'Learning to be'라는 교육방식인데, 수학시간에 수학을 푸는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수학자라는 역할을 수행하게 만들어 공식같은 단순한 암기를 지양하고 스스로 문제를 푸는 '과정'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결과보다 원인을 찾게 만드는 생각의 방법, Systems-Thinking에 대한 그림.

 

피터 리는 '학생들이 어떻게 배운것을 오래 기억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며 읽기·듣기·보기 등의 방법은 30% 정도밖에 기억이 남지 않지만, 직접 수행하는 경험을 하면 90% 정도 기억을 하는 등 학습 효과도 높아진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게임이 가지는 '경험을 통한 반복학습'을 학습에 응용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피터 리는 Institute of Play에서 가르치는 과목과 방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예를 든 게 'The Way Things Work'라는 과목은 수학과 과학이 결합된 과목이다. 구조를 배우는 과목인데, 기계의 구조를 배우기 위해 실제로 기계를 분해 해 보는 등의 경험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런 일련의 과목들은 직접 학생들이 행동하며 경험을 쌓도록 진행된다. 이렇게 학생이 스스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교육이 일어나는 셈이다.

 

 

■ 게임을 통한 학습의 접근 방법

 

피터 리는 게임을 통한 학습 접근 방법에 관한 설명했다.

 

이 곳에는 수업시간에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을 이용해 세계지도를 만든다거나 <심시티>를 플레이하며 도시계획에 대한 부분을 간접경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 등이 있다.

 

또 제 2 외국어인 스페인어를 가르치기 위해 가상의 외계인의 미션을 학생들이 수행해 주는 게임을 만들어 수업중에 게임을 하도록 짜여져 있다. 이 게임에서 학생들은 다른별에 잠복한 외계인에게 그 별의 언어(스페인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외계인의 실체는 Skype를 통해 원격대화를 하는 선생님이지만, 학생들은 이 역할에 빠져들어 목적의식이 생기고 수업 참여도가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게 피터 리의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학습의 원리와 게임의 시스템을 연관시켜 수업을 진행했던 방법과 원칙을 설명했다. 게임을 학습에 적용하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수업의 능률이 오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 이제 게임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때

 

피터 리는 강연을 정리하며 게임의 재미보다 게임의 구조에 대한 접근을 이야기하며 기능성 게임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게임의 구조에 관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게임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앞으로는 이렇게 영향력이 강해진 게임을 발전시키며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는 점을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너무나 부러운 Institute of Play 학생들

 

오늘 강연을 취재하며 게임의 긍정적인 부분을 새삼 느끼고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가 어떤 것인지 잘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게임을 통해 학습을 하거나 수업내용을 직접 체험하는 학교생활을 하는 Institute of Play의 학생들이 너무 부러웠다. 내가 그 나이 무렵에 Institute of Play에서 공부를 했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을 텐데 라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피터 리는 앞으로 5~10년 후에 한국에 Institute of Play를 공립학교로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 내 Institute of Play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 이런 교육기관이 생긴다면 어떨까? 라는 기대가 들었다. 앞으로 게임과 교육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되어 내 아이들은 Institute of Play에서 즐겁게 교육 받는 날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