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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아크로드의 아이템 복사 파동

뒷맛이 개운한 생생논평(生生論評)

곰탱이 2005-04-04 10:39:43

지난 330한국형 MMORPG의 완결판이란 간판을 내걸고 오픈 베타 서비스에 돌입한 <아크로드>가 만우절이었던 41일 이후 거짓말 같은 아이템 복사 파동이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해 2일과 3일 양일에 걸쳐 아이템 복사 현상을 막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최소화 하기 위한 뒷수습에 들어가는 빠른 대응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크로드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복사 파동과 함께 나타난 서버점검, 서버불안, 거래소 시스템 마비 등과 같은 게임 내 문제까지 겹치고, 제재조치에 대한 불만 등으로 현재 큰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태다.

 

 

(상황의 긴박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지들)

 

 

일부 서버들 위주로 41일 이후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템 복사는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이 아닌 게임 자체 내의 버그 때문인 것으로 들어났다.

아이템을 상점에 팔고 접속을 종료한 다음, 다시 해당 캐릭터로 접속하면 팔았던 아이템은 그대로 남아있고 팔아서 들어온 겔드(게임머니)까지 그대로 남아있는 초보자도 능히 악용할 수 있는 버그였던 것이다.

 

 

이를 자의든 타의든 어쨌든 알게 된 유저들은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뒤로한 채 열심히 아이템을 가지고 팔기 > 접속종료 > 다시 팔기를 반복하며 몇 개월을 해도 모으기 힘들 액수의 겔드를 소유하게 되었고, 이렇게 생성된 겔드는 곧바로 여러 아이템들을 구입하는데 쓰이고, 심지어 몇몇 유저들에 의해 아이템 현금 거래 사이트로 들어가 거래가 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이를 이용해 아이템을 사재기하고 물약 값으로 물 쓰듯이 사용하는 유저들이 있던 반면, 이런 사실을 아크로드 측에 버그로 신고하고 알린 유저들도 있었다.

 

 

사실을 확인한 아크로드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NHN은 망설일 틈도 없이 곧바로 긴급회의에 들어가 대응책을 세워 서버를 닫고 5~6시간만에 아이템 및 겔드 복사 현상을 바로 잡고, 게임 기록을 조사하여 버그를 악용한 것으로 확실시되는 이용자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복사로 생긴 겔드와 아이템을 회수와 삭제를 완료했다고 발표하였다.

 

 

 

(우연히 알았다 해도 꼬리가 길면 밟히게 되는 것이다.)

 

 

 

오픈 이후 최초, 최고의 사건인 이번 복사 파동을 맞이한 아크로드 측이 보여준 유사시의 대응 능력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업체치곤 수준급이었다. 좋은 일은 아닌 것이 분명하지만 이점은 우리 게임유저들이 알아줘야 할 것이다.

 

 

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업체로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해당 사실을 비교적 일찍 알았다 해도, 그 사실이 유저들에게 알려진 상황에선 사고 발생 이전으로 되돌리는 부분 초기화나 큰 접속자 이탈을 감안한 완전 초기화 또는, 이번 아크로드의 경우와 같이 기록을 조사해 악용 강도가 심한 이용자들을 처벌하고 버그로 생긴 겔드와 아이템을 회수하는 방법 중에 고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로 미완성품을 가지고 서비스를 시작해야 하는 온라인게임에선 사고 발생시 그것을 수습하고 어떻게든 서비스를 정상화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아크로드는 유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얘기와 반응을 보고 일이 터진 것임을 직감하고, 그 사실이 유저들 사이에서 더 큰 분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지를 통해 일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여 숨기기 보단 본 사건을 확실하게 처리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었고, 게임 내에서는 거래를 중단 시키고 서버점검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던 것이 아님을 기억한다면, 복사 파동을 맞은 아크로드의 유사시 대응 능력이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온라인게임들이 이와 비슷한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그 중 적지 않은 게임들이 큰 타격을 받고 무너져갔다. 아크로드는 사고 발생 이후 어떤 후유증을 겪고 있을까?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불안정한 서비스 상태다.

외국 게임에 견줄만한 방대한 퀘스트 시스템을 가진 올해의 첫 대작으로 평가 받는 아크로드가 가진 강점은 오랜 기간의 개발과 테스트로 다져진 완성도였고, 독창적인 시스템이 약한 아크로드로선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가 서비스의 안정성이었다.

 

 

헌데 접속자 증가와 더불어 발생한 아이템 거래소 시스템의 문제점, 자잘한 버그들, 잦은 밸런스 조절에 이번 복사 파동까지 겹치고 서버가 불안하게 돌아가면서 전체적인 서비스가 안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게임성과 완성도로 높이 평가 받는 와우가 유료화 발표 이후와 최근 주춤하게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불안정한 서비스였음을 기억하자.)

 

 

복사 파동에 대한 처리는 이미 끝난 상태다. 여러 방안이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아크로드는 기존 상태는 유지시키면서도 버그 악용의 강도가 높은 이용자들을 축출해내고 복사로 생긴 겔드와 아이템을 회수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으려 하고 있으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심한 불신감을 나타내는 유저들을 잡기 위해 새로운 서버도 오픈 했다.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아크로드로선 이번 복사 파동이 큰 시련이 아닐 수 없으며,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천리인데 그 길도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와우 대란에서 ‘4월 대란으로 이어지는 온라인게임 판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4월 대란의 첫 타자인 아크로드는 자신의 행보를 주목하는 눈들이 한둘이 아님을 알고 있을 것이다.

 

유저들이 지금 당장은 서비스 이용자로서 화가 났다고는 하나, 그들은 게임을 즐기는 본능에 충실한 게이머.

뒷수습이 끝났다면 이제 남은 건 오픈 이후 들어난 게임의 전체적인 밸런스 조절 문제와 화난 유저들에게 달콤한 사탕이 되어줄 업데이트, 그리고 안정된 서비스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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