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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국형 앱스토어 ‘시장도, 손님도 없다’

활성화에 어려움 겪는 국산 앱스토어의 현황

정우철(음마교주) 2009-11-02 10:37:13

야심차게 출발한 국산 앱스토어(오픈마켓)가 시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성공사례와는 달리 이용률이 저조해 사실상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는 자조적인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SK텔레콤 T 스토어는 조회수의 1/10에 불과한 다운로드 실적을 보이고 있고, 조회수도 국내 최대 통신사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최대 1~2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조회수 상위권에 속한 T 스토어 게임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조회수 21,000이 넘는 한 미니게임은 다운로드가 22회에 불과하다.(10월 30일 기준) 애플의 아이폰이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시장을 넓혀 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1,000만 다운로드의 신화도 아직 오픈마켓에서 기를 펴지 못 하는 실정.

 

 

■ 앱스토어 취지에 어긋나는 요금정책

 

업계 관계자들은 오픈마켓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국산 앱스토어의 요금정책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T 스토어 등은 기본적으로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WIPI)으로 콘텐츠를 받게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액제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 무료 게임을 다운로드해도 요금이 부과된다.

 

기존 모바일 게임의 다운로드 방식을 이용하다 보니 게임 구입비용보다 통신요금이 더 부과되는 현상이 그대로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특성상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의 용량이 2MB가 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무료 콘텐츠를 2개만 받아도 데이터 통신요금이 1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이용자들이 앱스토어를 굳이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

 

11월에 오픈될 KT의 SHOW 스토어는 데이터 통화료를 기존의 1/7 수준인 1MB당 500원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8MB에 달하는 용량에도 불구하고 PC 다운로드가 가능해 이용자가 많은 편이다.

 

 

■ 한국형 앱스토어 상인도, 손님도 부족

 

요금정책보다 더 큰 문제는 아직 국내 시장이 앱스토어가 정착하기엔 작다는 데 있다.

 

약 50만 대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개발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현재 게임빌, 컴투스 등 모바일게임 선두업체들은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지만 사실상 포트폴리오를 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은 시장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많은 규모다. 특히 한국 시장은 휴대폰마다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기준을 맞추기도 힘들다. 애플 아이폰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단일 플랫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 1세대를 출시할 당시 앱스토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600만 대를 판매했다. 즉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600만 명의 잠재 고객을 만들었고, 테이터 통신요금도 무료라는 장점이 있었다. 이를 국내 시장에 무조건 대입해 성공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고 견해를 밝혔다.

 

시장이 작다 보니 오픈마켓의 특징인 개인 개발자들의 참여도 저조하다.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수익분배 구조를 봐도 개발 의지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현재 2:8이나 3:7로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고, 이것도 활성화될 때까지 전액 개발자에게 수익을 넘겨주는 정책이 있다. 하지만 실제 다운로드 수익의 경우 통신사가 패킷요금으로 가져가는 금액이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대부분 개발자들이 시장이 커지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단일 플랫폼, 잠재고객 유치 등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성공한 애플 앱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