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EA의 축구 게임에서 '피파'라는 이름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EA는 7일 해외 매체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피파> 시리즈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EA는 <피파> 시리즈의 이름을 교체하는 걸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EA 축구 게임의 이름을 변경하는 걸 검토 중"(renaming our global EA Sports football games)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또한, EA는 "피파와 맺은 이름 사용 권리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향후 <피파> 시리즈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일단, 피파라는 단어가 게임명에서 사라지더라도 당장 EA의 축구 게임에서 공식 라이선스가 사라질 가능성은 작다. EA가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계 전반에 걸친 라이선스와 별개로"라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EA에게는 UEFA 및 피파와의 라이선스 독점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특히 UEFA와의 계약은 올해 초 시작된 데다 복수의 해(multi-year)라고 공지된 만큼, 향후 몇 년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단, 2022년 종료될 피파와의 라이선스는 다소 불투명하다. 어쩌면 더이상 신규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피파> 시리즈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PES>(현 e풋볼) 시리즈와도 연결돼있다. 코나미는 올해 <PES> 시리즈에 대한 큰 변화를 단행했다. 매년 타이틀을 발매하는 대신, 전면 무료로 전환하고 업데이트 형태로 시리즈를 이어가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하지만,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e풋볼 2022>는 유저들의 혹독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픽은 물론 매치 엔진 문제까지 쏟아지면서 역대 최악의 <PES>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A가 축구 게임 독점 체제를 완전히 굳힐 수 있는 흐름이다. 만약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EA 입장에서는 굳이 라이선스에 큰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A에 따르면 <피파 22>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제로, 게임은 10월 1일 출시된 뒤 일주일 만에 910만 명 이상의 유저를 끌어모았다. 그 기간 동안 총 760만 개의 얼티밋 팀 스쿼드가 만들어졌고, 4억 6천만 회의 경기가 진행됐다. 과연 <피파> 시리즈에 대한 EA의 생각은 무엇일지, 그리고 수년째 이어져 온 <피파> 시리즈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