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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블리자드 최초 여성 리더 젠 오닐, 3개월여 만에 사임

게임계 평등과 다양성 제고를 위한 비영리 단체로 이직한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1-11-03 15:31:45

블리자드 역사상 최초의 여성 리더로 임명됐던 젠 오닐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18년 업계 경력의 젠 오닐은 지난 1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합병된 비케리어스 비전스의 대표이기도 했다. 8월 제이 알렌 브랙 블리자드 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그를 대신해 배틀넷 담당이던 마이크 이바라와 함께 공동 리더로 선임됐다.

 

브랙 전 사장이 회사를 떠난 것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 등의 고소에 의해 블리자드 내 성폭력, 성차별 문제가 폭로된 이후의 일이다. 브랙 전 사장은 직원들의 관련 민원을 인지하면서도 묵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번에 오닐은 직접 블리자드 직원과 팬들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오닐은 비영리 단체인 WIGI(Women in Games International)에 합류하기 위해 올해 말 회사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WIGI는 글로벌 게임업계의 다양성과 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블리자드에서 근래 불거진 성차별 폭로와 직원들의 고발이 오닐의 이직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닐은 “블리자드 직원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의 용기와 신념에 감명받으며,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내가 개인적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블리자드의 미래를 비관했기 때문에 이직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오닐은 “이직하는 것은 블리자드에 희망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나는 의미있고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블리자드 직원 모두의 열정에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WIGI에 100만 달러(약 12억 원)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보조금은 WIGI 내부의 기술 훈련과 멘토십 프로그램 등에 사용된다.

 

한편 이로써 블리자드는 다시 마이크 이바라 1인 대표 체제로 복귀한다. 현재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내부 성차별, 성폭력 조장 및 방조 의혹으로 비판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성 리더가 3개월여 만에 사임한다는 사실은 전후관계를 떠나 기업 이미지에 또 한번의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고소해 성차별 이슈를 드러낸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EFH) 또한 소장에서 블리자드 임직원의 성비 불균등 문제를 지적했던 바 있다.

 

소장에는 “전체 직원의 20%가 여성이며, 고위 임원은 주로 백인 남성이다. CEO와 대표자리 모두 과거부터 현재까지 항상 남성이며, 고위 직무에 오른 여성은 매우 적다. 고위직에 오르더라도 여성은 동일 직급 남성보다 임금, 인센티브, 총급여가 모두 더 적었다. 이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의 공식 기록을 통해 증명되는 사실이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젠 오닐 전 액티비전 블리자드 공동 리더 (출처: 액티비전 블리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