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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 전방위적 압박에 끝내 물러나나?

WSJ 폭로기사 이후 회사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1-11-23 14:41:42
바비 코틱 블리자드 CEO가 조건부 사임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Xbox, 소니, 닌텐도까지 액티비전 블리자드 비난 행렬에 가담하면서, 코틱 CEO의 커리어 위기가 한층 더 가시화되고 있다.

11월 22일 (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취재원 증언을 인용, 코틱 CEO가 임원 회의에서 “지난 6개월 동안 회사를 위협하고 있는 성적 비위, 차별, 유해한 직장환경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못하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코틱 CEO가 자사의 성차별, 성폭력 문제를 인지했지만 묵인해왔다는 WSJ 폭로 기사의 여파로 추정된다. 11월 16일 WSJ는 코틱 CEO가 캘리포니아주 정부 고소 이전에 이미 액티비전 블리자드 내 만연한 괴롭힘 및 차별 이슈를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코틱이 액티비전 산하 슬레지해머 스튜디오의 여성 직원의 강간 피해 사실을 은폐한 정황도 포착됐다 피해자는 변호사를 통해 자기 상사에게 성폭행당했음을 코틱 CEO에 알렸으나 코틱은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가 고소 의사를 밝힌 뒤에야 직접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법정 밖에서 문제를 무마했다. 더 나아가 해당 내용을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주들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으나 숨긴 것으로 전한다. 이후 공정고용주택국 고소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사내 문화가 폭로되자, 이러한 문제를 전혀 몰랐던 것처럼 행동했다.

고소 직후 프랜시스 타운센드 액티비전 블리자드 최고준법감시인(CCO)은 고소가 ‘왜곡됐으며 대부분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공식 성명을 냈는데, 보도에 따르면 이 성명의 초안 역시 코틱 CEO가 작성한 것이다. 정작 성명이 안팎으로 비난받자 코틱 CEO는 ‘타운센드의 성명이 전적으로 잘못됐다’라며 사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틱 스스로도 여성 비서에게 심한 욕설을 가한 직접적 가해 사실이 있다고 WSJ는 주장했다.


다각적 폭로에 16일 ABK(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노동자 연맹은 코틱 CEO의 사임을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이어 17일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주주들 역시 임원진 및 코틱에 경영 실패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를 대표하는 3대 콘솔의 수장들까지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등을 돌리고 있다. 11월 18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필 스펜서 Xbox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서신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와의 관계를 평가·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짐 라이언 PS 대표 또한 직원들에게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뿌리 깊은 차별 및 괴롭힘 문화를 잘 해결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우리 임원들은 모두 낙심했으며, 솔직한 심정으로 충격 받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 대표는 이슈에 관해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직접 접촉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닌텐도 역시 말을 보탰다. 더그 바우저 닌텐도 아메리카 대표는 직원들에게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비판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바우저 대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관련 보고들을 보며 괴로움과 불편함을 느꼈다. 닌텐도의 신념과 가치, 정책에 반하는 일들이다”라고 토로했다.

더 나아가 짐 라이언 대표와 마찬가지로 해당 문제를 두고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