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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메타버스 자율규제 법안 준비 중"... 부처간 협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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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3-07 14:08:34
정부가 메타버스의 자율규제 도입을 시사했다. 

4일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토론회 '또 하나의 삶, 메타버스가 여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참석한 이주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디지털콘텐츠과장은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한 자율 규제 원칙이 담긴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발언했다. 메타버스 자율 규제가 담긴 정부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이 과장은 "정부는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유치하기 위한 의지가 강하다"라며 "메타버스 기업을 육성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세상을 만드는 등의 내용을 디지털 뉴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자율 규제 법안이 "창작자인 기업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주식 과기부 디지털콘텐츠과장 (출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같은 토론회에서는 메타버스를 게임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성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를 게임물로 지정하면 메타버스 서비스 자체가 등급분류 대상이 돼 출시가 지연되는 등의 제약이 생길 수 있다"라며 "가상융합 기술과 메타버스 환경을 고려한 등급분류 기준조차 미비한 상황 속에서 큰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아울러 "메타버스 화폐가 게임머니로 취급되면 사행성 규제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소멸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규정해 성장을 미리 규제하는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라며 게임에 적용되는 규제를 메타버스에 적용하면, 신 산업 분야의 성장을 저해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고낙준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 과장은 "시스템 전반적인 부분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상황 속 메타버스로 인해 발생할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라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규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점점 개인 이용자가 기업에게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규율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좌장 김장현​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도 "새로운 기술의 규제에 대한 논의는 당연한 순서​"라고 진단했다.

 

(출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 메타버스, 부처간 협의 본격화... 차기 정부에서도 중요 과제될 듯

 

과기부가 정부 입법, 내지는 유사한 형식의 입법 활동을 시사하면서, 메타버스를 게임과 분류하겠다는 첫 정부 공식 입장이 나왔다. 

이에 발맞춰 부처간 협의 절차도 이루어지고 있다. 3월 4일, 정부는 '메타버스 범정부 협의체'의 첫 회의를 열었다. 과기부가 주도해 문체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특허청 국장급 인사등이 배석한 행사에는 메타버스의 주요 법적이슈 쟁점 현안에 대해서 토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게임에 관한 주무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맡고 있다. 문체부 황희 장관은 이전 간담회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제도가 기술과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 미래산업을 선점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규제를 집중 논의하고 준비해 결론을 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참고로 현 정부는 2026년까지 메타버스 육성 예산으로 5천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에만 과기부는 1,447억 원, 문체부는 168억 원의 관련 예산을 배정받았다.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는 5월 들어설 차기 정부에도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이미 게임 아니라는 메타버스 사업자들

 

한편,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 사업자들은 이미 현행 게임법의 규제로부터 벗어나있다. 자사 서비스는 게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제페토>를 서비스 중인 네이버 측은 <제페토>와 그 안에 들어가는 게임성 콘텐츠의 심사를 받지 않았다. 본인들의 서비스는 게임이 아니라 메타버스이기 때문에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심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내 수입되어 유년층을 바탕으로 큰 반향을 이끌고 있는 <로블록스> 안에 포함된 수만 가지의 게임들도 심의를 받지 않았다.

이렇게 메타버스는 현재 법의 회색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해당 서비스의 이용자를 상대로 '아바타 성희롱'을 하는 등 악성 사용자의 이용 행태가 바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창작되는 콘텐츠를 모두 심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페토>에는 여러 미니게임이 제공되고 있지만, 모두 심의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