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벗어라. 여자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겁쟁이 남자를 싫어한다.”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게임 패치 노트에 공감을 사기 어려운 주장을 적었다가 몰려든 유저들에게 ‘비추 폭탄’을 맞았다.
문제의 게임은 검투사 육성을 소재로 한 인디 타이틀 <도미나>. 2017년 출시한 이 게임은 7,700여 리뷰어 중 81%에게 추천받으며 ‘매우 긍정적’ 등급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최근 827건의 평가에서는 79%가 비추천하면서 ‘대체로 부정적’ 수준으로 두 단계 하락했다.
개발자는 닉(Nic)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본명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평가 폭락의 원인은 그가 3월 9일 업로드한 패치노트에 적힌 몇 문장의 글이다. 해당 글은 “*같은(FCKN) 마스크를 벗어라”라는 과격하고 개인적인 언사로 시작된다.
닉은 이어 “다음번 마트에 갈 때는 여자에게 얼굴을 보여주도록 해라. 자신 있게 살고, 거짓말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면 여자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 여자들은 자신감을 좋아한다. 여자들은 무서워서 얼굴 가리는 남자들을 싫어한다. 여자들과 자게 될까 봐 두렵기라도 한 건가?(What are you afraid of? Getting laid?) 철 좀 들어라”라고 적었다.
‘거짓말’이란 표현에서 미루어 짐작할 때, 그는 코로나19의 존재가 허위라는 일각의 음모론을 신뢰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를 제외한 여러 국가에서 마스크 해제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는 만큼,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주장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해당 글은 개발자의 성차별적 사고방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비판받는다. 자기 게임의 유저는 전부 남성이라는 전제를 깔고 여성 유저를 아예 배제했다는 점, 그리고 여성들을 일반화, 대상화했다는 점 등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상황으로 개발자가 운영하던 다른 소셜 미디어에서의 활동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개발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진보 운동가들이 차에 치이는 등 공격받는 영상 모음집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최근 있었던 인게임 콘텐츠에도 유저들은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본편에 포함되어 있던 캐릭터 클래스 상당수를 제거한 뒤, DLC 형태로 파는 판매 전략을 시도했기 때문.
현재 스팀에서 유저들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가짜 정보 전파자를 지지하지 말자”, “검투사 시뮬레이션 게임에 정치를 개입시키는 것은 이상하다”, “베타 버전에 있던 콘텐츠를 DLC로 재포장해서 파는 것이 별로다” 등 다양한 비판과 함께 게임을 ‘비추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