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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엔씨 ‘2대 주주’ 된 사우디 PIF, 경영 개입 가능성은?

PIF 성격과 그간의 행보 살펴보니

방승언(톤톤) 2022-03-15 11:32:58

3월 10일 사우디의 국부펀드 PIF(Public Investment Fund)가 매입가 약 2,900억 원에 엔씨소프트 56만 3,566주를 추가로 사들이면서 총 203만 2411주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PIF의 엔씨 지분율은 9.26%이다. 8.9%인 넷마블이나 8.4%인 국민연금을 제치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지분율 11.9%)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경영 개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 의결권 지분을 다량 보유하면서 김택진 대표와 약 2% 포인트 정도로 지분율 격차를 좁힌 PIF가 추후에라도 지분을 추가 매입하거나,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PIF가 공시에 밝힌 공식 목적인 ‘단순 투자’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PIF가 보여온 투자 스타일을 고려할 때 엔씨의 경영권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는 PIF의 성격과 근래 몇 년간 행보와도 관련이 깊다.

 

 

 

# 사우디의 ‘국제 투자기관’

 

1970년대 설립돼 오랜 기간 사우디 정부 공기업 소유지분의 지주회사로서 기능하던 PIF는 2015년 담당 기관이 사우디 재무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맡은 경제개발이사회(CEDA)로 바뀌었다. 이후 사우디 정부와 빈 살만 왕세자의 글로벌 투자기관으로 변모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PIF 프로그램 2018-2020’을 수립하고 신산업 발전, 석유 이외 수입원 다양화 등 시행과제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외자산에 대한 투자를 전개하면서 자산 규모를 확대해온 바 있다. 현재 자산 총액은 5천억 달러(약 620조 원) 규모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성이 높은 과거의 경제 구조를 벗어난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고, PIF의 국제투자에서도 이러한 태도가 반영됐다. 특히 2018년부터 우버, 테슬라 등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첨단기술 분야에 투자해왔으며 게임 업계 투자도 그 일환으로 파악되고 있다.

 


 

 

# 엔씨 경영권 위협 가능성은?

 

PIF와 빈 살만 왕세자가 게임 사업에서 광역 행보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국경을 넘나들며  일본 SNK, 캡콤, 미국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테이크 투 등 유명 글로벌 게임사 중 상당수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국계 기업에 대한 투자는 올해 들어서 적극적인 모습이다. 예를 들어 지난달까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에 총 2조 원가량을 투자해 총 7.09%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4대 주주에 등극했다.

 

그러나 이렇듯 투자한 여러 게임사 중, 인수로 이어진 기업은 SNK 한 곳으로 압축된다. SNK는 빈 살만 왕세자 소유의 게임사 EGDC(Electronic Gaming Development Company)에 인수됐다.

 

더 나아가 이번 엔씨 지분 추가 확보는 장내 매수로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공시에서 밝힌 공식 투자 이유 또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엔씨 경영권에 대한 개입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