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태경 국회의원과 게임문화재단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표회 및 토론회 '게임이 교실을 깨우다! - 게임을 통한 학업 성취도 증진 효과 연구발표회 및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회 교육위원회 조해진 위원장이 참석해 축사했으며 ▲ 대구 진월초 신민철 교사 ▲ 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 ▲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양환 본부장 ▲ 경기도교육연구원 최정하 연구위원 ▲ 경기도 교육청 최상권 장학사가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축사에서 "<심시티 2000>이란 게임을 잘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밝혔다. 이어서 이 대표는 "지금까지 게임은 고 그래픽성과 고도화된 게임성을 바탕으로 산업 측면에서 각광을 받았는데, 게임의 미래는 우리 사회에 있는 다양한 것들을 녹여내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교육의 상당한 부분도 게임이 흡수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교육) 콘텐츠를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라며 "국민의힘은 게임의 교육적 활용, 산업화, 보편화를 하태경 의원을 중심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최근 게임을 활용한 교육은 일반적인 교육보다 학습 효과가 좋다, 주의력결핍행동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교육 현장에서 기대가 크다"라며 "게임은 단순히 오락거리가 아니라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는 의료 보조기구로서, 교육 현장에서 교재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게임을 통한 교육의 확대를 위해서 관련 제도를 개선에 착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대구 진월초등학교의 신민철 교사는 '게임, 공부의 '적'일까요?'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신민철 교사는 아이들이 수학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보며 고민했다. 그는 수학을 게임에 접목시키며 교실에서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일종의 '게이미피케이션'을 성공한 것이다.
2010년대 부모의 게임에 인식은 부정적인 쪽에 가까웠다. 학생은 게임을 좋아했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의 연구 결과를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공부에 게임을 곁들이면 학습 동기와 학습 몰입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설득 끝에 게임의 교육적 활용을 할 수 있었다.
신 교사는 요즘 아이들을 '포노사피엔스'로 지칭했다. 최재봉 교수가 주창한 이 개념은 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사람을 뜻한다. "게임과 에듀테크 등 다양한 도구가 도입되는 것은 수업 방식의 변화가 아니고 진화"라며 "스마트기기를 사용하기 이전으로 수업 환경을 되돌릴 수 없다면 어떻게 더 잘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자신의 교육 경험을 밝혔다.
신 교사는 2017년부터 게임을 활용한 수업을 해왔다. 그는 "폰으로 게임만 할 것이 아니라 교육에 접목 해보니 오히려 중독률이 떨어지고, '공부하는 기계'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학습을 더 많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며 "오프라인 수업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가져오고 온라인에서 하는 수업을 오프라인으로 가져갔을 때 별 차이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학생들도 신민철 교사의 방법에 의문을 표했지만,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을 겪고 신기하게 느꼈다.
신민철 교사는 "코로나19로 변화된 교육 환경에서 게임 특유의 상호작용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앙대병원 한덕현 교수는 경기도 안성초등학교의 다문화 아이들과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게임을 통해 교육한 사례를 발표했다.
다문화 언어 교육이 어려운 이유는 부모의 경제적, 현실적 어려움과 언어 학습 자체의 어려움이 있다. 한덕현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복적이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목적의 달성과 함께, 게임의 근본적인 목적인 재미와 관심 유발을 융합하여 게임을 제작했다".
기능성게임 <히트 더 워드>(Hit The Word)다.
플레이어가 나무꾼이 되어 나무를 베면, 음절이 쏟아지는데 이를 통해서 단어를 유추하고 다음 레벨로 나아간다는 방식의 한국어 학습 게임이다. 한 교수는 <히트 더 워드>에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반복성, 선택적 집중력, 즉각적 보상 등 '게임적'이면서도 '뇌과학적'인 요소들을 활용했다. 진짜 게임으로 여겨지게 만들기 위해서 '아주 어려움' 난도는 '헬 난이도'로 고쳐 썼다.
효과는 분명했다. 한 교수는 학습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학생들을 <히트 더 워드>를 플레이한 아이들과 단순히 수업만 한 아이들로 구분해 시험을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의 나이, 모국어, 주의력 점수, 우울 점수 등을 지표화해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히트 더 워드>를 플레이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더 높은 학습 성과를 보였다.
한덕현 교수는 "해당 학생들을 의사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진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그래도 선생님들이 산만하고 주의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한 학생들에게 게임을 활용한 수업이 효과적이었다"라며 "게임을 통한 정리 수업이 일반 수업보다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는 "게임을 많이 하면 ADHD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봤다. ADHD는 그렇게 쉽게 걸리는 병이 아니다. 대신, 우울증이 있거나 주의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공부 말고 게임에 몰입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결과를 단편적으로 해석해, 게임을 많이하는 그룹에서 주의력 결핍이 많으니 게임을 많이 하면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그럴 듯하게 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스마트폰에 의한 관리 효과와 게임의 반복적 알고리즘, 게임의 근본적 목적인 재미와 관심 덕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