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공개된 <스타크래프트 2>의 베타테스트 버전. 최소사양도 함께 알려지면서 좋은 PC를 갖고 있지 않은 유저들은 업그레이드의 유혹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낮은 사양에서 <스타크래프트 2>의 베타 버전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까? 그리고 좋은 CPU와 좋은 그래픽카드 중에서 어떤 것이 실행 속도에 더 많은 영향을 줄까? 궁금증은 바로 풀어야 하는 법. 디스이즈게임 편집국에 있는 다양한 PC를 활용, 간단한 프레임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 테스트 진행 방법
윈도우 XP 운영체제에서 실행한 <스타크래프트 2>의 베타 버전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인공지능(AI)과의 1:1 대전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했다.
게임은 최소 해상도 1024x768의 창 모드로 실행했으며, 프레임의 파악은 대결에 돌입한 후 본진을 본 상태에서 콘트롤을 하지 않고 체크했다. 이후 그래픽 옵션을 낮음, 중간, 높음, 아주 높음의 4단계로 차례대로 설정하며 평균 프레임을 확인했다.
참고로 옵션에서 텍스처 품질은 ‘아주 좋음’으로 설정해 놓고 체크했다. 테스트해 본 결과, 텍스처 품질 여부는 프레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레임 체크는 캡쳐 프로그램 ‘프랩스(Fraps)’를 사용했다. |
※ 알려진 베타테스트 버전의 최소사양은?
- 운영체제: 윈도우 XP 이상 - 메모리: 램(RAM) 1 GB 이상 - CPU: 펜티엄 4 2.2 GHz 이상, 또는 동급의 애슬론 프로세서 - 그래픽 카드: 지포스 6600 GT, 또는 라데온 9800 프로 이상 - 저장 용량: 4 GB 이상의 하드디스크 용량 - 모니터 해상도: 1024 X 768 이상 |
‘폭염 사막’ 맵에서 인공지능과의 1:1 경기를 기준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① CPU에 비해 그래픽 카드 사양이 낮을 때
● 1번 PC CPU : 코어 2 듀오 E6300 1.86 GHz
RAM : 2 GB
VGA : 지포스 7600 GS
1번 PC는 CPU와 램은 최소사양을 어느 정도 넘지만, 그래픽 카드가 최소사양인 지포스 6600 GT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 PC의 <스타크래프트 2> 베타 버전 실행 퍼포먼스는 어떨까?
일단 결과는 그래픽 옵션 ‘낮음’에서 플레이해야 원활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낮음’에서의 프레임이 96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픽 옵션이 상위로 올라가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중간’에서는 33 프레임으로 1/3이 떨어졌고, ‘높음’에서는 13 프레임으로 역시 1/3이 떨어졌다. ‘아주 높음’은 무려 9 프레임을 보여줘 게임 플레이가 힘든 상황에 이르고 있다.
만약 유닛이 더 등장하고 전투가 벌어진다면 프레임은 이보다 더 떨어질 테니, 이 사양의 PC로는 ‘낮음’ 이상의 옵션에서 플레이한다면 승리하기 힘들 듯하다.
그래픽 옵션 낮음의 화면. 아래 사진들과 비교만 하지 않으면 나쁘지 않은 퀄리티다.
② CPU와 그래픽 카드 모두 보통일 때
● 2번 PC
CPU : 펜티엄 듀얼코어 E5200 2.5 GHz |
2번 PC는 램을 제외하고 CPU와 그래픽 카드는 최소 사양을 넘는 모양새다. 적은 램만으로 좋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확인해 보니 기본적인 CPU의 처리 속도가 있어서인지 낮음에서는 122 프레임의 비교적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코어2듀오가 아닌 듀얼코어여서일까? 중간으로 넘어가면서 프레임이 64로 절반 가까이 떨어져 버리고, 높음에서는 다시 절반이 떨어지며 32 프레임의 성능을 보여주는 등 옵션이 올라갈 수록 제대로 버텨주질 못 하고 있다.
결국 아주 높음으로 가서는 그 절반인 17 프레임을 기록해 일반적인 사양에서도 높은 설정을 감당하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중간의 모습, 건물과 미네랄의 변화가 눈에 띈다.
③ CPU에 비해 그래픽 카드 사양이 높을 때
● 3번 PC
CPU : 코어2듀오 E6400 2.13 GHz |
3번 PC는 2번 PC보다 조금 나은 성능을 보유했다. 특히 그래픽 카드에서 한 단계 높은 라데온 HD 4770을 장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던 것은 바로 프레임의 안정성이었다. 낮음에서는 88 프레임으로 122 프레임의 2번 PC보다 오히려 프레임이 낮았다.
하지만 상위 단계로 넘어갈 수록 더욱 안정된 모양새를 보여줬다. 중간에서 70, 높음에서 60 프레임을 기록하며 급격한 퍼포먼스 하락은 보여지지 않았다. 아주 높음에서도 2번 PC의 2배인 36 프레임을 기록했다.
이렇게 간단한 테스트에 따라 <스타크래프트2>의 퍼포먼스는 CPU보다 그래픽 카드가 조금 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3개의 PC에서는 공통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게임 초반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새로운 오브젝트가 등장했을 때 하드디스크의 로딩 화면에서 아예 게임이 잠시 멈추는 심각한 렉 현상이 발생한 것. 아래의 권장 사양급 PC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높음의 모습. 캐릭터 화면이 3D로 바뀌고 많은 부분의 디테일이 좋아졌다.
④ 권장 사양급 PC에서의 프레임은?
그동안 블리자드에서는 최상급의 PC를 이용해 <스타크래프트2>의 시연을 진행해왔다. 공개한 스펙도 무시무시했는데, 그렇다면 조금만 돈을 들이면 누구나 살 수 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를 60 프레임 이상으로 즐길 수 있는 PC에서는 어떤 성능을 보여줄까?
● 4번 PC CPU : 코어2듀오 E6750 2.33 GHz
RAM : 2 GB
VGA : 지포스 8800 GTS
● 5번 PC
CPU : 코어2듀오 E7500 2.93 GHz |
두 PC에서는 약간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아주 높음과 높음, 중간에서는 5번 PC가 더 좋은 프레임을 보여줬지만, 낮음에서는 4번 PC가 오히려 더 좋은 프레임을 보여준 것이다.
4번 PC는 낮음에서 190, 중간에서 131, 높음에서 111, 아주 높음에서 92 프레임을 보여주면서 이 정도의 사양이면 <스타크래프트 2>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5번 PC는 낮음에서 171을 보이면서 4번 PC보다 낮은 성능을 보여줬지만 중간에서 150, 높음에서 140, 아주 높음에서 127을 보여주는 등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높음의 화면. 이 상태로 60 프레임 이상 내는 PC가 바로 권장 사양!
■ [번외편] 넷북에서 <스타크래프트2> 플레이는 가능할까?
위에서 플레이한 1번부터 3번 PC는 모두 최소 사양을 조금 넘는 사양이었다. 그렇다면, 최소 사양에 훨씬 못 미치는 넷북에서도 <스타크래프트2>를 플레이할 수 있을까? 이에 실험에 돌입했다.
기종 : 삼성 NC10 CPU : 아톰 1.6 GHz RAM : 2 GB VGA : 인텔 945 익스프레스 칩셋 |
넷북에서는 설치 전에 사양이 부족하다고 친절하게(?) 경고해 준다.
넷북에 <스타크래프트 2> 베타 버전 클라이언트를 설치한 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게임을 실행했다. 하지만 로그인 화면에서부터 글자를 입력할 때도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화면의 배경으로 날아다니는 테란 전투순양함의 움직임도 버거워 보일 정도.
이때의 속도는 10 프레임. 그래픽 옵션이 ‘낮음’ 상태에서 이 정도니 상위 설정에선 어찌될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이어서 대전에 돌입해 기나긴 로딩이 끝나고 맵 화면이 펼쳐졌다. 그리고 표시되는 한 자리수의 프레임. ‘4’. 아예 유닛의 콘트롤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후 옵션 변경을 위해 창을 띄웠는데 설정 메뉴로 이동하던 도중 눈에 띄는 빨간 글씨가 있었다. ‘하드웨어에서 중간 이상의 후처리를 지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였다. 이를 무시하고 설정을 ‘중간’으로 바꾸자 게임의 실행이 중단되며 모니터에서 설정 화면이 사라져버렸다.
몇 번을 다시 시도해도 마찬가지였다. 넷북에서 낮음 이상의 설정은 아예 실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결국, <스타크래프트 2>를 눈에 불편함이 없는 최소 30 프레임 이상으로 즐기려면 현재 알려진 최소사양은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