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게임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지 않겠다.”
자사 게임을 향한 오랜 비판을 의식한 것일까? 유비소프트가 차기작의 기획 방향을 일신하겠다고 밝혔다. 유비소프트의 창작 방향성을 총괄하는 ‘에디토리얼 팀’의 파우지 메스마르 부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외신 IGN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접근을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유비소프트의 대형 게임들은 수백억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빈번히 지적되는 원인은 천편일률적인 게임 디자인이다. 새로운 게임플레이 메카닉을 시도하기보다 시장의 검증을 거친 시스템들만을 엮는 안전 제일주의적 창작 기조가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메스마르에 따르면 에디토리얼 팀은 현재 개발에 있어 대중적 요소를 두루 갖추기 보다는 한 가지 특색에 집중한 게임들을 만드는 중이다. 그는 “하나의 게임이 모든 역할을 수행하길 원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아니더라도 특정 유형 유저들이 만족하면 된다’는 태도를 견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리즈의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취지의 차기작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가 바로 그러한 게임의 예시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원래 선형 스토리라인을 가진 잠입, 암살 테마의 IP였다. 그러나 점차 레벨, 아이템, 대화 선택지 등 RPG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원래의 색깔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하나의 게임으로 ‘모든 게이머’를 유인하려는 전략의 결과였지만 앞으로는 이 전략을 포기한다는 방침이다. 메스마르는 “<어쌔신 크리드>를 즐길 만한 게이머에는 여러 유형이 있고, 우리는 각각에 따로 집중하고 있다. 이전처럼 하나의 게임으로 모든 <어쌔신 크리드>의 잠재적 팬을 붙잡으려 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어쌔신 크리드>는 여러 개의 게임으로 쪼개진다. 우선 게임의 뿌리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고전 <어쌔신 크리드>를 당시에 즐기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를 만들고 있다.
한편 중국 배경의 <어쌔신 크리드 코드네임 제이드>는 모바일 유저들을 위한 게임이다. 일본 배경 <어쌔신 크리드 코드네임 레드>는 오픈월드 RPG로 만들어진다.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제작진의 <어쌔신 크리드 HEXE>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어쌔신 크리드>가 될 예정이다.
한편, 메스마르는 유비소프트 게임들을 향한 또 하나의 주된 비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근래 유비소프트 게임들은 무의미한 ‘시간 때우기’ 콘텐츠로 플레이 분량을 억지로 늘리는 관행으로 비판받아왔다. 그는 “유저들의 모든 플레이 시간이 가치 있길 바란다. 유저 자신도 알찬 시간이었다고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를 성취할 방법은 바로 ‘혁신’이다. 이 또한 유비소프트가 오랜 시간 결여했다고 비판받아온 미덕이다. 메스마르는 “향후 모든 게임에서 혁신을 핵심 골조로 삼을 예정이다. 여기서 ‘혁신’이란 독특한 아트 스타일, 장르에 대한 새로운 해석, 완전히 새로운 게임플레이 메카닉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모든 유비소프트 프로젝트는 이런 혁신을 고려해, 게임을 차별화하고, 게임에 깊이를 더하고, 더 높은 퀄리티 기준을 만족하고, 유저들에게 새로운 소통, 상호작용, 자기표현의 수단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