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웹게임이 등장했다. 알란 브릿지에서 기독교 성경을 세계관으로 개발 중인 전략 웹게임 <바이블 온라인>이다.
<바이블 온라인>은 성경을 단순히 시대적 배경으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경의 내용을 게임에 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일반적인 전략 웹게임과 비슷하다. 부족을 생성한 후 사냥, 목축, 재배 등을 진행하고, 공터에 건물을 지어 마을을 성장시키면서 동시에 주변의 이교도로부터 마을을 지켜야 한다. <바이블 온라인>은 여기에 성경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장자권’과 ‘믿음’ 시스템 같은 기독교 요소를 더했다.
<바이블 온라인>의 배경은 성경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창세기’다.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족장으로 삼아 부족을 이끌게 된다. 시간이 지나 아브라함이 죽으면 그의 아들 ‘이삭’이 부족을 이끌고, 그 후는 이삭의 아들 ‘야곱’이 족장의 대를 잇는 방식이다.
유저의 부족은 한 자리에 머물러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따라 약속의 땅을 찾아 지역을 옮긴다. 아브라함의 고향인 ‘우르’에서 시작해 메소포타미아의 주요 상업·문화 도시인 ‘하란’을 거쳐 신이 약속한 땅 ‘가나안’에 정착하게 된다.
시작 지점인 우르는 유저가 게임에 적응하는 법을 알려 주는 곳이다. 건물을 짓는 법을 배우고, 사냥을 하고, 자원을 채취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퀘스트도 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부담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두 번째 지역인 하란은 메소포타미아의 주요 상업·문화 중심의 도시로, 그만큼 주변에는 우상을 숭배하는 이교도가 많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전투에 힘을 쏟게 된다. 이도교의 석상을 부수고, 상대 부족을 공격하는 퀘스트가 주를 이룬다.
마지막 땅인 가나안에서는 성서에 나오는 기록을 정확하게 묘사한 퀘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성경에는 아브라함이 자신의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해 사병 318 명을 이끌고 전투에 나서 조카를 구한다는 기록이 있다. <바이블 온라인>의 유저도 성경과 같이 정확히 병사 318 명을 구성해서 조카를 구해와야 한다.
■ 다른 전략 웹게임엔 없는 신앙적인 요소 추가
<바이블 온라인>에는 다른 웹게임엔 없는 신앙 요소가 있다. 바로 ‘장자권’과 ‘믿음’이다. 장자권이란 첫째 아들에게 부여하는 축복을 의미한다.
<바이블 온라인>에서는 대를 이을 아들에게 장자권을 주면 한 가지 특성을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력이 더욱 강해지거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능력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이렇게 대를 이어갈 때마다 축복의 형태로 장자권을 상속해 족장의 능력치를 쌓아 나갈 수 있다.
다만, 유저는 자신의 대를 이을 자식을 직접 고를 수는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성경에서 족장이 되는 아들이 장자권을 상속 받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독특한 요소는 ‘믿음’이다. <바이블 온라인>에서는 지속적으로 NPC 이교도가 공격해 올 뿐만 아니라 악마의 유혹 등 민심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이런 외부 세력의 공격을 받게 되면 점차 믿음이 내려가기 시작한다.
유저의 마을은 믿음이 50% 이하로 내려가면 이교도 취급을 받게 된다. 그러면 다른 유저들의 공격을 받게 되는 등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믿음을 올리기 위해서는 양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지내거나, 축제를 벌일 수 있다. 만약 초반에 돈이 없고 아무런 능력이 없다면 신전에서 창세기의 구절을 입력(타이핑)하는 미니 게임을 진행해 믿음과 경험치를 얻을 수도 있다.
신전에서 성경을 타이핑해서 믿음과 경험치를 올릴 수 있다.
아래는 <바이블 온라인>의 개발사인 알란 브릿지 김명훈 대표이사와의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 “성경의 참된 의미를 알리고 싶다.”
TIG> 알란 브릿지는 개발사보다 유럽 지역 퍼블리셔로 먼저 알려졌다. 게다가 모바일 TV와 IT 컨설팅 전문업체였는데, 게임을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김명훈 대표이사(오른쪽 사진): 먼저 모바일 TV와 IT 컨설팅 사업은 게임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모두 정리했다.
해외 퍼블리싱 사업을 하다 보니 해외 현지화를 위한 개발 컨트롤이 필요했다. 많은 게임 업체들이 현지화에 대한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퍼블리셔였던 우리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하면 해외 현지화가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TIG> 성경을 소재로 삼게 된 계기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성경에 숨겨진 참뜻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시장은 유럽과 북미, 남미 지역이다. 해당 지역에는 기독교인이 많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성경 기반 게임이 없어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TIG> <바이블 온라인>을 웹게임으로 제작한 이유는?
처음에는 게임을 설치하는 클라이언트 방식을 생각했다. 하지만 개발에 드는 비용과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PC 사양이 낮은 해외 게이머들이 접근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현재 웹게임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웹게임으로 플랫폼을 변경했다.
TIG> 언제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개발 인원은 몇 명인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게임의 기획을 시작했고, 외주 인력을 포함해 모두 5명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5개월 동안 기획을 진행하여 게임의 내용을 가다듬었다. 워낙 오래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고증을 위한 자료 수집에도 많은 시간을 들였다.
이후 지난 2월부터 실질적인 개발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관련 부분은 완성됐다. 추가적인 기능과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TIG> 대응하는 웹 브라우저는 어떤 것들이 있나?
모든 웹 브라우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웹 2.0에 맞춰 게임을 개발했다. <바이블 온라인>은 해외 시장을 핵심 타깃으로 하고 있어서 크롬, 사파리, 모질라 등 다양한 웹 브라우저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기반 작업을 모두 끝낸 상태다.
또한 스마트폰을 사용해 웹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버튼식 입력에 불편을 느낀다는 것을 감안해 대부분의 입력을 슬라이드 형식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군사를 모집할 때 일일이 번호를 눌러서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원하는 만큼 슬라이드를 끌기만 하면 된다,
TIG> <바이블 온라인>의 주요 타깃 층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우리가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이다. 사실 주제는 성경이지만 게임의 내용은 다른 웹 게임들과 비슷하다. 게임을 처음 접하거나 기독교를 모르는 사람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성경의 흐름 그대로, 기존 웹게임과 차별화”
TIG> <바이블 온라인>은 성경의 어느 부분을 다루게 되는가?
이번 에피소드1 ‘영웅 편’은 창세기의 내용을 담고 있다. 천지를 창조하는 1장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이 등장하는 12장부터 창세기의 마지막 장인 50장까지가 게임의 배경이다. 유저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세 지역을 이동하며 부족을 이끌게 된다. 이후 에피소드 2에서는 공성전이 주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TIG> 어떤 방식으로 고증이 이뤄졌는가?
<바이블 온라인>에 등장하는 모든 스토리는 성경을 근거로 만들었다. 인물, 퀘스트, 지역, 이동경로도 성경에서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반영했다.
해당 시대를 파악하기 위해 실제로 발굴된 건물과 의상의 이미지도 많이 참고했다. 하지만 시대 배경이 4천년 전이라 모호한 정보가 많았다. 최대한 많은 기록을 살펴보며 공통분모를 찾아서 이미지를 완성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개발팀이 직접 이스라엘을 찾아가거나 해외 박물관에 갈 예정이다. 지속적인 정보 수집과 업데이트를 통해 당시의 모습을 최대한 비슷하게 묘사할 것이다. 또한, 게임의 고증을 도와 주기로 한 목사 몇 분이 있어서 준비하고 있다.
TIG> 게임의 진행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바이블 온라인>의 진행 방식은 다른 전략 웹게임들과 비슷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부족이 생성되고, 사냥과 유목, 건설을 통해 마을을 키워 나가면 된다. 마을을 성장시키면서 주변으로 땅을 넓히고 이교도들과 전투를 벌일 수도 있고, 퀘스트를 진행해 족장을 성장시킬 수 있다.
마을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면 새로운 퀘스트, 볼거리 등을 즐길 수 있지만, 그동안 모은 자원과 건물이 모두 초기화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을 고민하고 있다.
TIG> 다른 전략 웹게임들과 비교할 때 어떤 차별점을 추구하고 있나?
다른 게임에는 없는, 성경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스템을 보여줄 생각이다. 그 중 하나가 ‘믿음 시스템’이다. 다양한 이유로 믿음이 떨어져서 50% 이하가 되면 다른 유저들도 자신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NPC가 숭배하는 다른 신들의 석상을 파괴해야 한다.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오히려 공격을 당해 유저의 마을이 피해를 입고 믿음이 떨어지기 때문에 꾸준히 먼저 전쟁을 벌여야 한다.
또한 <바이블 온라인>은 성경을 게임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차별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만약 게임을 처음 시작해서 경험치와 믿음 수치가 부족하면 신전에서 창세기의 성경 구절을 타이핑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한 문장을 쓸 때마다 경험치와 믿음 수치가 올라가고, 더 빨리 칠수록 얻게 되는 양이 늘어난다. 물론 부정을 막기 위해 붙여넣기는 금지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창세기를 쓰면서 내용을 이해하게 되고, 그 구절 안에 숨겨진 뜻을 유저들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TIG> 마지막 목적지인 가나안까지 이동해 모든 퀘스트를 완료한 후의 콘텐츠는 어떤 것이 있나?
퀘스트만 클리어한다고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전투와 사냥은 계속 이어진다. 나중에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까지 죽으면 그의 12 아들인 ‘이스라엘 12 지파’가 등장한다. 이 아들 중 한 명을 선택해 추가 에피소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 “시리즈는 20편까지, 자연스레 성경을 이해하게 될 것”
TIG> 영웅 편이라는 부제가 있는데 시리즈로 개발할 생각인가?
<바이블 온라인>은 성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관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 이번 영웅 편은 세계관의 시작인 에피소드 1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20편까지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새로운 에피소드마다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게임으로 개발될 것이다. 2편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하는 출애굽기를 소재로 할 생각이다. 해당 편은 공성전의 개념이 강해서 단순 텍스트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으로 갈 수도 있고, 출애굽기가 아닌 다른 에피소드를 먼저 제작할 수도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1,2,3 순서가 아니라 4 번째 이야기가 먼저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TIG> <바이블 온라인>의 유료화 모델과 비중은 어떻게 되나?
게임의 밸런스에 문제가 되는 요소는 유료화 모델로 만들지 않을 예정이다. 아무래도 웹게임인 만큼 시간 단축 부분이 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TIG> 해외 퍼블리싱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일단 7월에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후 8월에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10월 이후에는 영어, 스페인, 독일어 등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며, 독일 서버를 이용해 유럽에서 먼저 서비스를 실시한 다음 북미와 남미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은 직접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서버를 사용하면 해당 국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고, 서버가 느려지는 등 단점이 많기 때문에 현지에 직접 지사를 차리고 회사를 키워 나갈 것이다.
TIG> 기독교 단체와 협업할 계획도 있나?
아직은 예정이 없지만, 종교 단체에 협업을 요청하면 반길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했던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경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게임을 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신자보다는 일반 유저들이 더 많이 게임을 플레이하길 바란다.
TIG> 끝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이블 온라인>을 만들면서,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성경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했다. 게임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그 안에 숨어 있는 성경의 진리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