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중동은 단일 시장이 아닌 여러 개별 시장이 모인 곳”

ITS GAME 2010 in KOREA 해외진출전략 세미나

남혁우(석모도) 2010-05-17 20:39:42

해외 퍼블리셔 및 개발사의 대표가 각 지역별 게임시장 진출 방법을 알려주는 자리가 열렸다.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 호텔 그랜드 홀에서는 중동, 중국, 유럽 등 신규 및 주요 게임 시장의 해외 진출을 주제로 ‘ITS GAME 2010 in KOREA 해외진출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주관했다.

 

이날 세미나는 ▲중동 게임시장 현황 및 성공적인 국내 업체 진출에 대한 제언 ▲중국 게임시장 현황, 최근 중국 정부 규제 방안에 대한 대응 방안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 ▲유럽 비디오게임/온라인 게임 시장 동향 등 총 4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각 세션당 30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짧았지만 최근 국내 게임업체들의 중동 및 유럽 등 신규 해외 시잔 진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200여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디스이즈게임은 이 중 해외 진출 관련 3개의 세미나를 정리했다.

 

■ “중동 시장은 하나의 시장이 아닌 개별적인 시장”

 

중동지역 게임퍼블리셔인 타하디 게임즈의 스티브 차오(오른쪽 사진 Steve Tsao)대표이사는 “중동 시장을 하나의 국가로 보고 서비스 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라는 말로 세미나를 시작했다.

 

그는 중동은 각 국가마다 문화 차이가 크고 구매력이나 인터넷 인프라 환경도 다른 만큼,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꺼내는 예는 중동의 국가들은 같은 언어를 쓰지만 저마다 언어를 읽고 해석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는 것. 

 

차오 대표는 “언어뿐만 아니라 스토리라인, 그래픽 그리고 음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이슬람 문화권인 만큼 십자가나 기독교 상징물은 금기다. 신화(神話)나 신(), 전설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의 말을 따르면 한 남자가 마법(magic)이라는 일반적인 단어를 말해 구속당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노출도가 높은 여성 캐릭터는 모두 수정 해야 하고 룰렛 같은 도박과 관련한 아이템이나 배경 등도 지워야 한고 그는 말했다.

 

그들의 문화를 게임에 활용해 좋은 결과를 얻을 경우도 있다그는 종교의식이 강한 지역인 만큼 라마단(금식일)기간에는 게임에서 기도시간을 알려주고 시험기간에는 광고를 하지 않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차오 대표는 "대부분 게임 업체들은 중동에 진출하면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국민 소득이 높은 두바이와 아랍에미리트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곳은 지역이 작고 인구도 많지 않기 때문에 사업을 하기에 적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중동은 인구가 많지만 문화적으로나 인프라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지역이 있다. 사실 이런 지역들 중 더 인구도 많고 높은 구매력을 가진 곳이 있다. 이런 곳에 알 맞는 게임을 서비스 한다면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에서 수정된 예시. 노출도가 높은 캐릭터의 의상이 모두 바뀌고, 가슴에 달린 십자가가 사라졌다.

 

 

■ “중국 온라인게임은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게임엔진 전문 개발사 BHHF의 첸 원빈(오른쪽 사진 Wen bin, Chen)대표이사는 “중국은 똑같은 게임들로 넘치고 있다. 이제는 혁신적인 게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첸 대표는 “중국 게임 업계는 검증된 게임의 장르만 만들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아무리 새로운 게임이 나와도 플레이 해보면 다른 게임과 그래픽만 다를 뿐 결국 똑같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점차 유저들은 새로 나오는 게임에 호기심이 떨어지고 피곤함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최근 중국 게임은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스토리나 전투 등의 콘텐츠가 매우 빈약하다. 중국게임업계는 돈을 벌 수 있는 수익 구조 외엔 신경을 쓰지 않는 실정이며 이로 인해 유저들이 빠르게 게임을 빠져나가고 있다. 조만간 중국의 게임업계는 유저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릴 것이라고 전했다.

 

첸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게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한국의 중국 진출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은 2007 30%대를 유지하던 중국시장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졌다. 그 이유는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한국 게임과 비슷한 게임이 중국에서 마구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게임들이 새로 등장하는 중국게임들과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또한 해외 게임인 만큼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점유율 감소의 요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은 2009년 다시 점유율을 30%까지 상승한 것에 대해 그는 "그 이유는 기존의 온라인 게임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게임을 서비스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인 예로 <크로스 파이어>를 들었다.

 

그는 “기존의 게임과 같은 게임을 만들어서는 원본을 뛰어넘을 수 없다. 중국은 지금 게임의 혁신이 필요하다. 더 이상 같은 주제와 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중국 게임 업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게임업체가 중국에서 빠르게 재도약한 이유로 혁신을 꼽았다

 

 

■ “유럽 지사는 위치가 중요”

 

제이미 진(오른쪽 사진 Jaime Gine)EA 유 럽 부사장은 “유럽 게임서비스의 중심이 되는 지사가 있어야 유럽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까지 서비스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사의 위치를 선정하는 것부터 신중해야 한다“며 지사의 위치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가 지사의 위치를 고르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원하는 인재를 충분하게 모을 수 있고 다양한 유저들의 성향을 잘 파악할 수 있냐는 것. 그리고 운영 비용, 정부의 지원, 리스크와 비용의 비율이 최적인 곳을 선택했다.

 

진 부사장이 최종 선택한 지역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다.

 

이 곳은 외국의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들어와 다양한 IT업체들과 함께 모여 있으며 또한 인구의 1/4이상이 게임을 즐길 뿐만 아니라 어느 한 플랫폼에 치우치지 않고 고른 소비성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EA가 자랑하는 것은 바로 인재다. 이들이 앞으로 더욱 발전된 미래를 제공할 것이다.”며 그는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별 리스크와 비용 비율을 검토한 결과로 마드리드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