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시도에 또 하나의 빨간불이 켜졌다. 영국 경쟁시장국(CMA)이 승인을 1차 기각한 데 이어, 미국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까지 경쟁 저해 혐의로 MS를 고소하고 나섰다.
현재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인 30여 개 국가의 규제 기관 중, FTC는 CMA, EU 집행위와 더불어 인수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꼽힌다. 이들은 승인을 전면 기각하거나 조건부 승인할 수 있으며, 해당 결정은 국제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FTC가 고소에 나선 구체적인 근거와 이에 대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반박을 함께 살펴봤다.
FTC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소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MS는 자사 Xbox 콘솔사업, 그리고 급성장 중인 구독 서비스 및 클라우드 게이밍 사업의 경쟁자들을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서 FTC는 MS가 기존에도 베데스다 소프트웨어 모회사 제니맥스 등 기업 인수를 통해 값어치 높은 게임 콘텐츠를 입수, 라이벌 콘솔들의 경쟁력을 저해한 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MS가 규제 기관에 내놓은 약속과 실제 사업 정책이 상호 일치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유럽 반독점 당국에 내놓은 설명에서는 “경쟁 콘솔에 게임을 내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득이 없다”고 말했지만 정작 <스타필드>, <레드폴> 등 몇몇 베데스다 타이틀을 독점으로 내놓았다는 것.
홀리 베도바 FTC 경쟁국장은 “MS는 이미 경쟁 기업들로부터 특정 게임을 배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늘 FTC는 업계 선두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해 역동적이고 급속 성장하는 여러 게임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려는 MS의 시도를 막고자 한다”며 고소의 취지를 드러냈다.
FTC는 더 나아가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시 시도할 수 있는 구체적 ‘경쟁 저해 전략’을 언급하고 있다. FTC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의 가격 정책 조정 ▲타 콘솔/서비스에서의 게임 퀄리티 및 게임 경험 저하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 최초 플레이 시점 차별화 ▲경쟁자에 대한 콘텐츠 제공의 완전 배제 등 수단을 이용, 시장 경쟁을 저해할 의도와 수단을 모두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9일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직원들에게 전하는 내부 서신을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FTC를 비롯해 여러 규제기관이 제기 중인 '<콜 오브 듀티> 독점 가능성'을 다시금 부인하고 나섰다. <콜 오브 듀티> 독점은 오히려 MS에 역효과만을 낳을 것이 분명하기에 시도할 이유가 원천적으로 없다는 게 서신의 골자다. MS가 독점의 '수단과 의지'를 모두 가질 것이라는 FTC의 주장에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마지막으로 보트만은 규제 당국의 각성을 촉구하며 글을 맺었다. 그는 "게임 산업은 복잡하며, 우리는 계속해서 규제기관들에 이를 교육해 주고(educate) 있다. 그러나 상기한 사실들을 고려한다면, 이런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인수 승인은 당연한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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