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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구글 지원 받고, 제 게임이 달라졌어요"

참신함에 글로벌 지원 사격을 더하다, 구글 인디 엑셀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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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2-12-13 18:51:34

구글플레이의 '구글 인디 게임 액셀러레이터'(이하 IGA)는 잠재력 있는 인디 게임 개발자와 소규모 스튜디오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멘토 및 코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IGA 2022에는 디앤드컴퍼니, 드레이크마운트, 호잇스튜디오, 제정신 스튜디오 총 4개 인디 게임사가 선발됐다. 참신한 게임성으로 무장한 4개 국내 인디 개발사는 IGA 2022를 통해 글로벌 멘토를 만나 10주간의 교육을 수료했다. 

 

싱가포르에서 교육을 마친 개발사들은 원격으로 진행한 그룹 인터뷰에서 IGA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았고, 이번 선정작과 차기작에서 어떻게 적용할 계획인지 전했다.

 

왼쪽부터 디앤드컴퍼니 정민길 대표, 제정신 스튜디오 정재현 대표, 호잇스튜디오 양승훈 CTO, 드레이크마운트 주재학 대표

 

구글 인디 게임 액셀러레이터 2022 (출처: 구글 디벨로퍼 코리아)

 


 

#  일대일 면담으로 '레벨 업'한 3D 숨은 물건 찾기

 

"숨은 물건 찾기 같은 퍼즐 게임이 2D 게임 위주였고, 3D 게임들 중에서도 저희 회사 스타일과는 다른 게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3D 퍼즐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방식이라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주신 게 아닐까요."

 

디앤드컴퍼니 정민길 대표가 소개한 <Find All 3D 퍼즐 숨은 물건 찾기>는 3D 공간을 회전시키면서 숨은 물건을 찾는 게임이다. 작년 11월에 출시해 2022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 20, 2022 인디크래프트 2위 등 쾌거를 이뤘다.

 

<Find All 3D 퍼즐 숨은 물건 찾기>는 3D 공간을 회전시키면서 숨은 물건을 찾는 게임이다.

 

정민길 대표가 꼽은 IGA의 장점은 멘토와 일대일 면담이었다. 구글 관계자들 외에도 유명 CEO, 개발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기존 게임에서 어떤 점을 개선해야 좋을지, 수익 구조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직접 조언을 들으면서 CEO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디앤드컴퍼니의 차기작은 <Fix All>이라는 물건 수리 게임이다. 정 대표는 "지금은 모바일게임을 개발했지만, 앞으로 PC게임 등을 만들 때 이번 IGA에서 받은 조언을 적용할 것"이라 전했다.

 

 

# 시체꽃이 만개한 서울


"꽃가루 아포칼립스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몰입할 수 있는 게임성으로 풀어낸 부분이 저희 게임의 매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시체꽃이 만개한 서울에서 머리가 꽃처럼 열리는 꽃좀비도 등장하고요. 독특한 스토리를 시스템적으로도 잘 전달하려 애쓴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정신 스튜디오 정재현 대표가 소개한 <메트로 블로썸: 서울, 좀비, 지하철>이라는 게임의 매력이다. 하나뿐인 가족 메리를 찾기 위해 지하철 역을 따라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 텍스트 게임이다. 지하철 선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주어지는 선택지를 고른다. 낡은 천장을 보며 깨어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데자뷰처럼 사건을 겪지만, 그 과정에서 기억을 더듬으며 새로운 전개로 나아간다.

 

<메트로 블로썸: 서울, 좀비, 지하철>은 꽃가루 아포칼립스라는 독특한 설정을 잘 녹여냈다.

 

정재현 대표는 이번 IGA에서 언어적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을 언급했다. IGA는 선정 게임의 해외 진출을 위한 통·번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 대표는 "동시통역이 아니더라도 녹화본을 가지고 나중에 번역할 수 있어 두려워할 필요까진 없지만, 영어를 듣는 정도의 능력은 있으면 좋다"고 훗날 IGA에 선정될 개발사들에게 충고했다.

 

<메트로 블로썸>은 2022년 5월에 출시됐으며, 제정신 스튜디오는 현재 차기작을 준비중이다. 정재현 대표는 "<메트로 블로썸>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사업적으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며 "퍼블리셔와 일하는 방식을 포함해 IGA에서 배운 것들을 차기작에선 적용해보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 '네트워크'로 단단해진 방탈출 어드벤쳐?


"스팀펑크 세계관에서 어두운 분위기를 도트 그래픽으로 전달하는 게 저희 게임의 첫인상이고 매력인 것 같아요. 다소 잔인한 장면도 포함되어 있어서 피도 터지고요. 게임 안에서 스토리랑 맞물리는 퍼즐들이 등장해서 재밌게 플레이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호잇스튜디오의 양승훈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죽음의 바다- 방탈출 퍼즐 어드벤쳐 미스테리 스토리 게임>의 매력을 이렇게 소개했다. 불의의 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기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50가지 이상의 퍼즐과 미니게임, 7가지의 멀티 엔딩 등 다회차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방탈출 퍼즐, 미스터리한 스토리 모두 긴장감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어우러진다.

 

<죽음의 바다- 방탈출 퍼즐 어드벤쳐 미스테리 스토리 게임>은 퍼즐 요소 안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살려낸다.

 

양승훈 CTO는 "실패 경험이 많은 회사들은 IGA에서 더 많을 배움을 얻어갈 것"이라며 "인적 네트워킹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 속에서 호잇스튜디오의 과거 경험들도 다시 새겨볼 수 있었다"고 했다. 멘토 2명이 1~2주 정도 호잇스튜디오의 게임을 해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준 경험도 언급했다. "이 행사가 끝나도 다음을 계속 기약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가 얻은 자산은 바로 네트워크였던 것.

 

호잇스튜디오는 IGA 과정 중인 10월 31일에 <탭 좀비!>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신작을 낼 때, IGA에서 멘토들에게 들은 조언을 많이 적용했다고 한다. 양 CTO는 "앞으로도 계속 스토리 게임을 만들 것이며, 앞선 작품들의 PC 버전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 머리 쓰는 방치형 게임, 더 좋은 방치형 게임 위해 IGA 찾았다

"다크한 느낌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미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요. 파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스킬 구성이 달라져요. 실제로 저희 게임에 1등을 하고 있는 분이 저과금 유저예요. 과금 유저들이 이 분을 보고 핵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덱 빌딩을 잘 하는 머리 좋은 분이었습니다. 저희 게임은 머리 쓰는 거 좋아하는 분들이면 한 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드레이크 마운트의 주재학 대표가 소개한 <흑마검사 키우기>의 매력이다. <흑마검사 키우기>는 미니언들로 파티를 구성해 시너지를 내는 방치형 게임이다. 물리, 마법 스킬을 선택할 수 있고, 파티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스킬을 활용한다. 

 

<흑마검사 키우기>는 방치형 게임이지만 파티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스킬을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주재학 대표는 "차기작을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서 IGA에 참여했다"고 했다. 이어서 "인디 스튜디오는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IGA를 통해 굉장히 많은 배움을 얻어서 좋았다"면서 "멘토들이 콘텐츠 자체를 만져주진 않고,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더 빛나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줬다"고 했다. 

 

드레이크 마운트의 차기작은 별과 수인을 콘셉트로 한 또 다른 키우기 게임이다. <흑마검사 키우기>를 만들면서 아쉬웠던 점과, IGA에서 배운 점들을 전부 녹여낼 것이라 밝혔으며, 내년 상반기 안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 끝으로...


IGA에 출품한 자사의 게임들 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참여한 다른 출품작 중에서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 많아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네 명 모두 언급했다. 사람 나무를 키워서 아이를 날리는 고어한 게임도 있었고, 15초를 버틸 수 있냐고 도발하는 총알 게임도 있었다고 한다. 

 

네 사람은 10주의 기간 동안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방법과 게임사를 잘 운영하는 요령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내년에 IGA에 도전할 게임사에게 "뭘 얻어가고 싶은지 잘 파악하고 와야,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