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유저들이 노골적으로 나치 관련 밈을 사용 중이다.”
미국 상원의원이 게이브 뉴웰 밸브 CEO에게 스팀 내 극단주의 및 혐오 정서 관리 문제를 묻는 공개 질의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을 작성한 매기 하산 뉴햄프셔주 상원의원은 “스팀 내에서 네오나치즘, 극단주의, 인종 우월주의, 여성혐오 외 기타 혐오적 정서를 전시하고 옹호하는 유저가 상당히 많다. 밸브는 이러한 유해 콘텐츠 방지를 위해 직접 개입해야 하며, 이는 현재 온라인에서의 댓글들이 현실 속 폭력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할 때 특히 더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하산 의원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네오나치즘 혹은 백인우월주의 등 극단적 혐오 사상을 드러내놓고 표방하면서도 아무런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몇몇 스팀 유저 그룹이다. 이들 그룹 일부는 그러한 사상을 옹호하는 밈이나 이미지를 공개적인 공간에서 제약 없이 사용 중이다.
하산 의원은 직접 목격한 구체적 예시를 들었다. 그는 “2차대전 시기 독일국방군 및 무장친위대 구성원에 관련된 사진과 자료, 혹은 전쟁범죄에 연루된 무장친위대 산하 부대를 상징하는 부대마크 등이 유저 사이에서 사용된다”고 짚었다.
빈번한 나치 용어 사용 문제도 지적하고 나섰다. 예를 들어 나치 경례 구호 ‘하일 히틀러’(Heil Hitler)의 약어인 ‘HH’나 그 변형인 ‘88’(H가 8번째 알파벳인 점에 착안), 나치 정치 슬로건 ‘피와 명예’(Blut und Ehre), 혹은 나치 유대인 학살에 사용된 독가스를 의미하는 지클론(Zyklon) 등 단어가 광범위하고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
하산 의원은 질의서와 함께 여러 예시가 담긴 스크린숏, URL들을 제시한 뒤, 여기 나타난 행동들이 밸브 포럼 운영 정책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물었다. 더 나아가 ▲극단주의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성희롱 ▲성소수자 차별 유저 콘텐츠에 대한 밸브의 관리 절차, 해당 콘텐츠에 대한 유저 민원 처리 절차, 혐오 관련 유저 행동 모니터링 조직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질문했다.
하산 의원은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외신 바이스에 이번 질의서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미국과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극단주의와 반유대주의(나치즘)의 증가는 끔찍하다. 온라인 공간은 이들 사상이 성장하고 조직화하여 현실에서의 폭력까지 조장할 수 있는 사각지대(safe harbor)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토안보위 소속 의원으로서 혐오와 폭력을 방지하는 한편 그간 감시의 사각에서 커뮤니티 관리에 소홀했던 온라인 게이밍 공간들을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다. 밸브에 답변을 요구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하산 의원이 정한 밸브의 답변 기일은 2023년 1월 15일이다.
한편 스팀 내에서 혐오 사상을 옹호했던 유저가 현실에서의 폭력 범죄에 연루됐던 사례는 실제로 존재한다. 지난 2017년 2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내 총격범 윌리엄 애치슨은 범죄 전 수년에 걸쳐 스팀 커뮤니티에서 인종차별적 포스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유저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