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2023년 출시될 대형 MMORPG 준비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MMORPG는 많은 규모의 개발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개발, 운영 및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게임사의 간판이자 주요 먹거리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MMORPG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콘텐츠인 '대규모 분쟁'(이하 쟁)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아직 많은 국내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지스타부터 소식이 들렸고, 2023년 출시가 기대되는 MMORPG 기대작 5종을 모았다. 흥미롭게도 5개 게임 모두 '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최근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BM). MMORPG에는 이런 확률형 아이템이 기본이라는 공식이 이들 게임에서는 어떻게 바뀌어 적용되어 등장할지도 지켜볼 만한 요소다.
# 대규모 전투와 해상전 강조한 '아키에이지 워'
개발사: 엑스엘게임즈
유통사: 카카오게임즈
특징: 해상전이 포함된 전투 콘텐츠
출시일: 2023년 1분기 예정
플랫폼: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출시가 가장 가까운 게임은 올해 1분기 예정인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다.
<아키에이지 워>는 원작 <아키에이지>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후속작으로 시간상으로는 원작의 이전 시대를 그리고 있다. 특히 원작인 <아키에이지>가 전투보다는 생활 콘텐츠 중심이었던 반면 <아키에이지 워>는 제목에 전쟁을 붙일 만큼 전쟁과 전투 요소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MMORPG의 특징인 광활한 맵을 바탕으로 한 필드전과 공성전, 해상전 등 대규모 전투를 선보일 예정이다.
개발사인 XL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만의 전투 콘텐츠로 ‘양손검’, ‘한손검’, ‘활’, ‘단검’, ‘지팡이’까지 총 5종에 이르는 무기를 활용한 스킬 액션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착용한 무기에 따라 이용자가 구사할 수 있는 스킬과 공격 범위 등이 다르기에 한 층 더 다채로운 전투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으로는 PC와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이며, 언리얼엔진 4를 이용한 심리스 맵을 구현하고 있다. 더불어 엘프, 워본, 누이안, 하리하란, 드워프 등 5종의 종족이 등장해 각자 고유한 스킬 등으로 PVP나 전쟁에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 "공성전의 대중화" 천명한 '프라시아 전기'
개발사: 넥슨
유통사: 넥슨
특징: 공성전의 대중화 / 24시간 진행되는 공성전
출시일: 2023년 예정
플랫폼: PC, 모바일 크로스플랫폼
관련 기사: [NDC22] '라이트 유저'도 전쟁 MMORPG를 재미있게 할 수 있나요?
다음으로 사전 등록을 예고하며 출시 준비에 들어간 게임은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다.
<프라시아 전기> 역시 "공성전의 대중화"를 목표로 게임 내 길드 콘텐츠인 '결사'와 거점을 점령하고 성장시키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게임이다. 지난 6월 NDC(넥슨 디벨로퍼 콘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프라시아 전기>에서는 모든 유저들이 ‘결사’에 속해 캠프나 거점을 소유할 수 있다. 끊김 없는 원 채널 심리스 월드에서 수십 개의 거점이 존재하며 서로의 거점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펼칠 수 있다고 개발진은 설명했다.
결사가 소유한 거점에서 출발하면 곧바로 전쟁이 시작되며, 24시간 동안 언제든 전쟁이 펼쳐질 수 있다, 심지어 물약을 사고파는 공간에서도 전투가 일어날 만큼 자유도 높은 전쟁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넥슨은 "오픈 시점에서 1년 이상 서비스를 한 경쟁작에 준하거나, 더 많은 분량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몰입감 있는 세계관과 이야기, 심도 있는 콘텐츠를 통해 유저를 게임에 끌어들인 다음, 자연스럽게 '결사'를 활용한 콘텐츠에 이끌리도록 유도해 "공성전의 대중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넷마블에프엔씨 장현진 개발총괄은 <아스달 연대기>가 "모험의 재미, 전투의 재미, 사회의 재미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원작 드라마에서 선보인 세계관 확장을 통해 "모험의 재미"를 선보이고, '액션'과 '역할 중심의 파티 던전 공략'을 통해 "전투의 재미"를 제공하며, MMORPG의 핵심인 정치와 쟁을 통해 "사회의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의 재미를 위해 유저가 소속될 수 있는 세력 시스템에도 변화를 더했다. 주요 세력인 ‘아스달’과 ‘아고’ 외에도 용병 역할을 하는 '무법 세력'이 존재한다. 또 하나의 세력인 무법 세력은 오로지 전쟁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양쪽 세력에 용병으로써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 역할로 두 세력의 균형추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장현진 개발총괄은 "일정 주기로 계산되는 세력의 균형에 따라 약세 세력 쪽으로의 용병 보상에 변동이 생기며 무법세력은 약세 세력에서 용병 역할을 하며 두 세력 간의 균형을 잡게 만든 방식과 이 과정에서 연맹 간의 정치 경제적인 이권 다툼이 이 게임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스달 연대기>에는 밀도 있는 생활 콘텐츠가 존재한다. 실제 낮과 밤, 날씨, 기후 등이 캐릭터의 성장, 아이템 파밍에 이르기까지 매우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줄 예정이다.
예를 들어 극지의 냉대 지역에서는 추위와 오한 때문에 능력치가 감소한다. 유저는 따뜻한 요리와 의상을 갖춰 입어 추위에 저항하고, 따뜻한 요리를 만들기 위해 열대 지역에서만 채집할 수 있는 약초를 모으는 식이다.
<TL>은 차세대 MMO로 개발 중인 엔씨의 PC·콘솔 플랫폼 신작이다. 슬로건은 ‘PLAY FOR ALL’이며,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디렉터스 프리뷰 동영상에서 엔씨는 <TL>의 명칭을 바탕으로 게임의 큰 방향성을 설명했다. ▲배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전투와 경쟁을 벌이는 ‘THRONE’ ▲환경이 살아있는 월드에서 모험과 자유를 만끽하는 ‘LIBERTY’ ▲국가와 세대 등 모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AND’다.
먼저 LIBERTY는 서로 연결되어 각 장소가 계속해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가령 커다란 던전의 하나의 공간으로 구상되어 있어, 단번에 마지막 층으로 갈 수 있고 다른 층의 유저에게 도움이나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다양한 스킬 연계로 궁극적으로는 조합의 즐거움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프리 클래스’ 시스템 또한 강조됐다. 사용자는 무기를 선택해 직접 게임 내 역할을 결정할 수 있다. ‘클래스’ 등 게임의 틀에 갇히지 않고 상황에 맞춰 2가지 무기를 조합, 약점의 극복과 강점의 최대화를 노릴 수 있다.
이밖에도 위기 상황에 맞서 타이밍을 맞춰 자신을 보호하는 ‘디펜스 액션’도 무기별로 마련되어 있다. 이처럼 사용자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 전투의 세부적 양상을 조절해 나갈 수 있다.
PvP 콘텐츠 참여 여부에서도 사용자의 유연한 선택이 강조된다. <TL>은 대부분의 지역이 ‘PvP(Player vs Player)’ 불가 지역인 ‘안전지역’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보스 등 특정 경쟁 이벤트에 한정해 해당 영역이 PvE(Player vs Environment)와 PvP 지역으로 활성화된다. 이때 해당 경쟁에 참여할지에 대한 여부는 전적으로 유저가 선택할 수 있다고 엔씨는 설명했다.
# 1,000명 단위 대규모 PVP... '나이트 크로우'
개발사: 매드엔진
유통사: 위메이드
특징: 1,000명 단위 대규모 PVP / 언리얼 5 엔진 사용
출시일: 2023년 4월 목표
플랫폼: PC, 모바일 크로스플랫폼
위메이드가 서비스하고 매드엔진에서 개발하는 신작 MMORPG <나이트 크로우> 역시 티저 사이트를 출시하고 2023년 지속적인 정보 공개를 예고했다.
<나이트 크로우>는 언리얼엔진 5로 제작된 MMORPG로, 모바일과 PC 플랫폼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실사풍 그래픽 기반으로 중세 유럽 세계관을 구현해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지난 지스타 2022에서 발표를 토대로 정리하면,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16종으로 오픈필드형 MMORPG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00명 단위의 대규모 PVP, ’글라이더’를 활용해 지상과 하늘을 넘나드는 액션, 캐릭터 간 물리적 충돌 구현 등 끝없이 펼쳐지는 오픈필드 속 전투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나이트 크로우> 개발을 맡은 매드엔진은 글로벌 게임 <V4> 개발을 총괄한 손면석 대표와 <히트> <오버히트>를 개발한 이정욱 대표가 함께 설립한 RPG 전문 개발사다. 지난해 개최된 ‘지스타 2022’ 현장에서 위메이드와 함께 <나이트 크로우>를 최초 공개한 바 있다.
#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바뀔까?
앞서 소개한 5가지의 게임에서 '비즈니스 모델'(BM)이 어떻게 등장할지도 중요하게 봐야 할 요소다.
최근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만약 해당 게임의 BM이 지나치게 확률형 아이템만에 의존하고 있다면, 아무리 확률형 아이템에 익숙한 게이머라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유저의 수가 무엇보다 중요한 MMORPG에겐 치명적이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골자로 한 게임법 개정안이 문체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며 법사위의 심사와 국회 본의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더라도 법이 실효되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지만, 게이머들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담은 규제안은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앞서 언급한 5가지 MMORPG는 대형 게임사들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보다 여론을 받아들여 '유저 친화적인 BM'을 보여줄지, 아니면 '기존 MMORPG의 BM'을 고수할지는 해당 게임들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