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과 함께 '구글 매출 순위 TOP 10'을 찍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던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무기미도>가 여러 의미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게임을 개발한 '아이스노 게임즈'가 지난 2020년 10월, "중국에 대한 (한국 유저의) 모욕이 한계를 넘었다" 라며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던 <샤이닝 니키>의 개발사 '페이퍼 게임즈'와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유저들의 의혹 제기에 <무기미도> 측은 지난 2월 14일, 공식 카페를 통해 해명문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인 '아이스노 게임즈와 페이퍼 게임즈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스토어에서 '별점 1점 주기 운동'을 펼치는 등. 논란은 현재 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다.
[관련기사] “중국 모욕 한계 넘었다” 샤이닝니키, 일주일만에 서비스 종료 선언
<샤이닝 니키>는 지난 2020년, 페이퍼 게임즈의 한국 지사인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를 통해 국내 자체 서비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소위 '한복 공정' 사건이 터진 이후 곧바로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으며,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 또한 2020년 12월 17일, 해산 및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그런데 6일 후인 2020년 12월 23일, '쯔이 코리아' 라는 이름의 새로운 회사가 설립된다. 주소지는 본래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가 있었던 '서울 특별시 청계천로'로 동일하며, 해당 회사의 대표이사 또한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의 청산인으로 등록된 '추이꾸이즈' 였다.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가 마지막으로 있던 사무실에 그대로 '쯔이 코리아'가 설립되었다.
이에 대해 <무기미도> 측은 지난 2월 14일 해명문을 통해 "원활한 한국 서비스를 위해 A회사(페이퍼 게임즈 코리아)의 한국 지사 인력 중 일부를 채용하게 되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는 큰 인력의 변경 없이 사실상 '간판만' 쯔이 코리아로 바꿔 달고 계속 한국에 유지되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이 '쯔이 코리아'가 바로 <무기미도>의 개발사인 '아이스노 게임즈'(중국명: 쯔이 테크)의 한국 지사다.
결국 <샤이닝 니키>를 서비스했던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가 '쯔이 코리아'로 이름만 바꿔서 <무기미도>를 서비스 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가 '쯔이 코리아'로 이어진 것은 이번 논란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난 2020년 <샤이닝 니키>의 '한복 공정' 논란은 한국 지사인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가 아닌 중국 '페이퍼 게임즈' 본사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샤이닝 니키> 측이 올린 게임의 서비스 종료 공지를 보면 글을 올린 주체가 기존의 한국 지사 운영진이 아니었으며, "게이머들의 언론"(게이머들의 발언) 같은 한국에서 쓰이지 않는 표현을 다수 쓰는 등. 중국 페이퍼 게임즈 본사가 직접 공지를 올린 정황이 다수 발견된다.
결국 이번 <무기미도>의 논란 또한 핵심은 과연 '아이스노 게임즈'(쯔이 테크)와 중국 '페이퍼 게임즈' 본사가 어떤 관계이냐를 따지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페이퍼 게임즈와 아이스노 게임즈는 서로가 '협력 관계에 있을 뿐 별개의 회사' 라며 남남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페이퍼 게임즈(苏州叠纸网络科技有限公司)와 아이스노 게임즈(上海自意网络科技有限公司)의 기업 정보 조회를 통해 지분 구조와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서로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두 회사가 완전히 '남남' 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수상한 정황이 다수 발견된다. 일례로 중국 시나 닷컴에서 중국 게임 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근거로 2022년 말 작성한 기사를 보면, 페이퍼 게임즈는 <샤이닝 니키> 같은 여성향 게임이 아닌 보다 일반 성향의 서브컬처 게임 신작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총 12개의 신작 개발을 추진한 것으로 나온다. 각각의 신작에는 X1부터 X12까지 일련번호를 붙였는 데, 이 중 'X1'이 바로 <무기미도>로 보도되었다.
또한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다수의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이스노 게임즈와 페이퍼 게임즈는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상하이에 위치한 아이스노 게임즈와 페이퍼 게임즈의 자회사 중 하나(上海叠纸科技有限公司)는 한 때 같은 건물의 사무실 바로 이웃해 위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아이스노 게임즈(쯔이 테크)가 2020년 12월 31일까지 사용한 사무실의 주소
아이스노 게임즈 측은 지난 2월 14일, <무기미도> 공식 카페를 통해 올린 공지사항에서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의 인원 중 상당수가 '쯔이 코리아'로 이동한 것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인 '아이스노 게임즈'(<무기미도> 개발사)와 '페이퍼 게임즈'(<샤이닝 니키> 개발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절 해명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논란은 더 확산되고 있다. 결국 두 회사의 관계에 대해 아이스노 게임즈 측의 책임 있는 해명이 없다면 이는 <무기미도>의 한국 서비스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페이퍼 게임즈는 지난 2020년, '한복공정' 논란이 발생한 이후 단순하게 게임을 서비스 종료한 것이 아니라 "한국 유저들을 비난" 하며 떠났다. 당연하지만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역사상 다시 없을 초유의 사태였다.
이제 그로부터 고작 2년이 조금 지났을 뿐이다. 그 때의 상처와 기억이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만큼, 결코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가벼운 문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