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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128억 원 쓰고 1달 만에 서비스 종료한 모바일 게임. 이유는?

마벨러스의 사쿠라 이그노라무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4랑해요) 2023-04-04 14:17:09
만우절 농담인 줄 알았는데 사실이었다.

일본 게임 개발사 '구미'(gumi) 산하의 '스튜디오 FgG'가 개발하고 '마벨러스'가 유통을 맡아 2월 27일 출시한 SRPG 모바일 게임 <사쿠라 이노그라무스>(サクライグノラムス)가 3월 31일 공식적인 서비스 종료 소식을 발표했다.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일어난 일이다.

개발진은 "제반 사정으로 인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으며 "너무나 이른 서비스 종료인 만큼, 전액 환불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쿠라 이노그라무스>가 출시 1달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이유는 흥행부진이 원인이다. 마벨러스는 3월 <사쿠라 이노그라무스>에 대해 "매출액이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 개발 비용의 회수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며 13억 엔(한화 128억 원)을 전액 영업 손실로 계상하고 연간 연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영업 이익 예상액이 40억 엔에서 25억 엔으로 줄었다. 

프로듀서 '이마이즈미 준'은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서비스 종료 발표가 되어, 이용자 여러분 그리고 3년간 작품에 관여해 주신 스태프 여러분에게 큰 폐를 끼치게 되었다"라며 "이용자 분들의 많은 지적이 있었지만, 재미있는 게임으로 수정할 가능성이 보였고 대응하고자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라고 언급했다.

 

(출처: 마벨러스)

 

 

# 어떤 게임이었길래?

 

<사쿠라 이노그라무스>는 2018년 서비스를 종료한 <시노비 나이트메어>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이다. 일종의 후속작이지만, 콘셉트와 설정을 제외한 게임 시스템은 크게 바뀌었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우마무스메>나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이하 파워프로)에서 등장한 석세스 모드의 게임 시스템을 그대로 따 왔다.

기본적으로 턴제 SRPG의 틀을 띄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사용할 캐릭터는 별도로 육성해야 한다. <우마무스메>나 <파워프로>와 같이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으며, <우마무스메>의 '인자'처럼 캐릭터에게 보너스 능력을 주는 별도의 캐릭터를 지정하고 '서포트 카드'를 6종 편성해 약 80여 턴 동안 이벤트를 보며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식이다. 

<우마무스메>를 해 봤다면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할 정도로 시스템과 등장 이벤트가 비슷하며, 현지 이용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 놓았다. 뽑기(가챠)도 캐릭터와 서포트 카드 두 종류로 이원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캐릭터의 육성에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벤트와 전투를 스킵해도 캐릭터 육성에만 약 1시간 정도가 소모된다. 특히, 이벤트나 육성을 진행할 때마다 장면 전환 연출이 계속해서 나오기에 더욱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다. <우마무스메>나 <파워프로>가 로딩을 최소화하고 화면 연출 전환을 빠르게 한 것과 비교된다.

육성한 캐릭터는 메인 퀘스트나 아레나 등 핵심 콘텐츠를 진행할 때 사용할 수 있는데, 주요 인물을 제외한 캐릭터의 편성은 5명까지 가능하다. 즉, 난이도가 높은 콘텐츠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모든 캐릭터를 별도로 육성해야 하기에 더욱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캐릭터를 이용한 콘텐츠 역시 2종류 정도에 불과하다.

부족한 그래픽과 UI 면에서도 이용자의 지적을 받았다. SD 캐릭터의 모델링과 스킬 활용 연출이 타 게임과 비교해 떨어지며, UI는 편의성이 부족해 수년 전 모바일 게임을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