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기 드문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투바이트가 산하 스튜디오 ‘펜타피크’ 자체 제작 게임 <스페이스 기어즈>로 개발사로서의 첫발을 내디딘다. 투바이트는 다음, 넥슨, 펄어비스를 거쳐 온 함영철 대표가 지난 2020년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그간 업계에서 번역, QA 등 업무 아웃소싱 기업으로 활약해 온 바 있다.
한편 <스페이스 기어즈>는 업계 베테랑들이 모여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SF RTS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장르를 첫 프로젝트로 선택한 점에서 눈길을 끈다.
투바이트는 4월 20일 안양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과 게임을 모두 알리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자리한 함영철 대표, 이인원 펜타피크 총괄 PD, 신해성 <스페이스 기어즈> PD는 게임의 개발 과정과 주요 특징, 기업의 향후 비전 등을 상세히 밝혔다.
현재 196명 규모의 투바이트는 2년여 전 창립된 스타트업이다. 사업 초기에 로컬라이징, QA, 소셜 마케팅 등 아웃소싱 업무로 자금을 모은 뒤 지난해 하바(HAVAH) 블록체인 메인 파트너사가 된 데 이어 올해 <스페이스 기어즈>와 <스텔라 테일즈> 등 2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투바이트의 게임은 ‘글로벌’을 지향한다. 번역 아웃소싱으로 시작한 글로벌 지향 기업인 만큼 외국인 직원 비율이 높고 해외 시장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했다.
SF 전략 장르를 선택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함영철 대표는 “SF 전략 장르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도전이고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마이너해 보일 수 있지만 글로벌에서는 오히려 대중적이다”고 설명했다.
RTS에 대한 인식에도 오해가 있다고 함 대표는 이야기한다. 그는 “스팀에서는 의외로 전략 게임들의 순위가 높다. 다만 대부분 3~5만 원의 패키지 게임이다. 이것을 우리는 부분 유료화로 공략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발표를 맡은 이인원 총괄 PD는 게임 성격에 맞는 팀 빌딩 과정의 고충을 간략히 전했다.
먼저 두 사람은 각자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기업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업계 베테랑들이다. 팀 전체를 보면, 사내 정규직 38명과 해외 아웃소싱 중인 글로벌 아티스트 2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스페이스 기어즈>는 AI와 로봇기술을 이용, 화성을 테라포밍해 이주하려던 인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1차 시도는 화성의 정체미상 존재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고, 철지부심한 인류는 30여 년 후, 보다 강화된 메크를 앞세워 2차 테라포밍에 도전한다. 게임은 이 시점부터 시작된다.
기본 설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스페이스 기어즈>는 SF, 메카닉, 테라포밍 등 국내 유경험자가 적은 테마가 복합되어 있다. 이 때문에 팀 빌딩단계부터 쉽지 않았다고 이인원 총괄 PD는 전했다. 특히 예술 팀 빌딩에서는 아트스테이션에서 직접 적합한 아티스트를 찾고 800여 명에게 직접 연락하는 ‘원시적’방법으로 국내 기준 AD급 인력 20명으로 팀을 꾸릴 수 있었다.
한편 개발진은 빠른 개발을 목표로 삼아 유니티 엔진을 선택하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메크의 비주얼 퀄리티는 타협하지 않고자 했다. 이를 위하여 물리기반 렌더링, 웨더링 효과 등 유니티의 고해상도 렌더 파이프라인(HDRP) 상에서 구현 가능한 요소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신해성 PD는 게임의 핵심 게임플레이 메카닉 4가지를 설명했다. 각각 캠프, 홈베이스, 실시간전투, 메크 등이다.
먼저 ‘캠프’는 자원 수집이 이뤄지는 생산 거점으로, 시설물을 지어 채굴과 테라포밍을 진행한다. ‘홈베이스’는 수집한 자원과 보상으로 메크를 조립하고 기술을 연구하는 기지 개념이다.
‘실시간 전투’에 있어서는 RTS의 익숙한 재미를 살리면서도 장르 고유의 스트레스 요소는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건설과 생산 요소를 제거하고 미리 편성한 부대로 전투를 벌여 빌드오더 학습이나 부대 생산 등 소요를 줄이고 전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개별 유닛의 마이크로 컨트롤을 요구하는 대신 부대 단위로 전투를 벌이게 했다. 부대는 진형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사거리나 스킬 등이 바뀐다. 이는 사전 편성된 부대로 전투를 벌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전투 내 상성 고정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렇듯 간단한 컨트롤 방식과 부대 사전편성 개념을 통해 즉각적인 물량전(한타) 상황이 자주 펼쳐지게 되면서 화려한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원을 소모해 사용하는 인공위성 폭격, 용병소환 등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전략 액션’ 요소도 더했다.
게임모드는 적세력 ‘레드원’을 상대로 벌이는 섬멸전, 디펜스 등 PvE 모드와, 랭크전, 친선전, 2대2 협동전 등 PvP모드가 존재한다. 런칭 후에는 보스 토벌전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마지막 요소인 ‘메크’는 <스페이스 기어스>의 핵심이다. 메크에는 세 종류의 제조사가 존재하며, 같은 모델이라도 서로 다른 스탯과 패시브 스킬을 가지기 때문에, 유저들은 더 나은 메크 획득을 위해 노력하게 될 예정이다.
메크는 부대 단위로 움직이며, 리더와 휘하 유닛을 일일이 설정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무기 세트’ 장착 상태에 따라 각 메크의 공격 방식이 변화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 게임 설명을 보니, 캠프와 홈베이스 등 개념에서 SLG와 같은 특징이 보인다. 일반적인 RTS는 서로 같은 베이스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캠프와 홈베이스의 성장이 전투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인가?
A. 함영철 대표: 성장이 없지는 않다. <피파> 시리즈 및 <클래시 로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보유한 덱이 좋아지면 대전에서도 상위 랭크와 대전하게 되는 PvP 랭킹전을 구상하고 있다. 성장 요소로 인한 유저간의 강함 차이가 발생하긴 하겠지만,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Q. 글로벌 시장에서는 P2W을 싫어하는 경향이 크고 대전 게임에서는 더욱 그렇다. BM을 어떻게 구성할 계획인지?
A. 함영철 대표: 우선 배틀패스 등 치장 아이템이 있다. 게임 특성상 많은 메크 수집이 필요한데, 이렇게 수집한 메크들을 꾸밀 수 있는 아이템들이다.
다른 요소로는 성장 가속이 있다. 예를 들어 캠프에서의 자원 수집 등을 가속할 수 있다. 과금은 성장 속도에 영향을 줄 뿐, 이를 통해 무과금 유저가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방지할 것이다.
A. 신해성 PD: 성장에는 한계가 있고, 랭킹 매치의 경우 그 한계가 비슷한 선에서 서로 대전이 이뤄지게 된다. 유저간 성장 수준이 많이 비슷한 상황에서 PVP가 가능하다.
Q. RTS 장르에서 직관성은 중요한 요소다. 앞서 같은 유닛이어도 다른 패시브가 존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경우 제대로 된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을 듯하다.
A. 신해성 PD: 많은 보완이 이뤄지고 있는 지점이다. 다만 패시브 스킬의 경우 액티브 스킬처럼 서로 그 작동형태가 크게 다른 것은 아니고 스테이터스를 조절하는 역할이다. 더 나아가 대전이 시작되기 전 화면에서 어느 정도 확인 가능하며, 인게임에서도 전장의 안개를 넘어서 상대를 식별하고 나면 인터페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지난 10월 최초 발표 당시에는 NFT를 접목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지금은 취소된 것인지?
A. 함영철 대표: 브랜드를 분리하자는 결론이 있었다. 당초 게임을 <크립토 기어즈>로 명명했었는데,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는 P2E 심의가 안 나온다. 그래서 <스페이스 기어즈>로 게임을 분리 일반 RTS로서 게임성으로 우선 승부를 보기로 했다.
동남아, 남미 등지에서는 <크립토 기어즈>라는 이름으로 하바 블록체인에 기반한 별도 버전을 준비할 생각이다. 메크와 화성의 부지를 NFT화해서 인게임 경제를 구성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스페이스 기어즈> 버전에서는 유저간 메크 거래가 불가하지만 <크립토 기어즈>에서는 가능할 것 같다.
Q. 3분기 얼리액세스 예정 중이라고 했는데, 지속기간과 성과 목표 및 예상치는?
A. 함영철 대표: 3~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기존 대형 게임들처럼 집중 마케팅으로 오픈시점 사람이 몰렸다가 즉시 빠져나가는 그림은 원치 않으며, 차곡차곡 유저를 모아나갈 목표로 라이브서비스할 계획이다.
내심의 기대로는 2018년 스팀에 출시한 <배틀테크>라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은 패키지 유료 게임으로 싱글 턴제 전략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동시접속자 최대 3만 5,000명을 기록했다. <스페이스 기어즈>도 높은 퀄리티와 부분유료화를 통해 3만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전할 말씀을 부탁드린다.
A. 신해성 PD: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잘 만들고 있다. 재미에 집중한 게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완성하겠다.
A. 이인원 총괄 PD: 글로벌 스튜디오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길 바라고 있다. ‘글로벌’은 규모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게임을 만드는지에 따라 갈리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A. 함영철 대표: 2020년 창업해 번역 아웃소싱으로 시작했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히 쌓인 상황에서 글로벌로 나가야겠다고 판단했고, MMORPG를 만드는 대신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글로벌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그리고 스팀에서의 RTS 시장성을 믿고 이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추구하고자 한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며,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