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스팀 ‘퍼즐 게임 축제’ 할인 행사가 시작됐다. 5월 2일 행사 종료 시점까지 갖가지 콘셉트의 퍼즐 게임을 할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수백 가지 할인 품목 중, 이번 세일에서 스팀 플랫폼 내 최저가 기록을 경신한 게임들을 살펴봤다. 누구나 공감할 ‘잠 못 드는 밤’을 소재로 한 캐주얼 퍼즐에서부터, 소꿉친구와 함께 초자연적 세계를 여행하는 스토리 중심 퍼즐까지 다양한 작품이 리스트에 올랐다. 장르 특성상 대부분 5,0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 또한 이들 게임의 주된 매력 포인트다. 관심 가는 게임이 있다면 부담 없이 즐겨보자.
<인섬니아: 시어터 인 더 헤드>는 제목처럼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인공의 머릿속을 소재로 삼은 독특한 상상력의 포인트 앤 클릭 퍼즐 게임이다. 침대에 누워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그 내면에서 펼쳐진 심란한 ‘무대’를 병렬로 배치한 화면 구도가 인상적이다.
눈을 꼭 감았는데도 왜곡된 비주얼로 뒤엉켜 펼쳐지는 방 안의 모습, 마지못해 꺼내든 스마트폰 화면 속 명멸하는 이미지들, 그리고 엄습해 오는 아픔을 매력적 손 그림으로 표현해 내 시각적으로 큰 즐거움을 준다. 여러 인게임 퍼즐들은 고도의 메카닉적 재미보다는 인물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표상화하는데 초점을 좀 더 맞춘다.
빙빙 도는 마음속 무대를 난잡하게 나뒹구는 심볼들을 서둘러 클릭해 없앨 때 유저가 느끼는 것은 ‘잠들기’라는 당장의 태스크 해결보다 더 근원적 차원의 해답을 원하는 주인공의 애닳는 마음이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유저들을 위로하는 엔딩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임플레이는 30여분 내외로 짧지만, 가격 역시 정가 3,000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이벤트 기간 2,260원에 판매 중이다.
<캣츠 오거나이즈드 니틀리>는 일정 형태의 그리드 안에 고양이 모양의 퍼즐 피스를 정돈해 넣는 2D 조각 퍼즐이다. 주어진 퍼즐 조각들이 빠짐없이 그리드 안에 모두 배치되면 스테이지를 돌파할 수 있다.
정가 3,300원(현재 2,310원)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80개에 달하는 스테이지가 제공돼 콘텐츠 분량 측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30여 가지의 다양한 피스 형태에 맞춰 직접 그린 귀여운 고양이 일러스트 역시 호평의 배경이 됐다.
한편 후반부로 갈수록 한 스테이지에 채워 넣어야 하는 피스의 개수가 많아지면서 사랑스러운 비주얼에 비해 난도가 높다고 말하는 일각의 평가도 있다. 거의 동일한 시스템에 주인공(?)만 강아지들로 바뀐 <독스 오거나이즈드 니틀리> 역시 같은 가격에 할인 중인 점도 특기할 만하다.
<더 가든즈 비트윈>은 ‘베프’ 사이인 두 청소년 아리나와 프렌트를 주인공으로 한 어드벤처/퍼즐 게임이다. 두 인물이 초자연적 ‘정원 섬’들로 이뤄진 아름답고 미스터리한 세계 안에서 겪는 모험을 다뤘다.
각각의 섬은 하나의 작은 스테이지 역할이다. 주인공들은 섬 둘레에 나선형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랜턴 형태의 ‘빛’을 정상까지 옮겨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이때 유저는 섬을 시계/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시간을 조절, 주인공들과 여러 오브젝트의 상호작용 순서를 바꿔 이들이 성공적으로 빛을 운반할 수 있도록 도우면 된다.
섬에 동화처럼 늘어선 여러 사물은 주인공들이 지내온 시간을 상징한다.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정감 있는 오브젝트들과 스테이지 중간의 짧은 컷씬들을 통해 우정과 추억의 테마를 전달한 스토리텔링 방식이 독창적 퍼즐 메카닉과 함께 호평받았다. 다만 퍼즐은 그 독창성에 비해 난이도 측면의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따른다. 정가 대비 87%의 할인율로 현재 2,66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파페투라>는 종이 공예 기술을 접목해 만든 독보적 비주얼로 마니악한 반응을 얻었던 2021년 작품이다. 제작자가 직접 수년에 걸쳐 종이를 오리고, 붙이고, 다듬어 ‘수제 배경’을 만든 뒤, 이를 인게임 배경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썼다.
게임 시스템상으로는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로 구분되며, 장르의 흔한 문법을 따라 간단한 퍼즐을 해결해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따른다. 스토리 상으로는 집이 불타버릴 위기에 처한 두 ‘생명체’의 짧은 여정을 담고 있다.
예술적 비주얼과 귀엽고 흥미로운 스토리, 창의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퍼즐 등으로 호평받았다. 반면 퍼즐이 지나치게 쉽다는 의견, 스토리가 다소 뒤죽박죽이라는 의견이 종종 제시되며, 2시간여에 달하는 분량에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들도 있다. 50% 할인된 6,250원에 판매 중이다.
<사이저블>은 아기자기한 디오라마 스타일의 스테이지마다 주어진 미상의 과제를 찾아 해결하는 퍼즐 퍼즐 게임이다. 38개 기본 스테이지와 10개 히든 스테이지로 구성되며, 플레이 분량은 약 3시간이다.
로우 폴리곤으로 구현된 다양한 테마의 디오라마를 살펴보며, 그 안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해 숨겨진 ‘기둥’ 세 개를 찾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달의 크기를 줄여 ‘썰물’을 유도해 해안의 바닥을 드러내거나, 태양의 크기를 키워 스테이지의 ‘계절’을 바꾸는 등의 창의적 해법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다만 일부 스테이지의 경우 상호작용과 해법 사이의 논리적/상식적 연결이 허술하다는 점이 호불호 갈리는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정가 10,500원에 비하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종종 보인다. 이벤트 기간에는 70% 할인된 3,100원에 판매된다.
<노 맨즈 스카이>의 헬로 게임즈가 제작한 <더 라스트 캠프파이어>는 ‘잉걸불’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주인공 잉걸불은 길을 잃고 알 수 없는 공간을 헤매면서, ‘허망’으로 변한 잉걸불들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시키는 과정을 밟아나간다.
허망을 일깨우는 과정과 여정 중간중간의 길 찾기 과정에는 다양한 퍼즐이 배치된다. 대다수 퍼즐 메카닉은 타 게임에서 한 번쯤은 접했을 만한 문법을 조금씩 변형한 것들이어서, 독자적인 게임 룰을 따로 익힐 필요가 없지만, 반대로 창의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아름다운 비주얼, 쾌적한 조작감, 주인공의 귀여운 외모와 움직임, 그리고 삶의 허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의미를 찾아나가야 한다는 잔잔한 메시지 등을 통해 힐링 게임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5~6시간에 달하는 게임플레이 분량도 호응을 얻었다. 정가 16,500원으로, 금번 할인 기간에는 3,300원에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