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고 기나긴 법정 다툼의 막이 올라갈 예정이다.
MS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승인을 거부한 영국 경쟁시장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을 상대하기 위해서 데이비드 패닉 경(Lord David Pannick KC, 이하 패닉)을 고용했다. 그는 수많은 EU 규제에 대한 재판에서 승소한 경험이 있는 ‘거물’ 변호사다.
지난 4월 26일, 영국 CMA는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승인을 거절했다. 양사의 합병이 콘솔 게임시장을 경쟁을 왜곡하지는 않지만, 클라우드 시장에 악영향이 있다는 이유다. 현재 MS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등의 킬러 타이틀을 갖고 있는 액티비전-블리자드가 MS에 인수된다면 클라우드 시장 독과점의 우려가 있다는 게 CMA의 판단이다.
당시 CMA는 보고서를 통해 “MS는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서 강력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여기에 액티비전 게임들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독점 콘텐츠로 삼는다면 과한 상업적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CMA 판단의 근거는 MS의 ‘전적’이다. CMA는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해 그 산하 게임을 자사 플랫폼 독점 콘텐츠로 만드는 전략은 MS가 기존 여러 인수 사례에서 사용해 온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이파이 러시>, <그라운디드>등 현재 다른 콘솔에서 플레이할 수 없는 MS 산하 게임 개발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추정된다.
결정을 내리기 전 MS는 CMA의 우려에 해결책을 제시했었다. 향후 10년간 특정 경쟁 게임사 플랫폼에 일정 범주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MS는 소니, 닌텐도 등의 경쟁사 플랫폼에 <콜 오브 듀티>를 10년간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제시한 바 있다. 소니는 모종의 이유로 이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CMA는 MS의 제안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CMA에 따르면, “MS가 구체적으로 제안한 해결책들을 살펴본 결과 중대한 결점을 다수 발견했으며, 따라서 제안을 수용할 수 없었다”라며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승인 거부를 명확히 했다.
MS는 CMA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패닉을 변호사로 고용했다. 패닉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맨체스터 시티, 전 BBC 국장 마크 톰슨 등을 고객으로 삼은 영국 최고의 변호사 중 한 명이다.
또한 패닉은 수많은 EU 관련 규제에서도 승소를 거둔 전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인텔이 마이크로 칩 시장을 부당하게 지배하고 있다는 이유로 10년 동안 11억 유로의 벌금을 내렸던 EU의 판결을 번복시킨 전력이 있다.
한편 MS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와 관련하여 미국 연방 거래 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는 인수합병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지난해 12월 제기했고, 오는 8월 소송 심리가 시작된다. 또한 EU는 독점문제 합의가 결렬됨에 따라서 오는 5월 22일 2차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