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이곳은 마케팅 맛집으로 유명한 '에피드게임즈'다. '에피드게임즈'는 인터넷 밈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고릴라나 침팬지 등의 유인원 사진을 조악하게 합성하여 만든 '짤방'을 활용해 큰 주목을 받았다.
에피드게임즈는 이번 행사에서 서브컬처 기반의 수집형 RPG 게임 <트릭컬 Re:vive>를 선보이고 있다. 작품의 제목에 부활이란 뜻의 'revive'가 붙은 이유는 게임은 이미 한 차례 <트릭컬>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지만 바로 서비스 종료로 이어졌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트릭컬>은 지난 2021년, 통통한 볼살을 자랑하는 캐릭터로 인기몰이를 하던 '디얍' 작가가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반 서버 오픈 당일 여러 문제가 동시에 일어났다. 모종의 이유로 구글의 승인이 계속해서 늦어져 오픈 시간이 5시간 넘게 지체되었으며, 서버가 열린 후에도 각종 오류가 반복되어 게임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정현 대표는 3시간 만에 게임 리셋을 발표했다. 그는 '결혼과 이혼을 제외하면 24시간 안에 결정을 내리는 편'이라고 농담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제서야 말하는 거지만 그때는 정말 '망했다' 싶었죠. 제가 오픈한 지 세 시간만에 엎어야 겠다고 결정을 했거든요. 여기서 포기하면 어떡하냐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저는 오히려 그때 확신이 있었어요. 어설프게 진행하면서 유저들과 팬덤을 모두 놓치느니 여기서 리셋하는 게 맞으니까요.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꼴은 면하고 싶었거든요."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로 배수진을 친 그는 이후 '다시 만든' <트릭컬>을 통해 여러 번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좋은 개발자들도 여럿 영입했다. 처음 서버를 오픈할 때 열 명으로 구성되었던 개발팀이 최근에는 서른 명까지 늘어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응은 '대박'이었다. 지난 달에 진행되었던 게임의 파이널 베타 테스트의 결과는 놀라웠다. 5천 명이 조금 넘는 테스트 인원 중 4천 3백 명이 다시 접속했기 때문.
"1차 테스트 때도 재접속률이 좋긴 했습니다만 대상 인원이 적어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싶어서 인원을 대규모로 받았는데 오히려 결과가 더 좋게 나와서 정말 다행이에요. 혹시 저희와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다른 게임사들도 저희를 보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대표는 <트릭컬 Re:vive>를 올해 안에 발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QA에 특히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피드게임즈의 부스는 14일 까지 C10부스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