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6에 나올 PvE 스토리 미션은 15달러(약 1만 9,000원) 번들 상품에 포함된다.”
블리자드가 <오버워치 2> 스토리 PvE 콘텐츠의 유료 판매를 공식화했다. PvE 콘텐츠 축소 발표로 인한 논란이 채 사그라들기 전이다.
6월 12일(현지 시각) <오버워치 2> 공식 블로그에서 블리자드는 PvE 콘텐츠 번들 상품의 가격과 구성을 소개했다. 이 상품에는 ▲<오버워치 2> ‘인베이전’ 스토리 미션 영구 접근 권한 ▲1,000 오버워치 코인(프리미엄 배틀패스 가격과 동일) ▲소전 전설 스킨(단품 19달러) ▲소전 캐릭터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해당 번들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시즌6에서 스토리 미션을 즐길 방법은 아예 없다. 외신 포브스는 블리자드 대변인을 통해 “시즌6 동안에는 스토리 미션을 무료로 즐길 방법이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블리자드가 ‘시즌6 동안’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시즌 종료 이후에라도 스토리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 블리자드는 “시즌이 끝난 뒤라 하더라도 접근권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한다.
이번 발표에 대한 유저 반응은 차갑다. 우선 지난달 있었던 ‘PvE 축소’ 논란이 주된 이유다.
5월 17일 새벽 <오버워치 2> 개발팀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버워치 2> PvE 콘텐츠를 기존 계획보다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게임 공개 당시부터 홍보해 온 캐릭터별 스킬트리와 성장 시스템 개발을 포기했다는 것. 해당 계획을 고수할 경우 PvP 서비스가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유저들은 크게 반발했다. 개발진이 2편의 핵심 콘텐츠로 방대한 PvE 시스템을 늘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1편의 콘텐츠 추가를 대폭 축소한 것 또한 개발진이 <오버워치 2> 제작에 몰두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PvE 콘텐츠 무료 제공을 기대했던 유저 수도 적지 않아 보인다. 블리자드가 PvE 콘텐츠의 유료 판매 여부를 직접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오버워치 2> 전반을 ‘프리 투 플레이’ 게임으로 홍보함과 동시에 그 메인 콘텐츠로서 PvE를 적극 밀어 온 만큼, ‘무료 제공’은 유저들이 충분히 떠올릴 만한 가능성이다.
따라서 유료 판매는 현재 <오버워치>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6월 12일 업로드된 시즌6 콘텐츠 홍보 영상을 보더라도, 스킬 시스템 누락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 달리고, 많은 추천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유저 대부분이 블리자드의 일방적 축소 결정을 중대한 배신행위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유료 판매 결정은 블리자드가 유저와의 약속을 소홀히 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상처받은 유저들의 마음을 헤아릴 생각 또한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쉽다.
한편 <오버워치 2> PvE 개발에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블리자드가 유료 판매를 통해 가능한 만큼의 ‘제작비 회수’를 의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첫 콘텐츠를 무료 배포한다면 앞으로 발매될 추가 PvE 콘텐츠의 유료화에도 유저들이 심리적 저항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소수 유저 사이에서는 이번 번들 상품의 구성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번들에 포함된 오버워치 코인 1,000개의 가격은 9.99 달러(한국 상점 12,400원), 소전 스킨의 가격은 19달러로,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이미 15달러 가격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품의 효용 가치는 구매자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매겨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 코인’과 ‘소전 스킨’에 관심이 없는 유저라면, 스토리 미션 3개는 15달러 가격에 값해야 한다.
스토리 미션의 분량과 품질이 기존 무료 PvE 모드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블리자드의 결정은 비난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대로 15달러 값어치를 상회하는 만족도를 선사했을 때야 비로소 현재의 논란이 얼마간 잠식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실제 그 퀄리티는 어떨까?
6월 13일 북미 블리자드 공식 계정은 외신 게임인포머의 프리뷰 기사를 하나 공유했다. 기자 ‘브라이언 셰아’가 블리자드 본사를 찾아 외부인 최초로 스토리 미션을 플레이해 본 내용을 담고 있다.
미션은 <오버워치 2>의 첫 시네마틱 트레일러 ‘제로 아워’의 내용 직후를 다룬다. ‘제로 아워’에서 다시 모인 오버워치 영웅들은 프랑스 파리를 급습한 ‘널 섹터’를 막아낸다. 널 섹터는 ‘옴닉’(오버워치 세계관의 자율적 인공지능 로봇)들로 구성된 테러 집단으로, <오버워치>의 세계를 이미 파멸로 몰고 간 전적이 있다.
파리의 위협은 분쇄되었지만, 널 섹터는 지구의 다 주요 도시들을 공격하기 시작하고, 그 와중에 일부 옴닉들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납치한다. 플레이어는 리우데자네이루, 토론토, 예테보리 등의 장소에서 미션을 수행한다.
기자는 “각각의 맵은 거대하고, 수행해야 할 임무가 가득하며, 기존 PvE 미션들에서 봤던 이야기와 연계되는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맵의 크기는 기존의 모든 오버워치 맵보다 더 넓다.
각 미션에서는 스토리상 ‘등장할 수 있는’ 캐릭터만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 멤버 중에서도 해당 시점에 팀에 있었던 인물이 아니라면 고르지 못한다. 플레이 동안 제시되는 이야기와 컷씬은 유저들이 선택한 인물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기자는 토론토 미션의 플레이 내용 전반을 공유했다. 우선 스토리 미션의 널섹터 적들은 ‘부위 파괴’가 가능하다. 다리가 부서질 경우 기어서 접근하기도 하고, 손상을 입었을 때는 대미지가 줄어드는 등의 부가 효과가 발생한다.
새로운 유형의 적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추적자’(stalker)는 중력 빔을 이용해 캐릭터를 붙잡아 들어 올릴 수 있고, ‘지배자’(subjugator)는 다른 아군을 무시한 채 보호 대상인 민간 옴닉을 납치한다. 그 외에도 포병 옴닉과 기본 옴닉 병사도 만나볼 수 있고, 이들의 ‘엘리트’ 버전도 상대해야 한다.
한 맵의 ‘플레이타임’은 컷씬을 제외하고 31분 소요됐다. 기자는 “맵의 크기에 놀랐을 뿐만 아니라 전투의 느낌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에도 놀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