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거울과 외모 그리고 비극... 퍼즐 플랫포머 게임 '어글리'

어두운 연출 안에 빛나는 참신한 해법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3-06-22 14:29:43

거울 앞에 설 때마다 고통을 마주해야 하는 한 귀족이 있다. <어글리>의 설정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의 각종 차트 최상단에는 <P의 거짓>, <워헤이븐>이 있지만, 수백 개의 출시 예정작들 중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로 매력을 발산하는 게임이 있다. 오늘 소개할 <어글리>는 인디 개발사 팀 어글리에서 개발 중인 퍼즐 플랫포머 게임으로, 15분 내외의 짧은 데모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어글리>는 어떤 게임이었을까?

 

팀 어글리가 개발 중인 퍼즐 플랫포머 게임 <어글리>

# 거울 속의 나와 이곳의 나

  

<어글리>의 조작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원하는 곳에 거울을 설치하고, 실체와 거울 너머에 비친 허상을 교체하는 일종의 순간 이동을 활용해 다음 공간으로 나아가면 된다. 거울이 등장하는 게임들에서 흔히 등장하는 콘셉트이긴 하지만, <어글리>의 차별점은 '원하는 곳에 거울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거울을 세로로 세워서 설치하느냐, 가로로 눕혀서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이동할 수 있는 방향이 달라진다. 캐릭터와 거울에 비친 상은 대칭으로 움직이지만, 맵은 비대칭이기 때문에, 실체와 허상을 넘나들며 끊어진 사다리를 교차로 오르거나, 한쪽에서는 점프로 닿을 수 없는 곳을, 반대편에서 등반해 다시 돌아오는 방식도 활용된다.  

 

거울에 비친 상이 닿을 수 없던 열쇠에 있는 모습이다. 거울 너머로 이동만 하면 열쇠를 얻기 직전인 상황.
그렇다면 위에 가로로 놓인 거울은 어떻게 설치했을까? 하나의 퍼즐 안에서도 적잖은 무브를 요구했던 방이다.

#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다

  

맵의 배경에는 크레파스로 그려진 두 아이가 곳곳에서 보인다. 위치에 맞춰 거울을 놓고 주인공과 거울상을 크레파스로 그려진 아이들의 자리에 서게 하면, 과거의 기억이 재생된다. 어린 시절부터 양육자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주인공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강요된 것인지 자발적인 것인지는 몰라도 기억 속 모습에서 주인공은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이런 아픈 기억들 때문인지 데모 버전은 술병이 가득한 방에서, 주인공이 귀족의 옷을 입은 채 외로이 눈을 뜨는 것으로 시작된다. 술을 마셔 기억을 지우고 방의 초기 상태로 리셋하는 것도 하나의 조작 방법으로 구현되어 있다. 주인공은 어떤 삶을 살아왔던 것일까?

데모 버전에서는 마지막 열쇠를 찾아 문을 열었을 때, 다음 공간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거대한 괴물에게 주인공이 붙잡히는 충격적인 엔딩을 보여줬다.    

 

주인공의 뒤로 산더미처럼 쌓인 술병들

크레파스 그림에 맞춰 서면 불편한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데모 버전의 엔딩. 주인공은 어떤 존재에게 잡아먹히는 것일까? 자신의 과거? 과거에 자신을 괴롭혔던 양육자?

# 대칭마저 깨트린다!

  

주인공에게 어느 날 떨어진 이 거울이 일반적인 거울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어글리> 스팀 페이지에서는 얼음처럼 보이는 곳에 거울상이 닿았을 때 본체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시차를 활용하는 퍼즐도 소개됐다. 평범한 거울이라면 거울 너머로 이동하는 것도, 거울상과 본체가 다르게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할 텐데, 이 특이한 거울은 무엇을 비추고 있는 것일까?


<어글리>의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보스전의 예시로 거대한 자주색 액체 괴물에게 쫓기는 장면이 등장했다. 게임 설명에서도 "거울 메커니즘으로 어려운 퍼즐 룸을 돌파하고 강력한 보스들을 무너뜨리며 추악한 진실의 조각을 맞춰야 한다"고 언급된 것처럼, 정식 출시 이후 보스전은 <어글리>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글리>는 2023년 연내로 스팀 플랫폼에서 출시 예정이다. 

  

스팀 페이지에 소개된 플레이 중 일부. 얼음처럼 보이는 곳에 닿으면 거울상이 본체보다 느리게 움직인다.

트레일러 영상에 소개된 보스전 중 일부. 거울 하면 생각나는 레이저를 반사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장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