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는 콘솔 전쟁에서 패배했다.'
'Xbox는 3개 주요 콘솔 중 3위...'
미국 청문회에서 나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말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위한 MS의 '약자 코스프레'일까?
영국 CMA에 이어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FTC의 인수 중단 가처분 신청에 따른 청문회가 22일(현지 시각) 시작됐다. 소송 당사자와 법률대리인은 설명 또는 의견을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거나 설명이나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번 청문회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서 22일부터 23일, 27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독점으로 인해 콘솔 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해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프랜차이즈가 있으며, MS가 이전에도 제니맥스 미디어 사례와 같이 인수 후 경쟁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는 것이 주요 논거다.
MS는 의견서와 법정 진술에서 자신을 콘솔 시장의 약자로 묘사했다. Xbox 콘솔은 시장 점유율 16%, 콘솔 시장 매출의 21%를 기록했으며, 세 가지 주요 콘솔 중 3위의 시장 추종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Xbox는 콘솔 전쟁에서 패배했다"라는 발언도 나왔다.
이는 FTC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FTC는 Xbox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뤄진 '고성능 콘솔 시장'에서 독점이 우려된다는 우려를 보였기 때문이다. MS는 이는 FTC가 임의로 정의한 시장이며, 의도적으로 닌텐도 스위치와 PC 플랫폼을 제외한 것이라 비판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Xbox는 닌텐도 스위치와 플레이스테이션 모두 경쟁 상대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Xbox의 보급형 모델인 시리즈 S는 닌텐도 스위치 OLED 모델보다 50달러(한국 발매 가격 기준 17,000원) 저렴하며, 플레이스테이션 5 디스크 에디션에 비하면 100달러(한국 발매 가격 기준 160,000원) 저렴하다는 것이 이유다.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이후 <레드폴>과 <스타필드>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되지 않았다는 FTC의 지적에 대해 MS는 제니맥스 미디어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만드는 게임은 그 성격이 다르므로 적절치 못한 예시라고 주장했다.
두 게임 모두 멀티플레이에 의존해 기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MS는 <마인크래프트>를 예시로 들며, <콜 오브 듀티>와 같이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크로스 플랫폼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출시 플랫폼을 제한함으로써 Xbox가 얻을 수 있는 결과는 판매량 감소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MS는 2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청문회에 이어 7월로 예상되는 영국 경쟁시장청(CMA) 항소심, 8월 FTC 행정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다. 당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기한으로 알려졌던 날짜는 7월 18일. 기한을 넘겨 재협상을 하더라도 인수를 성사시키려는 MS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