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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MS의 돌직구, 그리고 헛스윙 남발하는 FTC

MS vs FTC 청문회 2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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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3-06-26 14:34:20

이틀 간 치러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의 법정 공방 1차전. 플레이스테이션(PS), 닌텐도 스위치, 심지어 구글 스태디아까지 등장했지만 FTC는 이렇다 할 주장을 펴지 못했다.

 

23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는 MS Xbox 게이밍 사업부의 수장 필 스펜서가 출두했다. "MS가 콘솔 전쟁에서 졌느냐" 묻는 FTC 측 변호사에게, 스펜서는 그간 MS가 보였던 입장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 "지난 20년 이상 콘솔 공간에서 우리의 시장 점유율은 3위였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콘솔 시장 점유율에서 소니와 닌텐도에 뒤처지고 있다."라고 답변하며 Xbox가 콘솔 시장에서 지닌 좁은 입지를 강조했다.

 

또한 Xbox의 사업성에 관한 물음에 "Xbox는 견고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콘솔 부문의 입지 강화가 아닌 모바일 부문 강화를 위함이라 설명했다. 2022년 모바일 게임사 '징가'의 인수에도 참여했으나 논의 끝에 결국 테이크투 인터랙티브가 인수하게 됐다는 사실도 밝혔다.

 

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콘솔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닌텐도 스위치가 아닌, PS가 실질적인 Xbox의 경쟁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법정에 PS5를 가져와 설치하기로 했다. 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반대의 이유로 Xbox와 PS로 이뤄진 '고성능' 콘솔 시장의 경쟁 저하를 제시해왔다.

 

이에 필 스펜서는 "PS5와 Xbox 시리즈 X는 동시에 출시됐다. 폼팩터에 있어 두 제품은 기능적으로 동등해 보인다."라고 하면서도, "닌텐도를 (Xbox의) 경쟁자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Xbox의 콘솔 시장 독점에 대한 심문도 이어졌다. 

 

FTC는 전날 재판에서 밝혀진 <인디아나 존스> PS 출시 취소 사례를 언급하며 다른 베데스다의 게임인 <엘더 스크롤 6>의 Xbox 독점 여부를 물었다. 스펜서는 "게임이 출시되기까지 시간을 감안할 때 어떤 플랫폼으로 출시할지 불확실하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일부 타이틀을 PS로 출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적은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스펜서는 독점 게임을 "콘솔 비즈니스의 확립된 부분이며, 소니와 닌텐도가 이에 매우 강하다."고 표현했다.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한 주요한 이유로 <스타필드>가 PS 독점이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니는 개발사들이 Xbox를 건너뛰도록(skip) 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경쟁을 위해 베데스다를 소유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구글 스태디아

 

필 스펜서 다음으로 법정에 선 것은 전 구글 스태디아 제품 책임자 도브 자임링(Dov Zimring)이었다. FTC의 요청으로 증인석에 올랐다. 그간 FTC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독점이 우려되는 하나의 개별 시장이라 주장했고, MS는 클라우드 게이밍은 Xbox가 제공하는 기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FTC와 MS는 각각 심문을 진행했다.

 

FTC가 자임링에게 물은 것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주요 역량과 개발 비용이 주된 내용이었다. 자임링은 스태디아가 당시 4K 스트리밍 등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었지만 충분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의 능력이 더 중요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서비스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단순 기능이라기엔 개발에 큰 비용이 필요하고, MS가 인수합병을 통해 거대 플랫폼이 될수록 시장 영향력이 커진다는 점에서 FTC의 주장에 합치된다.

 

반면 MS는 자임링에게 스태디아의 경쟁 상대가 결국 콘솔이었음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들였다. 스태디아가 Xbox를 포함한 콘솔과 경쟁하려고 했냐고 묻는 MS 측 변호인의 질문에, 자임링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콘솔 시장의 약자인 Xbox가 경쟁을 위해 제공하는 기능에 불과하다는 MS의 의견을 강화하는 답변으로 풀이된다. MS의 독점이 우려되는 별개의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법정에서 FTC는 게임과 콘솔 시장에 대한 낮은 이해를 보였다. 

 

FTC는 PS5 출시 후 3년이 지났음에도 <마인크래프트> PS5 버전을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 것이 소니에 대한 보복이라고 지적해 스펜서로부터 "<마인크래프트>는 Xbox 시리즈 X/S 버전도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데, 자사 플랫폼과도 싸우고 있느냐"는 반박을 들었다. 또한 심문 과정에서 스펜서에게 PS 클라우드 서비스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타이틀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려다 판사가 심문을 중지시키기도 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룰루 메서비(Lulu Meservey)는 임직원 대상으로 보낸 메일에서 FTC의 주장이 "실질적으로 약하고 법적으로 확대해석"이라며 "우리 업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청문회의 다음 일정은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간 진행된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비롯한 많은 임원진들이 심리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