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닌텐도도 당황할 때가 있다.
닌텐도 연례 주주총회가 중단됐다. 이유는 황당하다. 23일, 주주총회의 Q&A 세션이 한창 진행되던 와중이었다. 평소 <스플래툰 3>를 즐긴다는 사람이 질문할 기회를 받자마자 갑자기 큰 소리로 ‘폭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팬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닌텐도 측은 주주총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폭언을 퍼부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폭언을 퍼부은 이유도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스플래툰 3>에서 커스터마이징 옵션과 관련하여 여성 캐릭터가 특혜를 받는다는 주장이다. 헤어스타일이나 감정 표현 등 남성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여성 캐릭터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팬의 발언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닌텐도 사장 후루카와 슌타로가 나섰다. 하지만 흥분한 팬은 후루카와 슌타로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고 폭언은 계속되었다고 한다. 팬의 기나긴 폭언이 끝나자마자 후루카와 슌타로는 “저희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하며 황급히 주주총회를 마쳤다.
주주총회가 끝난 후 트위터 사용자 ‘하루이카타코’는 자신이 닌텐도 주주총회에서 질문을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불만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닌텐도 주식을 51만 2,400엔(약 468만 원)어치 구입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닌텐도 주주총회에 가기 위해 주식을 구입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금껏 이 주제에 대해 수많은 편지와 사진을 닌텐도에 보냈음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회사 주식을 사기로 했다.”
그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식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닌텐도 스위치 콘솔과 같은 물품을 사서 되팔기까지 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 엔스타일은 트위터를 통해 “‘주식을 사면 닌텐도에 자신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게임 팬들이 늘어날까 봐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