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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독점] 이순신에 끌려 새 게임 개발 시작한 뉴질랜드 개발자

<명량> 외에도 <최종병기 활>, <킹덤>에 감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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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준(비홀더) 2023-07-14 12:15:57

뉴질랜드 게임 개발자가 조선 시대 배경 게임을 개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였다.

 

[관련기사] 선시대 배경 전쟁 게임 만든 외국 개발자, 어떤 K-사극을 봤을까? (바로가기)

 

지난 3월 <검은사막>은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를 통해 조선 시대 생활상을 보여줬다. 신선하고, 영리하고, 고마운 시도였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가 우리 역사를 다루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반면 뉴질랜드 게임 개발자가 본격적으로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드는 건 신기한 일이다.

 

<더 시즈 오브 점도>의 개발자 세일러 오말리는 어떻게 그런 게임을 만들게 됐을까?

 

도저히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던 디스이즈게임은 공동 창업자 브렛 루이즈와 함께 '스튜디오 힙 스워드'를 이끌고 있는 세일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일러 오말리. (출처: 스튜디오 힙 스워드 공식 홈페이지)



# 한국 문화, 적극적으로 게임에 영향 줬다.

 

Q. 디스이즈게임: 언제부터 <더 시즈 오브 점도> 개발을 시작했나요?

 

A. 세일러 오말리: 2020년 2월에 첫 게임 <힙위치>를 출시한 후 4개월 정도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다양한 게임 아이디어를 구상했습니다. 6월 말부터 <더 시즈 오브 점도>(당시 코드명 <마을을 지켜라>)를 게임 타이틀로 결정하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7월에 프리 프로덕션을 시작했습니다.

 

Q. 점도의 '도'는 한국말로 '섬'을 뜻합니다. 또한 게임 소개에는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이 게임이 한국 문화, 특히 조선 시대의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고 봐도 되나요?

 

A. 한국 역사, 특히 조선 시대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점도’는 섬 자체의 범위는 훨씬 작지만 광범위하게 한국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몽골, 중국, 필리핀, 티베트, 인도 등 다양한 국가, 문화,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더 시즈 오브 점도>의 배경은 순전히 허구이며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실제 역사와 문화를 활용하여 풍부한 세계관에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게임의 캐릭터, 배경, 역사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Q. 그렇다면 조선을 소재로 고른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조선 시대 문화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A. 브렛과 저(스튜디오 힙 소드의 공동 설립자)는 오랫동안 가상의 세계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수년 동안 작업한 다양한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특정 주제의 실타래를 풀고 그 주제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더 시즈 오브 점도>의 소재가 조선인 이유는 게임에서 한국적인 세계관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이킹, 사무라이, 기사도 모두 식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죠. 영화 <명량>을 보고 한국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조선의 시대적 배경과 요소를 게임에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더 시즈 오브 점도> 게임화면. (출처: 스팀)

 

Q. 페이스북 포스트에서도 <명량>을 통해 한국 역사 전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언급하셨더군요.

 

A. 세계사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 외에도 <명량>은 우리 스튜디오가 한국 역사를 더 깊이 파고들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전부터 한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Q. 한국사에 관심이 많았다면, <명량> 외에 다른 한국의 사극을 본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작품을 보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3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A. 엄청 많이요! 한국은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의 훌륭한 수출국입니다.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넷플릭스의 <킹덤>은 입이 떡 벌어지는 의상과 세트 디자인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한 엄밀히 구분하자면 ‘사극’은 아니지만, 2016년의 <곡성>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포 영화 중 하나입니다.

 

Q. <명량> 외에도 <7인의 사무라이>도 주요 영감으로 언급하셨습니다. 각 영화는 게임에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A. 이미 말씀드린 것 외에도, <명량>은 주인공인 참전용사 ‘두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플레이어가 신체적 능력보다 정신을 더 많이 사용하는 노련한 전술가 역할을 맡는 것에 끌렸습니다. 스토리 중심적인 경험에 자연스럽게 어울렸죠.

 

<7인의 사무라이>를 통해 하나의 마을을 방어하는 것이 흥미로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덕분에 게임의 범위를 부풀리지 않았죠. 또한 개인적으로 어릴 적 뒷마당에서 사령관 흉내를 내며 놀던 시절부터 이런 전제에 매력을 느낀 것도 컸어요.

 

Q. 앞으로 한국이나 아시아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 있나요?

 

A. 지금은 <더 시즈 오브 점도>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확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만약 이 게임이 충분히 성공한다면, 유사한 소재의 더 많은 게임을 개발할 수도 있겠죠. 

 

<더 시즈 오브 점도>. (출처: <더 시즈 오브 점도> 공식 트레일러)

 

# 인 게임 플레이와 한국어 지원 여부에 대해서


Q. 게임 소개에는 내러티브 중심의 RPG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니 일반적인 RPG라기보다는 시뮬레이션이나 전략 게임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어떤 게임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A.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텍스트 기반 RPG입니다. 플레이어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읽고 상황에 따라 ‘두좀’이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지 선택하게 됩니다.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스토리가 변화하고 진화합니다. 매일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제한된 수의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어떤 작업을 수행할지 현명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디스코 엘리시움>, <시티즌 슬리퍼>와 같은 멋진 게임들이 <더 시즈 오브 점도> 디자인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Q. 게임 설명에 플레이어의 성공과 실패가 비선형적인 내러티브로 게임 속 인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내 자신이 행한 행동의 결과를 목격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주로 여러 엔딩이 존재한다는 의미인가요?

 

A. 둘 다입니다. 적어도 그게 우리의 의도입니다. 게임 내내 ‘두좀(플레이어)’은 점도의 사람을 이끌고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게임에서 전투가 발생하는 상황은 플레이어가 사람을 이끌며 내리는 수많은 결정이 축적된 결과입니다. 이 전투는 마을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특정 캐릭터에게 개인적으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게임의 정보가 점차 공개됨에 따라 더 자세하게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Q. 게임 설명은 시간 압박이나 제한된 자원과 같은 게임플레이 요소를 강조합니다. 자원 관리가 게임의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이 메커니즘이 실제 게임플레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A. 게임 소개란에서 밝혔듯이, 플레이어는 매일 수행할 수 있는 행동 횟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큰 전투가 시작될 때까지 매일 카운트다운이 진행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한된 기회 내에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자원을 수집하고 소비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종류의 방어책을 구축할 수 있을까요?’, ‘더 좋은 무기나 부상자를 위한 의약품에 투자해야 할까요?’ 와 같은 요소들 말이죠.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내린 모든 행동의 결과물은 내러티브와 스토리에 ‘특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더 시즈 오브 점도 게임 화면>. (출처: 스팀)

 

Q. 스팀에서 지원되는 언어에 한국어가 없더군요. 앞으로 한국어를 추가할 계획이 있나요, 아니면 한국 게이머들이 직접 게임을 번역할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A. <더 시즈 오브 점도>를 비롯해 앞으로 출시할 게임은 한국어를 포함해 최대한 많은 언어로 출시하고 싶습니다. 유니티의 내러티브 툴인 '아티스트리: 드래프트 3'를 사용하면 번역된 스크립트를 비교적 쉽게 가져올 수 있는데, 이는 <힙위치> 출시 후 얻은 교훈입니다.

 

게임 스크립트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입니다. 현재로서는 확정된 바가 없지만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Q. 게임의 대략적인 출시일은 언제인가요?

 

A. <더 시즈 오브 점도>는 2024년 하반기 출시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A. 우리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있지만, 역사적, 문화적 영감을 신중하고 품위 있게 다루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얼마든지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생각과 피드백을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처는 웹사이트(https://studiohipsword.carrd.co/)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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