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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WOW 클래식' 배신자, 10,000시간 넘게 플레이한 길드원 90% 캐삭 이끌어

의도적인 '그리핑'으로 알려져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송영준(비홀더) 2023-07-18 16:10:46

10,000시간.

 

한 <WOW 클래식> 하드코어 길드원 90%가 날린 시간이다.

사건은 <WOW 클래식> 4인 기사단 레이드 도중 일어났다. 길드원 한 명이 전체 길드를 배신하며 벌어진 참사였다.

미국 게임 매체 'PC게이머' 7월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HC 엘리트’라는 <WOW 클래식> 길드다. 그들은 커뮤니티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하드코어 난이도를 플레이한다. 자신 캐릭터가 한 번만 죽으면 그대로 게임에서 캐릭터를 지우는 게 커뮤니티 규칙이다.

HC 엘리트 길드는 <WOW 클래식> 모든 던전 네임드를 레이드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졌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7개월간 매주 4~5번 레이드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길드원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달 20~30일 게임에 매달렸다. 노력은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남아있는 레이드는 낙스라마스뿐이었다. 마지막 보스 3마리(4인 기사단, 사피론, 켈투자드)만 남겨두고 있었다.

길드원이 4인 기사단을 잡는 도중이었다. ‘teenyviolin’이라는 게이머가 문제를 일으켰다.

그는 4인 기사단 중 하나인 젤리에크 경을 레이드 장소의 특정 위치로 유인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그는 정해진 위치가 아닌 다른 장소로 젤리에크 경을 끌어들였다.

낙스라마스 젤리에크 경. <출처: 와우 헤드>

젤리에크 경에게는 치명적인 스킬이 하나 있다. 게이머끼리 너무 가까이 붙어 있을 때 사용하는 광역 스킬 ‘신의 격노’다. 젤리에크의 위치가 바뀐 상황에서 레이드에 도전하던 길드원은 이 스킬을 그대로 맞았다. 도망치려 했지만 거의 못 빠져나왔다. 40인 레이드 인원 중 겨우 4명만이 살아남았다.

살해당한 36명의 합산 플레이 시간은 1만 시간이 넘었다. 목표를 눈앞에 두고 '그리핑'으로 집단 사망한 길드원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핑'이란 온라인 게임 세계에서 의도적으로 남에게 시간적, 금전적, 정신적인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뜻한다.)

‘teenyviolin’은 사고라고 변명했다.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이미 그는 보스의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었던 게이머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이미 전과(?)가 많았다. 레이드에서 그리핑 행위로 몇 번이나 계정이 정지됐을 정도로 악명 높은 게이머였다.

HC 엘리트 길드는 그가 악명 높은 그리퍼라는 걸 가입 후 2달이 지나서야 깨달았다고 한다. 논의 끝에 길드는 그와 같이 게임을 하기로 합의했다. 자세한 논의 내용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HC 엘리트 구성원은 자기 죽음에 대해 ‘항소’할 수 있다. 항소를 통해 억울한 죽음을 인정받으면, 캐릭터를 삭제하지 않아도 된다. 그게 <WOW 클래식> 하드코어 커뮤니티의 규칙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게이머 중 하나인 ‘Calamity’는 이렇게 말했다.

“일부 길드원은 어떤 죽음도 최종적인 것으로 간주하기에 항소 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캐릭터를 삭제했다.”

 

낙스라마스 켈투자드. (출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