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쿄게임쇼(이하 TGS)를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각은 다소 냉담했습니다.
TGS가 미국 LA에서 열린 E3(6월 개최)와 독일 게임스컴(8월 개최)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 열렸기 때문입니다. TGS 개막을 앞두고 불과 3개월 만에 미국과 유럽의 두 대륙을 오가며 커다란 게임쇼가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TGS에 보여줄 이른 바 ‘게임 신상’들이 바닥났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죠.
자연스럽게 “대부분 E3와 게임스컴에서 나왔던 신작들이 다시 전시될 것이고, 정작 TGS만의 볼거리는 적어져 게이머들의 반응이 시큰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TGS에서 이는 기우에 그쳤습니다.
새로운 게임기를 발표하는 ‘하드웨어 이슈’는 없었지만, 대신 게임 마니아들을 겨냥한 신작들의 선전이 눈에 띄면서 TGS는 전 세계 어느 전시회에 못지않게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였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 높은 장르와 소재의 게임들의 공개와 시연대 마련이 TGS를 찾은 참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게임들은 여러모로 ‘일본 특유의 색’이 강하게 배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PSP를 먹여 살린 게임’으로 평가 받는 <몬스터 헌터 포터블> 시리즈의 최신작 <몬스터 헌터 포터블 3rd>(캡콤), ‘야쿠자’를 소재로 한 액션 게임 <용과 같이 OF THE END>(세가), 일본에서는 이제 국민 게임(?)으로 꼽히는 <러브플러스> 신작 <러브 플러스 아케이드>와 <러브플러스 메달 해피 데일리 라이프>(코나미)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반다이남코게임즈의 <아이돌 마스터 2>, D3퍼블리셔의 <드림클럽 제로> 등 아예 ‘일본 말고는 팔리기 쉽지 않은’ 신작들도 시연대가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도쿄(일본)=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