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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지스타 2023] 요시다 슈헤이가 전하는 소니에게 주목받는 인디게임

16일 마지막 지콘 강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신동하(그리던) 2023-11-16 23:47:01
지스타에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의 전 사장‘이 떴다?

오늘 16일 지스타 2023의 부대행사 ‘G-Con’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인디게임을 총괄하고 있는 ‘요시다 슈헤이’ 총괄이 <이터나이츠>를 개발한 스튜디오 사이 ‘유재현’ 대표와 강단에 섰습니다.

요시다는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한 초창기 멤버 중 한 명으로 여러 제품 개발에 힘써왔고 2008년부터 2019년 까지는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의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는데요. 그가 전하는 소니의 인디게임 마케팅 전략은 무엇이었을까요? <이터나이츠>의 사례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SIE 인디 이니셔티브 요시다 슈헤이 총괄(왼쪽)과 스튜디오 사이 유재현 대표


# 글로벌 대기업 '애플'에서 일하다가 '1인 개발자'가 되기까지


요시다 슈헤이 총괄: 애플에서도 굉장히 많은 돈을 받았어요. 그런데 어떤 생각으로 1인 개발을 시작하셨나요?


유재현 대표: 애플에서 근무할 때도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 로맨스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어느날 초기 기획 버전의 <이터나이츠>의 그래픽을 레딧과 여러 커뮤니티에 올렸는데 엄청난 화제가 되었어요. 특히 댓글이 매우 많이 달렸는데요. 


어느 투자처에서 데모 비디오가 있냐는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빠르게 데모 비디오로 만들어서 보냈더니 나름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투자를 받게 되었어요. 제가 개발자로 시작한 게 아니라 몰랐는데, 이 투자금은 생각보다 적은 금액이더라고요. 1년 반정도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할 정도 밖에 안됐거든요.


요시다 슈헤이 총괄: 1인 개발을 시작할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유재현 대표: 가족들은 당연히 많이 걱정했죠. 부모님은 '애플을 다니고 있는데 어떻게 그만두냐'고 말씀하셨고요. 가장 큰 복병은 아무래도 와이프였죠. 개발을 시작하던 당시에 저는 평일에는 애플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게임을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부부간의 시간이 사라졌어요. 밥도 못먹었고 데이트도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대화가 단절되었는데요. 투자만 유치하면 매일매일 같이 지낼 수 있다고 설득했죠.


요시다 슈헤이 총괄: 그 약속은 지켜지고 있나요?


유재현 대표: (웃음) 절대요. 아직도 비슷하게 일하고 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거짓말이 되어 버렸네요.



# 직접 소니에 연락해서 받아낸 여러 피드백들



요시다 슈헤이 총괄: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소니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유재현 대표: 처음에 투자처로부터 소니와 연이 닿았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데모를 만드는 데에 더욱 열중했죠. 사실 잘 될 거라고 생각은 못했어요. 왜냐하면 5개월 차에 한 번 보냈을 때는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했거든요. 처음 데모를 보낸 이후 6개월이 지난 후에 소니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죠. 그때는 '<이터나이츠>를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만들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요시다 슈헤이 총괄: 저도 그때가 기억나요. 보통 어떤 인디게임에 이런 제안을 할 때는 여러 과정을 거쳐요. 우선 '이 게임 잘 되겠는데?'하는 생각이 들면, 미국과 일본 쪽에 있는 평가 부서에서 그 게임의 포텐셜에 대해 함께 논의해요. 


개발 단계에 있던 <이터나이츠>도 그 과정을 거쳤어요. 일본의 한 직원이 '이 게임을 보았는데, <페르소나> 시리즈가 생각난다. <페르소나>도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처음 시작해서 좋은 열풍을 가져왔으니, <이터나이츠>도 잘 되지 않겠냐'고 말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협업할지에 대해 논의했어요. 마케팅은 물론이고요. 콘솔 플랫폼 독점으로 만들지 혹은 PC에도 만들지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죠.


유재현 대표: 그때는 정말 '이게 실화인가!' 싶었죠. 저는 <파이널 판타지>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터나이츠>가 그 리스트 중 하나가 된다니요.


요시다 슈헤이 총괄: 함께 협업을 진행하면서 SIE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요?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유재현 대표: 네.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죠. 특히 게임에서 시네마틱 장면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게임 인트로를 만들 때도 제대로 된 시네마틱 장면이 있어야 했고요. 끝이 날 때도 마찬가지고요. 그게 가장 큰 영향이 아니었나 싶어요.


요시다 슈헤이 총괄: 저는 사실 부끄러움이 많아서 미혼 여성들과 이야기를 잘 못하는데요 (웃음). 이 게임은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어요.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연애 시뮬레이션과 액션 게임의 장르가 혼합되었다는 점이에요. 원화나 캐릭터들이 매력있었던 것은 물론이고요. 멀티플 엔딩도 그렇고요. 그래서 게임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 같네요.



# 소니에게 '찜콩'당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들



요시다 슈헤이 총괄: 인디 게임은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데요. 소니에서 마케팅도 지원해 주었었죠?


유재현 대표: 그랬죠. 가장 처음은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발표였어요. 당시에는 5~6 시간으로 기획되었던 빌드를 12시간 정도로 늘리는 작업 중이었어요. 더욱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게 되어서 여러 조율을 하던 시기여서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그렇지만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참여하게 되었어요.


요시다 슈헤이 총괄: 소니는 여러 인디게임을 지원하고 있어요. <이터나이츠>가 참여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그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플레이스테이션 쇼케이스라고 불리는 것이고요. AAA 게임이 아니더라도 잠재력을 느낀 게임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거든요. 당시 다섯 개의 다른 게임들과 함께 소개되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유재현 대표: 즐거웠어요. <파이널판타지>와 함께 소개되어서 정말 영광이었고요. 특히 저희 스튜디오만의 개성과 색깔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시다 슈헤이 총괄: 팟캐스트에도 올라갔고, 공식 블로그에 여러 번 포스팅 되기도 했죠.


유재현 대표: 팟케스트에서는 15분 정도 게임을 소개했고요. 공식 블로그에는 제가 직접 게임에 대해 작성했어요. 첫 번째는 게임의 공격 시스템에 대한 것이었고요.


요시다 슈헤이 총괄: 가장 중요한 건 노출도인데요. <이터나이츠>는 출시되자마자 소니의 스토어 상단에 올라갔었죠?


유재현 대표: 이틀에서 사흘 동안은 주목받을 수 있었어요. 너무 기분 좋아서 스크린샷을 찍어두기도 했답니다.


요시다 슈헤이 총괄: 이밖에도 도쿄게임쇼, 비트서밋에도 참여하는 등의 여러 혜택이 있습니다. 가능성은 열려있으니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