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작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블리자드코리아 마이클 길마틴 지사장 대행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의 증인 출석 요구에 블리자드 코리아가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외국계 업체인데다 출석 요구인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들어 길마틴 지사장 대행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길마틴 지사장 대행은 통역과 함께 국정감사 현장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허원제 의원의 질문에 대답했다. 블리자드는 현지법을 충실히 지킨다는 원칙을 내세워 마이클 길마틴 지사장 대행의 증인 출석 요구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허원제 의원은 블리자드코리아의 PC방 정책과 함께 한국e스포츠협회(KeSPA)와 그래텍이 진행 중인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협상에 대해 물었고, 길마틴 지사장 대행은 블리자드의 입장을 밝혔다.
한편 허원제 의원은 이와 관련해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에게도 증인 출석을 요구했고, 최승재 이사장은 오늘 국정감사장에 나왔다.
■ 국정감사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나?
블리자드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에 이목이 집중된 것은 PC방 과금에 대한 이견과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지적재산권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질의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허원제 의원의 질문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한때 온라인 다운로드 판매만 하겠다던 <스타크래프트 2>의 패키지 유통 이유와 PC방과의 불공정 약관에 대한 내용이었다. 또,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에 대한 중계권료를 요구한 사실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마이클 길마틴 지사장 대행은 “한국 유저들의 요청에 의해 패키지 유통을 시작했다. 현재 공석인 한국지사장 자리를 대행하고 있기 때문에 PC방 불공정 약관에 대한 것은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은 “전작 <스타크래프트>는 패키지만 구입하면 이후 사용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 2>는 시간당 과금을 하고 있다. 이조차 PC방에 대해서는 일반 유저보다 최대 16배 높은 시간당 250 원을 책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리자드코리아 길마틴 지사장 대행에 대한 증인 출석을 요구한 허원제 의원.
KeSPA와 그래택이 진행 중인 e스포츠 지적재산권 협상에 대해 길마틴 지사장 대행은 기존의 블리자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협상 중인 중계권료는 블리자드의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저작권 보호는 당연한 권리”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오늘 문방위 국정감사는 블리자드 길마틴 한국지사장 대행의 출석 외에는 화제거리가 없었다. 허원제 의원의 질문이 예리하지 못했고, 기존에 알려진 사실과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지적재산권을 내세워 e스포츠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문화부와 관련 단체의 대응에 대한 집중적인 추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별다른 내용 없이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차원에서 일단락됐다”며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