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게임 라인업 확보에 공들이던 NHN이 인수합병으로 갈증을 해결했다.
NHN은 6일 온라인 야구 게임 <슬러거>를 개발한 와이즈캣의 지분 51%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와이즈캣은 NHN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NHN은 시장에서 검증받은 스포츠 게임의 후속작과 경험 있는 스포츠 게임 개발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
■ 스포츠 게임에 목말랐던 NHN
온라인 게임업계에서 스포츠 게임은 ARPU(사용자당 평균 매출액)가 높은 대표적인 ‘고효율’ 장르로 꼽힌다.
넷마블(CJ인터넷)의 <마구마구>, 네오위즈게임즈의 <피파 온라인 2>와 <슬러거>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스포츠 게임은 일단 자리를 잡으면 캐주얼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꾸준히 유지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NHN은 지금까지 스포츠 장르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들어 왔다. 실제로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스포츠 게임 라인업은 타사 포털에 비해 약한 편으로, 그나마 대부분 자체 개발이나 퍼블리싱이 아닌 ‘채널링’ 형태였다.
이에 따라 NHN은 오래전부터 스포츠 게임 확보에 공들여 왔다. 게다가 최근에는 <드래곤네스트>를 개발한 아이덴티티게임즈 인수에 뛰어들 정도로 인수합병에 적극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 자리를 잡은 스포츠 게임’, 그것도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스포츠인 ‘야구’로 히트작을 만들고, 후속작까지 개발하고 있는 와이즈캣은 NHN에게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NHN은 야구 게임 마케팅 채널 중 영향력이 크다는 ‘네이버 스포츠 섹션’과 ‘프로야구 생중계’를 서비스하고 있다. 만약 야구 게임을 서비스한다면 이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채널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한게임 <마구마구>는 다른 일반 채널링 게임들에 비해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장기적인 성과 주목해야 할 것
와이즈캣 인수로 당장 NHN이 <슬러거>를 서비스하게 되거나, 단기적으로 큰 이득을 얻는다고 보긴 힘들다.
무엇보다 <슬러거>는 네오위즈게임즈와 2012년까지 퍼블리싱 계약이 되어 있다. 2012년 이후에도 회원 DB라는 이슈가 있기 때문에 NHN과 와이즈캣이 <슬러거>의 퍼블리셔를 바꾸려고 할 때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NHN이 네이버의 트래픽과 유저풀을 활용한 채널링 전문사이트 플레이넷을 준비하고 있어 <슬러거>의 채널링 서비스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NHN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직까지는 채널링 서비스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와이즈캣은 이르면 내년에 <슬러거>의 후속작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게임의 스포츠 게임 라인업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로야구가 내년에 역대 최다인 600만 관중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 상황도 긍정적이다.
아울러 NHN은 이번 인수로 스포츠 게임 제작 경험이 풍부한 개발진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NHN이 야구 및 스포츠 게임에 대해 앞으로 다양한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야구 게임 시장
현재 국내 온라인 야구 게임 시장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 7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마구마구>와 <슬러거>의 매출 추정액 합산 기준).
올해는 남아공 월드컵의 영향이 있었다고는 하나 KTH의 <와인드업>과 엔트리브소프트의 <프로야구 매니저>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프로야구 자체도 지난해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전체 규모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연말에는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라는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야구 게임의 시장 규모가 1,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내년에는 <마구마구> 후속작과 <슬러거> 후속작이 나올 전망이라 게임 분야에서도 기대치가 높다. 온라인 야구 게임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게임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슬러거>는 지난 2005년에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누적회원수 400만 명을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에 따르면 <슬러거>는 올해 1분기(1월~3월)에 약 7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월 평균 약 23억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