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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들은 왜 집게손을 의심하는가, 그리고 스튜디오 뿌리의 답변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3-12-20 20:18:04
안내한 바와 같이 본지는 스튜디오 뿌리의 집게손 논란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로부터 이메일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총 10건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취합 과정을 거쳐 해당 내용을 스튜디오 뿌리 측에 전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으로 전달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맞춤법과 비속어를 자체적으로 고친 뒤에 요약했다는 점을 덧붙입니다.


정OO 독자는 <아우터플레인> PV의 한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짤(움직이는 사진)을 직접 보시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며 "캐릭터의 왼손이 오른손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봐도 불필요한 집게손가락이 짧은 프레임 단위로 들어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추가로 "흐름 전체로 보면 갑자기 튀어 나오는 엄지가 오히려 없는 것이 더 자연스러우며, 해당 각도에서 갑자기 없던 엄지가 튀어 나올 이유 또한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OO​ 독자"지금까지 보여준 뿌리 측의 사건 대응 태도를 볼 때 다른 사례를 보여줘도 '의도하지 않았다, 넥슨 측에서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라는 식으로 계속해서 주장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 검수를 한다고 해도 넥슨이 어떻게 원화 하나하나 손가락 모양까지 다 체크를 하느냐, ⓑ 원화를 하나하나 검수했다는데 문제가 되는 그 남혐 손가락 표시가 있어도 다 검수하고 통과시킨 것이냐, ⓒ (<에픽세븐> 장면은) 설명한 장면과 실제 장면과 다르지 않느냐"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사태의 핵심은 하청(뿌리)이 원청(넥슨)이 요구하지 않은 장면을 의도적으로 삽입하여 원청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닉네임 뮤O 독자는 <블루아카이브>의 PV 장면에서 총을 쥔 손이 아닌 반대 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왜 굳이 주먹 쥐고 소총을 친 뒤에 뻗은 손을 내리면서 굳이 저 집게손 모양이 의심되는 손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집게손 이후 몇십 프레임 동안은 오른팔은 보일지언정 오른손은 보이지 않기에 더더욱 자연스럽게 손을 펼치는 동화 중 일부라고 생각이 전혀 되지 않는다"라고 첨언했습니다.


추가로 세 분의 독자께서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PV에 대해 아래와 같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홍OO: 해당 원화가 '은근슬쩍 스리슬쩍' 트윗을 작성한 원화가가 작성한 게 맞는지, 해당 원화의 집게손가락처럼 보이는 손 모양이 어떤 맥락에서 그려졌는지 확인이 된다면 의혹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

닉네임 헤팅OOOOO:​ 여기(해당 사진)에 대한 해명이 없으면 메갈 논란을 완벽히 반박하지 못한 것.

닉네임 게임OOOOOO: 자기들이 주장하는 장면에는 이미 (집게손이) 들어가 있는 걸 보고, 발생한 사건을 안 들어있다고 조작한 것. 남혐하고 남자가 모두 일베라는 혐오주의자들과 그들을 보호하는 애니 회사는 배제되어야 함.

​​최OO 독자는 디시인사이드 게시글 링크를 공유하며 "들어가서 사진을 하나씩 보면 동작과 동작을 이어주는 모양이라기에는 비정상적인 부분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습니다.

OO 독자는 사진 없이 "(집게손이) 자연스러운 동작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간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라며 "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들어가는지 여부"를 확인해달라 요청했습니다.

성OO 독자는 의견 없이 <블루아카이브​> 1주년 PV와 <메이플스토리> "천진난만 낭만풍수사 라라의 좌충우돌 모험!" 이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닉네임 순살OOOO 독자는 ​사진 없이 "기사를 쓸 거면 반론을 충분히 담으라"며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반박의견을 덧붙여야 균형이 잡힌다"라는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더불어 "원화 사진 중 일부가 문제 된 이미지의 포즈와 조금씩 다르다"며 "이번 집게손 사태의 핵심은 혐오표현이라 의심받는 장면이 지나치게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스튜디오 뿌리의 답변 ⓐ

아래는 12월 18일 스튜디오 뿌리 사무실을 찾아 들은 답변입니다. 최소한의 편집을 거쳐 이미지 순으로 싣습니다.

1. <아우터플레인>

<아우터플레인> PV의 b005 컷
해당 장면의 배경

A. 스튜디오 뿌리: 팔을 잡고 있다가 손 올릴 때 나오는 손 모양인데, 직접 (사진을) 찍었어요.

해당 PV를 맡은 이호민 감독이 사진을 보내 손을 쥐어가며 캐릭터가 검을 받으러 손을 뻗는 장면에 대해서 소개했다.

보시면 자연스레 세 손가락이 모이게 됩니다 이 손가락이 꺾이는 각도를 작은 그림에 다 표현하는 건 비효율적이고, 혹은 표현한다고 해도 선이 뭉쳐 검게 보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 그리기 쉽게 디테일적인 부분은 생략하고 모이게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손가락 마디를 라인으로 표현 안 되어 있고 작업의 용이함을 위해 가지런히 표현한 것이 더 그렇게 보이게 만드는 것 같네요. 해당 손가락이 나온 장면을 보시면 작은 그림에다가 가판대에 가려지기 때문에 손가락 꺾이는 걸 다 표현하는 건 비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제가 판단할 때 손가락이 따로 떨어져 디테일을 표현하기보다 세 손가락을 간략화하면 후반 동화부에서도 더 쪼개기 작업을 더 쉽게 작업 할 수 있기 위함까지 고려하였기 때문에 후반 동화 작업의 효율을 위해 모으고 있도록 연출 체크하였습니다. 가려지게 되는데 디테일을 다 표현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2. <에픽세븐>

<에픽세븐> PV의 b001컷. 이전 기사의 예시 컷은 b006이다. 001이 첫 번째 휘두름, 006이 두 번째 휘두름이다.


b001컷의 확대본


A. 팔 자세까지 똑같이 검을 쥐고 있는 원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어떤 컷이든 똑같은 자세로 검을 쥐고 있습니다. 위의 원화들을 배경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습니다. 



3. <블루 아카이브>

b003
b004
b005


A.뒤에서 앞을 보고 있는 자세인데 두 인물이 붙어서 총을 쏘면서 격투까지 하는 장면입니다.


더 자세히는 재빠르게 주먹을 쥐고 있다가 손을 뻗으면서 스쳐 지나가는 장면입니다. 자연스럽게 손이 말려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행동하는, 알파벳 C의 형태로 손을 오므리고 있는 포즈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b003, b004는 숫자에 세모 표시가 있는데 이것은 원화의 '러프'로 액팅의 흐름을 참고하는 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4. <메이플스토리> PV 1번

a003
a004
a006


a007

A. 우선, 이 씬 자체의 작업자가 그분이 아니라는 점은 말씀드린 적 있습니다. (해당 원화가가 작업한 파트는 28, 29, 30, 32번 컷이다. 문제의 장면은 33번 컷.) 

연결동작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검지를 펴서 손가락 하트로 총을 쏘는 모션입니다. 당연히 중간 과정에서 검지가 펴질 수밖에 없고 부드럽게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a004, a006의 과정을 지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의 장면 속에 많은 그림이 들어가는 것이 애니메이션입니다.

같은 동작으로 슬라이딩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의 조각 조각을 쪼개는 것이 셀 애니메이션입니다.


5. <메이플스토리> PV 2번​

a016 원화 확대본

A. 보시면 아시겠지만, 캐릭터를 확대하지 않으면 자세히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가 작게 등장하는 컷입니다. 작은 부분에 컬러를 입혀오다 보니 생긴 문제입니다. 이전에 '간소화'라고 설명해 드린 적 있습니다.

작은 그림에 여러 개의 선을 넣으면 도트가 번지면서 다른 라인을 잡아먹거나 벌어지곤 합니다. 선이 컬러를 먹어버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래 의도는 집게손이 아닌 쪽에 가깝습니다. 부분을 캡처해서 확대하고 공유하면서 픽셀이 깨지고 집게손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 스튜디오 뿌리의 답변 ⓑ


Q. 디스이즈게임: 이번 사태의 핵심에 대해서 "하청이 원청이 요구하지 않은 장면을 의도적으로 삽입"한 것, "혐오표현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A. 스튜디오 뿌리: 누차 말씀을 드리지만, 하청이 원청의 요구하지 않은 장면을 의도적으로 삽입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러지도 않았습니다. 저희는 늘 요구대로 결과물을 만들어드리고 있고, 최근에 집게손이 문제가 된 이후에는 '그 손가락'을 피하는 쪽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혐오표현이라고 지적되는 집게손은 애니메이션에 대단히 자주 등장하는 자세입니다. 장면과 장면마다 프레임 단위로 캡쳐를 따면 어디선가 그 손가락이 나올 수 있습니다.

캡콤이 공개한 「스트리트 파이터 6」×「극장판 SPY×FAMILY CODE: White」 스페셜 콜라보 애니메이션 캡처


확대본 (출처: 캡콤아시아)

Q. 이 장면에 대해서는 왜 설명하지 않은 것인가요?

A. 저희가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그리지 않은 그림에 대해서는 해명할 수 없습니다. 일러스트, 스킬 영상 같은 리소스는 저희가 작업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허위사실의 유포에 대해 대응할 계획입니다.



Q. 대응이란 어떤 의미입니까?

A. 저희가 하지 않았던 작업을 저희가 했다고 하거나, '회사가 폐업을 했다'고 하거나, '작업물을 가지고 도망갔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 저희 사무실로 찾아와 회사와 직원들의 사진을 찍거나 직원의 신상을 찾아내 특정한 뒤 인터넷에 유포하며 조롱성 글을 올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협박성 문자, 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와 직원 보호 차원에서 로펌과 함께 이러한 내용이 문제되는 지점을 검토했으며, 앞으로 법적 대응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Q. 그간 그림 속 집게손에 대한 비판의식 등이 형성됐기 때문에 의심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A.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트윗을 남긴 애니메이터가 해당 컷씬을 작업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렸고, 위처럼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씀하신 장면들에 대해서 해명했습니다. 저희가 같은 분야에서 거의 10년을 일해온 만큼 작업한 분량이 그만큼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의심되는 부분은 위처럼 최대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알림 ※ 


스튜디오 뿌리에 질문이 남아있는 독자분들을 위해 스튜디오를 총괄하는 김상진 총감독과 만남의 자리를 주선하려고 합니다. 


김 총감독은 본인이 직접 나서 "오해에 대해 전부 설명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2023년 12월 29일 18시 30분까지 [email protected]으로 이메일을 남겨주시면 따로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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