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랍 팔도 개발부문 부사장이 밸브(Valve)가 지난 8월 <디펜스 오브 더 에인션트 올스타즈>(이하 DOTA) 상표권 등록을 시도한 것에 대해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랍 팔도 부사장은 최근 유럽 웹진 ‘유로게이머’와의 인터뷰에서 “<DOTA>라는 명칭은 그동안 블리자드와 <워크래프트 3> 커뮤니티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해 왔다. 그런데 왜 밸브가 이 시점에서 상표등록을 시도하려는지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서 그는 “우리가 볼 때 밸브의 상표등록 시도는 블리자드와 <워크래프트 3> 커뮤니티에서 <DOTA>를 빼앗아 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이건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며 밸브에 직격탄을 날렸다.
■ 밸브의 DOTA 상표권 등록과 반발
<DOTA>는 본래 <워크래프트 3>의 MOD(변형게임)로 시작해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지도 편집기(맵 에디터)로 바꿀 수 있는 <DOTA>는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 <카오스 온라인> <아발론 온라인> 등의 모태가 됐다.
밸브는 지난해 <DOTA>를 만든 ‘IceFrog’(일명 ‘얼개’)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 8월 6일 미국 특허상표청에 ‘DOTA’라는 상표권을 신청했다. 이는 밸브가 <DOTA>의 상표권을 독점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큰 논란을 일으켰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는 밸브를 정면으로 비난하며 밸브보다 3일 늦은 8월 9일 같은 상표권을 신청하기에 이른다. 라이엇게임즈의 설립자 역시 <DOTA>의 개발자로 유명한 ‘펜드래곤’(Steve "Pendragon" Mescon)과 ‘구인수’(Steve "Guinsoo" Feak)다.
이런 상표권 논란에 대해 밸브는 아직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오히려 밸브는 지난 10월 <DOTA>의 공식 후속작을 천명한 <DOTA 2>를 발표했다. 밸브는 소스 엔진으로 개발 중인 <DOTA 2>가 전작에 등장했던 대부분의 영웅과 게임 규칙을 계승하며 내년에 발매된다고 밝혔다.
밸브에서 개발하고 있는 <DOTA 2> 아트웍.
■ <블리자드 DOTA> 발표, 앞으로의 전개는?
<DOTA> 상표권 논란을 지켜보던 블리자드는 최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블리즈컨 2010에서 <스타크래프트 2>로 만든 ‘공식 유즈맵’ <블리자드 DOTA>를 공개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블리자드 개발진이 직접 만드는 ‘공식’ <DOTA>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다만 <블리자드 DOTA>는 ‘DOTA’라는 게임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향후 밸브와 상표권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남겨 두고 있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는 밸브가 ‘DOTA’ 상표권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 상표권 등록은 대부분 ‘먼저 등록한 사람을 인정해 주는’ 선원주의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한편, 이번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블리자드 DOTA>는 블리자드 게임의 유명 영웅들이 대거 등장하며, ‘DOTA’의 규칙으로 유저들이 최대 5:5로 대결을 벌이게 된다. 자세한 공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참고로 <스타크래프트 2>를 즐기는 유저라면 누구나 <블리자드 DOTA>를 즐길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2>로 즐기는 <블리자드 DOTA>의 일러스트와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