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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e-fun, 화려한 개막과 아쉬움 그리고 희망

취재후기: 개최시기 변경과 영역확대로 변화 모색

남혁우(석모도) 2010-11-06 23:11:10

대구국제게임페스티벌 e-fun 2010이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e-fun은 다양한 부대 행사와 함께했는데요, 특히 국제 규모의 게임대회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먼저 33개 나라가 참가한 글로벌 e스포츠 리그 ‘IeSF 2010 그랜드 파이널’이 개최됐고, 6개 나라가 참가한 <스페셜포스> 월드챔피언십도 열렸죠. ‘국제’게임페스티벌이라는 행사명칭에 걸맞는 대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홍보 부족 때문인지 관객이 많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e-fun의 또 다른 부대 행사로 열린 코스프레 대회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을 정도라면 이해가 되시나요? 3일 동안 e-fun을 취재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정리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33개 나라와 함께, 화려한 개막식

 

지난 29일 아침, 처음 엑스코에 들어갔을 때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보이는 광경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로 IeSF 2010 덕분이었죠. e-fun과 함께 시작한 IeSF 2010 그랜드 파이널 개막식에는 33개 나라 300여 명의 선수가 참석했습니다.

 

IeSF 2010 그랜드 파이널 개막식의 깃발 입장 장면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관계자와 관중으로 자리도 가득 찼습니다.

 

 

■ 썰렁한 결승전, 그들만의 경기와 행사

 

하지만 개막식의 열기와 기대는 채 하루도 못 갔습니다.

 

제가 본 외국인은 거의 대부분 선수와 일행이더군요. 개막식이 끝나고 선수들이 엑스코 3층에 마련된 IeSF 대회장으로 올라가자 1층 부스는 순식간에 한산해져 버렸습니다.

 

더군다나 하나 둘 경기에서 탈락자가 나오면서 대회장 역시 사람이 줄기 시작하더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대회가 아닌, 그들만의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31일 열린 IeSF 2010 결승전은 엑스코 1층 메인 스테이지에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거의 없어 허전함만 더했습니다. e-fun 자체 부스들도 <테일즈런너> 같은 인기게임 부스를 빼면 대부분 지켜보기 미안할 정도로 관람객이 적더군요.

 

IeSF <워크래프트 3> 결승전 현장. ‘리허설 경기인가?’ 착각했을 정도입니다.

 

많은 동시접속자를 유지하는 <테일즈런너> 부스만은 저연령층 관람객이 많았습니다.

 

 

■ 영역확대와 개최시기 변경, 변화 모색

 

e-fun 2010과 IeSF 2010 그랜드 파이널의 시작은 거창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부대 행사 하나가 관객동원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바로 e-fun과 함께 진행된 대구코믹페스티벌 in 코스프레행사였습니다. 토요일(30일)까지만 해도 한산했던 행사장은 일요일(31일)이 되자 입구부터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각양각색의 캐릭터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찾아왔다”고 대답하더군요.

 

그들은 함께 사진을 찍거나 서로 포즈를 취해 주며 코스튬 플레이를 즐겼고, e-fun 2010 부스를 돌아다니며 현장에 활발한 기운을 불어넣었습니다.

 

e-fun 주최측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만으로 관객을 모으는 것은 한계가 있다. 방송, 만화, 애니메이션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아우르는 콘텐츠 박람회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내년에 11주년을 맞는 e-fun은 가을이 아닌 5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현재 확장 공사 중인 엑스코의 별관까지 모두 부스로 채울 계획이라는군요.

 

최장수 지방 게임쇼 e-fun은 뚜렷한 한계도 보였으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내년 5월에는 더 넓어진 부스가 올해보다 좁게 느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fun에서 가장 북적인 곳은 구석에 있던 동인 부스였습니다.

 

내년 e-fun 2011은 가을이 아닌 5월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