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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임재덕 GSL 우승

소니에릭슨 GSL 시즌2 결승에서 이정훈에 4:3 승리

남혁우(석모도) 2010-11-14 00:29:50

 

“30대가 되기 전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선언한 임재덕 선수가 목표를 완수했다.

 

명탐정 저그임재덕(ID: NesTea, 소속: IM)이 ‘소니에릭슨 스타크래프트 2 오픈 시즌2(GSL)’에서 테란 이정훈(ID: BoxeR, 소속: 프라임)을 세트 스코어 4:3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올해 29세인 임재덕은 결승전을 앞두고 “30대 전에 우승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실제로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

 

 

■ 이정훈, 압도적인 플레이로 1·2경기 제압

 

이정훈은 초반 1·2경기를 모두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1경기(샤쿠라스 고원)에서 이정훈은 상대방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2병영을 자신의 입구 앞에 전진 배치하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해병 10마리와 건설로봇 9마리로 이른 러시를 감행, 임재덕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공격의 끈을 놓지 않은 이정훈은 추가 마린+건설로봇 러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초반 과감한 치즈러시로 기선을 제압한 이정훈.

 

2경기(잃어버린 사원)에서 토르 드랍을 준비한 이정훈은 상대방의 앞마당 언덕과 본진에 토르 2대를 번갈아 드랍하며 임재덕을 괴롭혔다. 이후 임재덕이 맹독충+바퀴+뮤탈리스크 조합으로 이정훈의 해병+토르+의료선 조합에 맞서면서 승부는 팽팽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정훈은 맹독충을 상대하기 위해 해병 대신 불곰 위주로 병력을 전환해 유닛 상성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2경기도 가져갔다.

 

이정훈은 언덕 위 토르로 초반에 큰 이익을 얻었다.

 

경기가 끝난 후 준비시간에는 유명 CF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줬다.

 

 

■ 2연패 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꾼 임재덕

 

3경기(고철처리장)에서 이정훈은 승부수로 초반 섬멀티를 준비했다. 임재덕은 상대가 전진병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앞마당 확장부터 하고 산란못을 건설하며 시작했다. 이내 이정훈의 섬멀티를 발견한 임재덕은 땅굴망으로 견제에 나섰지만, 테란의 건설로봇과 바이킹에 막혀 큰 피해를 주지 못 했다.

 

하지만 임재덕은 땅굴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정훈의 앞마당에 땅굴망을 연결한 임재덕은 모든 병력을 모아 한 방 러시로 몰아쳤다. 결과는 이정훈의 GG 선언.

 

임재덕은 빠른 판단력으로 이정훈의 본진 앞마당에 땅굴망을 뚫고 밀어붙였다.

 

3경기 승리로 한숨 돌린 임재덕은 4경기(밀림분지)에서 앞마당을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시작했다. 반면 이정훈은 본진과 상대방 입구에 몰래 2병영을 지으며 빠른 공격에 나섰다. 이후 임재덕의 입구 아래쪽에 벙커를 2개 건설하며 봉쇄에 나선 이정훈이 승기를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임재덕은 벙커 라인을 뚫는 대신, 앞마당 바위를 부수고 새로운 길을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 길을 확보한 임재덕은 저글링과 맹독충 올인 전략으로 이정훈의 본진 방어를 뚫고 올라가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임재덕은 입구가 막힌 어려운 상황에서 한 번의 올인 전략으로 승리를 따냈다.

 

 

■ 임재덕, 막판 2경기를 연속으로 잡으며 우승

 

전쟁초원에서 펼쳐진 5번째 경기에서 이정훈은 다시 한번 전진병영 후 상대 입구 앞에 벙커를 짓고, 자신은 멀티를 가져가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임재덕도 바퀴 위주로 병력을 생산하며 벙커를 파괴했고, 해병 중심의 이정훈에 맞서 상성상 우위를 가져갔다.

 

이후 임재덕은 다수의 바퀴+맹독충으로 이정훈의 본진을 공격했지만, 공성모드가 업그레이드된 공성전차에 막히며 승부가 기울었다. 4경기에서 거의 이긴 승부를 올인 러시로 허무하게 망친 이정훈은 공성전차를 상대방 입구에 넓게 배치하고 사이사이에 벙커를 짓는 안정적인 마무리로 GG를 받아냈다.

 

4경기의 패배를 교훈삼아 꼼꼼하게 상대를 조인 이정훈.

 

6경기(젤나가 동굴)에서 이정훈은 5경기와 같이 저그의 입구에 벙커를 짓는 척하다 건설을 취소하며 임재덕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확장을 시도했다. 반면 임재덕은 분위기를 살피며 안정적으로 진행했다.

 

임재덕은 맹독충 둥지를 부수려 본진에 침입한 건설로봇과 해병 중에서 해병만 저글링으로 둘러싸서 잡아내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다. 이후 임재덕은 기세를 몰아 이정훈의 본진으로 치고들어가 휘저으며 세트 스코어를 3:3으로 맞췄다.

 

절묘하게 건설로봇과 해병을 각개격파하며 승기를 잡은 임재덕.

 

마지막 7경기(금속도시), 초반에 이정훈은 전진 2병영, 임재덕은 선 부화장을 지으면서, 이정훈이 GSL 시즌1 우승자인 김원기와 벌였던 승부와 비슷한 모양새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른 눈치챈 임재덕은 일벌레로 벙커를 만들 수 없도록 시간을 벌며 저글링을 생산하고 앞마당에 가시촉수를 만들어 방어했다. 이정훈은 건설로봇과 해병으로 앞마당에서 마지막 승부를 펼쳤지만 병력이 부족하고 벙커를 만들지 못해 결국 패배의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임재덕은 이정훈의 마지막 치즈러시를 막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GSL 오픈 리그 1·2시즌은 모두 저그가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한 임재덕은 상금 1억 원과 트로피, 부상으로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 미니’를 받았다. 이정훈은 준우승 상금 3,000만 원을 받았다.

 

임재덕은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초반엔 뜻대로 풀리지 않아 속상해 있었는데, 감독님이 경기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해 준 덕분에 이긴 것 같다며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지는 GSL 오픈 시즌3는 오는 15일과 16일에 예선전이 진행되며, 22일부터는 예선전을 통과한 64명의 선수들이 본선에서 승부를 가릴 예정이다. 다음은 시즌2에서 우승한 임재덕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우승 소감을 말한다면? 시즌2를 시작하면서 트로피에 키스하는 상상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상상이 현실이 돼서 너무 좋다.

 

 

초반에 2:0으로 밀렸는데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나? 1세트를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치즈 러시에 당하면서 오늘 경기가 안 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3세트가 자신 있는 맵이라 3세트를 이기면 역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스타크래프트 2>로 전향하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스타크래프트> 코치 생활를 끝내고 <스타크래프트 2>로 전향하면서 대회에 나갈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게임에 임할수록 실력이 늘었고 혹시 나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와 잘 맞는 게임인 것 같다.

 

 

마지막 세트는 어떻게 치렀나? 상대가 1세트와 비슷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이 맞으면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대부분은 저축하고, 어머니께 드릴 생각이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들도 챙기고 팀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이정훈 선수가 해병만 사용하겠다”는 예고와 다르게 플레이했다. 한두 게임은 다른 조합을 사용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방심하는 바람에 쉽게 무너졌던 것 같다.

 

 

이정훈 선수를 상대한 느낌은? 이정훈 선수가 사용한 1세트 치즈 러시를 약 200판 정도 연습했는데 막상 실전에 들어오니 막지 못했다. 확실히 강한 선수다.

 

 

이정훈과 임요환을 모두 상대하고 GSL 시즌2를 우승했는데, 두 선수가 경기한다면 어떤 선수가 이길 것 같나? 종족이 저그라 테란 대 테란전은 잘 모르겠다.

 

 

 

오늘 몇%의 실력을 발휘한 것 같나? 연습 때와 비교하면  70%정도 나온 것 같다.

 

 

30대 프로게이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30대 접어들면 다들 방심하는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시즌3 목표는? 시즌3에도 이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 30대의 열정을 불태워 보고 싶다.

 

 

임재덕 선수를 추리왕이라고 부르는데 이정훈 선수의 어떤 점을 파고들었나? 추리왕이라고 불리지만, 힘 싸움을 좋아한다. 이정훈 선수의 해병만 생각하고 준비했다. 잘 됐는진 모르겠다(웃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절 끝까지 믿어준 가족에 감사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함께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내조해 준 여자친구와 팀도 고맙다, 같은 팀의 정종현 선수가 마치 자기일인 것처럼 많이 도와줬다. 너무 고맙고 IM팀 파이팅! 맹독충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