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있어 <LoL>은 '삶을 배운 계기'입니다."
6월 7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전설의 전당 헌액을 축하하는 미디어데이가 열렸습니다. 전설의 전당은 매년 1회 <LOL> e스포츠에 전설적인 업적을 남긴 선수를 기리는 행사입니다. 현장에는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 대표 '존 니덤', 메르세데스 벤츠 한국 대표 마티아스 바이틀 등의 인물이 축사를 하는 한편, 페이커와 전용준 캐스터, 윤수빈 아나운서의 간단한 질의응답이 진행됐습니다.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와 전설의 전당에 헌액된 페이커 선수의 소감을 꼼꼼하게 정리했습니다.
먼저, 오상헌 라이엇 아시아-태평양 e스포츠 총괄은 "페이커는 <LoL> e스포츠가 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모멘텀을 이끈 선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적인 부분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타인의 귀감이 되고 있다"라고 했죠.
동영상을 통해 축사를 남긴 라이엇 e스포츠 대표 '존 니덤은 "전설의 전당 첫 헌액자로 페이커만큼 걸맞은 선수가 없다"라며 "페이커는 GOAT이며 <LoL> e스포츠의 역사 그 자체다. 라이엇 게임즈 모두를 대표해 감사를 표한다"라는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오상헌 라이엇 아시아-태평양 e스포츠 총괄
LCK 이정훈 사무총장은 "페이커의 선정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면서 "그러나 여기 도달하기까지 페이커의 여정은 간단하지만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정훈 사무총장은 "월즈와 MSI를 연속 우승하고 전성 시대가 쭉 이어지는 듯 했지만, 이후 국제 대회 우승까지 닿지 못하고 손목 부상을 겪는 등 큰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라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페이커의 시대에 의문을 표할 때, 지난 월즈에서 LCK 소속으로 홀로 살아남아 마지막에 웃었다"라며 "세 번째 우승은 저 자신을 위한 것이었지만, 네 번째 우승은 우리 팀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정훈 사무총장은 페이커가 유니세프 활동 등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것도 전설의 전당에 걸맞는 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LCK가 상승과 하락을 모두 겪을 때, 페이커라는 이름은 계속해서 빚났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랍니다. 모든 길은 페이커에게 통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장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한국 지사 대표 마티아스 바이틀도 참여했습니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전설의 전당 헌액자를 안 순간부터, 어떻게 선수에게 보탬이 될까 생각해 왔다"라며 오직 페이커만을 위해 만들어질 자동차의 키를 전달했습니다.
LCK 이정훈 사무총장
벤츠로부터 페이커만을 위해 만들어진 차가 수여됐습니다.
이어 페이커와 전용준 캐스터, 윤수빈 아나운서와의 간단한 질의응답이 진행됐습니다.
Q. 많은 분들이 축사를 남겨 주셨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A. 페이커: 좋은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짜도 날짜다 보니, 그래서 더 뜻깊은 것 같네요. 저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메시지를 남겨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감동적이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
Q. 페이커 선수를 위한 아이템도 참 많았습니다.
A. 저도 처음에 이렇게 많은 것들이 준비될 줄은 몰랐었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나와서 놀랍습니다. 벤츠에서 주신 차에 시승도 꼭 해봐야 할 것 같아요.
Q. 차를 받는다면, 조수석에는 누구를 태우실 건가요?
A. 제가 누구를 태우고 돌아다니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아마 저희 팀원을 태우지 않을까요? 서머 시즌 캐리해 주는 선수로 태우겠습니다.
Q. 월즈 다전제에서 LPL 상대로 전승하는 등 수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어떤 기록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기록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팬 분들이 얼마나 좋아해 주시는지가 뜻깊은 기록의 기준 같네요. 작년 월즈에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시고 우승을 기뻐해 주신 것들이 기억에 남아서, 작년 월즈 우승이 가장 뜻깊지 않나 싶습니다.
Q. 혹시 첫 대회 무대에서 앰비션 선수를 솔로 킬하는 동영상을 돌려 보신 적이 있나요? 앰비션 선수는 영광이라 언급했었습니다.
A. 제가 직접 찾아보지는 않았었는데요. 주위에서 자주 보여줘서 봤었습니다. 본인이 죽으신 장면을 그렇게 말씀하시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Q. 본인이 한 말 중 가장 인상깊다고 생각한 것이 있나요?
A. 작년 월즈때의 멘트가 모두 의미가 깊은 것 같습니다. 선택을 하자면 "네 번 째 우승은 팀을 위한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 같네요.
Q.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퍼포먼스도 선보이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A. 역시, 무대에서 구르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요즘에는 그런 퍼포먼스가 별로 없어서, 그 때 어떻게 굴렀나 싶습니다.
Q. 선수 생활을 하며 감정의 동요는 없으셨나요?
A. 제가 조금 F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항상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많이 배우고 실천하려 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평정심의 노하우는?
A. 요즘 명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결국 배움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논문도 있고, 관련한 정보가 많아서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보면 슈퍼스타의 삶을 살고 계십니다.
A. 해가 갈수록 e스포츠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까, 관심도도 높아졌고 길에서도 저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분들도 행사에 많이 찾아오셨네요.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지만 감수해야 하는 것 같고,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Q. 그렇다면 혼밥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A. 작년, 훠궈집을 한 번 간 적이 있습니다. 가고 싶은데 같이 먹을 사람이 없기도 했고, 혼자 먹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Q.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람들에게 답례를 남긴다면?
A. 저도 이런 동영상을 많이 찍어봐서 아는데, 때로는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 촬영해 응해 주신 것들이 정성으로 볼 수 있기에 감사합니다. 저도 축하를 할 때 항상 마음을 담고자 하고 있네요.
Q. 전설의 전당 관련해 아리와 르블랑 스킨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퀄리티가 좋더라고요. 아리 유저분들이 매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제작 과정에 어느 정도 참여를 했기에 뿌듯한 마음입니다.
Q. 페이커의 대표 제스처는 '따봉'인가요? '쉿'인가요?
A. 요즘에는 팬 분들이 쉿을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스킨 귀환 모션에도 포함된 것으로 아는데, 해외에서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네요.
Q. 스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드 근본 챔피언은 오리아나라고 이야기를 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스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애정 가는 챔피언을 꼽아주실 수 있나요?
A. 아지르가 있긴 한데 너무 많이 해서 애정이 조금 줄어든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다양한 챔피언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도 아지르를 제일 많이 해서 아지르를 꼽겠습니다. 근본은 오리아나지만 최애는 아지르입니다.
Q. 페이커 선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A. 처음에는 돈을 벌려고 한 것도 있었습니다. 18살에 데뷔했는데 월급을 200씩이나 주시더라고요(웃음). 그게 너무 좋았었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것 보다는 팬 분들이 사랑을 받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고, 오래 동안 의미가 남는 일 같아서, 팬 분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저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입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팬과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팬미팅입니다. 에피소드가 꼭 있다기보단, 항상 팬 미팅에서 기뻐해 주시는 팬들을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Q. 혹시 기억에 남는 팬 분의 선물이 있을까요?
A. 저희 집이 팬 분들의 선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팬 분들이 그려주신 그림 등 정성이 많이 느껴지는 것들을 보관하려다 보니, 집을 크게 지었었네요.
Q. 그러고 보니 '세상에서 가장 <LoL>을 잘 하는 할머니를 꼽으면 페이커 선수의 할머니를 꼽는 분이 많습니다. 요즘에도 조언을 많이 주시나요?
A. 요즘은 훈수를 두시지는 않는데요. 매번 카카오톡으로 '운수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 주시네요.
헌액을 위해 특별 제작된 유니폼
Q. 페이커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모든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제가 헌액 동영상에서는 팬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그 외에도 e스포츠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Q. 선수로써의 본인을 평가한다면?
A. 지금까지 잘 해 온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제가 미숙하고 생각하는 것도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이 부분에서 성장했기에 만족스럽네요.
Q. 페이커 선수의 앞으로의 10년은 어떨까요?
A. 시련과 마주하겠죠. 이런 시련을 계속해서 이겨내고자 합니다. 프로 생활이 잘 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앞으로 10년 동안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발전하는 것이 작년부터 생각해 온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페이커에게 <LoL>이란 무엇인가요?
A. 저는 <LoL>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저를 보면서 영감을 얻으신 분들도 많다고 하셔서 가장 의미 있는 것 같네요. 10년을 넘게 <LoL> 프로 선수로 활동해 왔는데, 저는 사실 긴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 인생의 짧은 순간에 <LoL>을 통해 의미 있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삶을 배운 계기, 그것이 <LoL>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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