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쥬얼 효과의 파이프라인(pipeline)
강연자인 제임스 오글은 강연에 앞서, 웨타 디지털(WETA Digital)의 소개와, 작업 시스템을 설명했다. 웨타 디지털은 각종 비쥬얼 작업을 '파이프라인'(pipeline)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처리한다.
파이프라인이란 모델을 만들고 그 다음 텍스쳐를 입힌 다음 음영을 넣는 식으로 순차적인 작업을 뜻한다.
좀더 설명하자면, 카메라 부서에서는 라이브 액션을 촬영하고 빛을 처리하는 등 3D 입체 영상을 만든다.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얻어낸다. 그것이 사진 자료일 수도 있고, 장비나 의상 등 다른 것일 수도 있다.
구성작가는 감독과 함께 전체 쇼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뼈나 근육, 의류를 다루는 전문가들도 각자의 역할을 맡는다. 마지막으로 합성 부서는 이 라이브액션의 각 요소를 통합하고 하나로 만든다.
이렇게 각각의 팀이 자신의 작업을 처리하고 넘기는 형식이 파이프라인 시스템이다.
■<아바타>로 보는 3D작업
강연자는 영화 '아바타'의 일부 영상을 보여주면서 "아바타는 굉장히 거대한 프로젝트"였다고 털어놨다. 그와 함께 그는 <아바타>의 수많은 외계 생명체들을 제작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외계의 달을 어떻게 제작할 지를 고심했다며, 물리적, 생물적인 움직임이 지구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면서도, 낯선 느낌을 주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낯선 느낌을 주는 것은 익숙한 것에 기초로 한다. 외계의 생명체들은 모두 지구의 실제 대상들과 유사한 것에서 출발한다. 영상물에서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보이기 위해 어느 정도 친숙함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을 보여주더라도 익숙한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더라도 나무가 쓰러지고, 물방울이 떨어지는 등 실세계와 융합된 부분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비족을 만들때는 기존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실제 움직임은 모션 캡쳐되고, 손이나 얼굴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배우들은 카메라가 탑재된 헬멧을 착용하고 얼굴에는 마카를 부착함으로써 얼굴 표정이 캡처된다. 이것을 '퍼포먼스 캡쳐'로 아주 세밀한 움직임도 잡아 낼 수 있다.
애니메이터의 일은 모션캡쳐와 애니메이션을 융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비족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꼬리가 없으므로 그 꼬리를 자연스럽게 만들고 표현하는 게 애니메이터의 일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나비족과 동물의 개체가 약 80개 정도. 애니메이터는 개체의 동작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 또 나비족의 의상을 실제 의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며 이 의상을 입을 때 접힌 모양이나 주름들을 현실의 모습을 본따 재현한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약 90개의 배경은 약 1500개의 지형 조각을 이용해 제작됐다. 그 배경을 만들기 위해 약 1000개의 에셋이 필요했고, 지도는 이를 토대로 제작됐다.
그는 영상을 보여주며 "처음에는 2D로 시작했지만 입체감을 위해 3D로 제작했다. 특히 이 덕에 구름이 아주 멋지게 표현됐다"고 설명했다.
■입체화면을 만들때의 문제점
그는 평면인 2D와 3D의 깊이 효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평면으로 제작된 영상을 입체 영상으로 제작하면 입체감이 없는 평평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입체 영상에서 앞에 있는 물체가 어색하게 보이거나 때론 화면이 잘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이 화면에 계속 나타나면 시청자가 어지럽거나 두통이 생기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입체 영상을 찍기 위해 카메라간 거리도 고민해야 한다. 특히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이라던지 광활한 장면을 촬영할 때의 입체영상의 경우, 카메라의 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배우가 화면 가까이로 다가오면 카메라의 거리를 좁혀야 입체 효과를 제대로 줄 수 있다.
입체영상에서 밝기 조절과 색체를 입히는 작업도 중요하다.
대개의 경우 입체영상은 빛이 75%정도다. 어두운 장면에서 너무 밝은 부분이 보이게 되면 다른 스크린으로 옮겨갈 때 잔영이 남는다. 그래서 웨타디지털은 나무에 광선을 조금씩 더하는 방법으로 빛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제작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오픈 파일 포맷
강연자는 지난 몇년간 비주얼 이펙트 회사들이 사용하는 파일포맷들이 많이 공개되고 표준화가 됐다며 몇가지 유용한 파일들을 소개했다.
첫 번째로 OpenEXR이다.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이미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툴이며, 렌더링에서 아주 효율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2003년에 공개된 툴로, 공개할 때 샘플코드와 플러그인도 많이 공개됐다.
웨타 디지털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확장할 때 좌안과 우안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EXR파일 안에 있는 모든 이미지를 지원하게끔 고려했다.
또 다른 오픈소스는 알렘빅(alembic)이다. 이것은 메쉬 저장 포맷인데,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작업에서 근육이나 의복, 머리카락 등을 저장할 때 알렘빅은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프레임 바이 프레임 베이스로 저장을 하게 되는데, 기가바이트의 사이즈가 된다.
그래도 시뮬레이션을 다시 계산하는것 보다 빠르다. 여러 회사가 같은 샷의 작업을 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오픈 소스를 이용하는 게 비쥬얼 이펙트에서는 아주 유용하다.그렇지만 자체툴을 만들기위해 노력하는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입체3D영상
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입체 3D 영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현재 프로젝트나 경제적, 기술적인 환경으로 봤을 때, 입체 3D는 단순한 유행은 아닌 것 같다. 이 기술이 얼마나 많은 영화나 게임으로 제작되는가? 크리에이티브한 측면에 굉장히 많이 의존하고 있다.영화 제작자들이 몰입형 스토리텔링의 수단으로 입체 3D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입체3D는 박스오피스에서 흥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위의 강연은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을 금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강연 현장의 사진이 없음을 양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