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난투형 대전 액션 신작 <배틀크러쉬>가 27일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PC(스팀)는 물론, 모바일과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서도 즐길 수 있다.
<배틀크러쉬>는 간단하게 즐기기 좋은 배틀로얄 게임이다. 한 판은 5분에서 10분 이내에 마무리되며, 조작의 난이도가 높지 않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게임 플레이에 운이 작용하는 비중도 있기 때문에 게임을 다시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양상으로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스팀에서의 평균 동시접속자는 약 2,800명. 구글과 애플 양대 모바일 스토어에선 무료 인기 순위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엔씨소프트의 첫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이자 새로운 멀티 플랫폼 도전작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주목도다.
(주로 스팀) 평가 또한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7월 2일 기준, <배틀크러쉬>는 스팀에서 1,147개의 평가 중 44%의 긍정 평가 비율을 보이며 '복합적'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막상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통상 '복합적' 게임에서 느껴지는 '노잼'의 기운은 딱히 포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배틀크러쉬>가 아쉬운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기사] <배틀크러쉬> 글로벌 베타 테스트 체험기 (바로가기)
<배틀크러쉬> 유저 평가를 살피다 보면 자주 눈에 띄는 내용 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하나만 지급한다"거나, "로테이션도 없이 캐릭터로 과금을 유도한다"는 등의 평가다.
플레이어블 칼릭서(캐릭터)를 하나 지급하기는 한다. 처음 <배틀크러쉬>를 실행했을 때는 말이다. 튜토리얼을 완료하면 탱커, 딜러, 힐러 역할군에 해당하는 캐릭터를 각각 하나씩 얻을 수 있으며, 게임 로그인 등의 단순한 임무 완료 보상으로 다른 캐릭터를 제작할 수 있는 재료를 지급하기도 한다.
약 30분 내외로 <배틀 크러쉬>를 플레이하면 원하는 캐릭터를 추가로 3개 정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주어진다.
제작한 캐릭터는 영구 이용할 수 있다.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영혼 조각을 사려면 메인 화면에서 '상점' 메뉴로 들어가 '칼릭서' - '영혼 조각'을 차례로 눌러야 한다.
꽤 복잡하다.
재료는 모두 미션 수행 보상 등으로 얻을 수 있다.
캐릭터 제작 방법은 간단하다. 캐릭터 구매 메뉴에서 영혼 조각을 구매하고, 제작소 메뉴에서 완성품(?)으로 만들면 된다. 10조각을 모아야 한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조각 하나와 제작 재료인 에테르를 합치면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모두 현금 결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들이다. 다만, 그 과정이 복잡하고 별도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 흠이다.
특정 캐릭터를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체험권'을 이용해 기본 20회 이상 사용해 볼 수 있다. 유저 개개인의 선호는 물론,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폭발형 원거리 기술과 확실한 생존기를 지닌 캐릭터 '포세이돈'은 비교적 모바일 환경에서 즐기기 수월하나, 세밀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암살자 캐릭터 '닉스'는 그렇지 못하다.
다양하게 체험해 보고 손에 맞는 캐릭터를 찾았다면 해당 캐릭터를 제작해 사용하면 된다. 다만 이런저런 메뉴를 직접 눌러 보지 않으면 캐릭터 제작 방법을 알 수 없으며, 이로 인해 게임에 부정적인 첫인상을 가진 유저가 많이 생겼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캐릭터 체험 시 50% 패널티'라는 문구는 첫 게임을 시작하는 시점에 곧바로 눈에 들어온다.
반면, 캐릭터 제작 방법은 유저가 직접 알아내야 한다. "캐릭터로 과금을 유도한다"는 오해가 생기기 좋은 조건이다.
또 한 가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배틀크러쉬>의 조작감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긴 하나, 많은 스팀 리뷰에서 조작감을 언급하고 있다. 불편을 느낀 유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배틀크러쉬>에는 기본 공격과 스킬을 사용할 때 모두 모션 후에 일정 시간 딜레이가 적용된다. 회피를 통해 모션을 캔슬할 수는 없는 반면 이동기 성능은 뛰어난 편이기에 견제 용으로 공격을 '뿌리기'는 부담이 따른다.
공격 및 회피 시에 공통으로 소모하는 자원인 '기력' 역시 넉넉한 편이 아니기에 더욱 그러하다. 특히 물에 빠지거나 낙사 지역에 떨어졌을 때 기력이 없으면 캐릭터가 즉사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부족한 자원과 공격 모션의 딜레이로 인해 간혹 답답함이 느껴진다는 평이다.
모바일 버전 플레이 화면
반면 모바일 버전의 분위기는 또 다르다. <배틀크러쉬>는 PC, 모바일,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의 유저가 함께 즐기는 게임이다. 모바일 스토어 평가에선 조작감에 대한 혹평은 찾아보기 힘들다.
2일 기준 '복합적'(평가 1,143개/긍정 평가 비율 44%)을 기록 중인 스팀과 달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선 5점 만점에 3.9점(평가 711개)을 기록하며 비교적 호평받는 모습이다. 스팀 평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캐릭터 간 밸런스와 네트워크 핑 관련 지적의 비율이 높다.
동일한 게임이라 하더라도 즐기는 플랫폼의 특성에 따라 플레이 경험에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모바일은 화면이 작고, 별도의 키 할당 없이 스크린을 터치해야 하며, 자기 손에 화면이 가려지기도(...) 한다. 실제로 PC와 모바일로 번갈아 <배틀크러쉬>를 플레이하면 상대적으로 모바일로 할 때 여유가 없음을 체감함할 수 있다.
경기 후반부의 모습.
멀티 플랫폼 게임이라는 점이 PC 유저들이 느끼는 불편함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이상 빨라지면 모바일로 <배틀크러쉬>를 즐기기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개인의 '피지컬'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나오는 아쉬운 평가도 있다. "<배틀크러쉬>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것이다.
<배틀크러쉬>는 <이터널 리턴>이나 <스매시 레전드>, <배틀라이트> 등과 비교되는 탑뷰 배틀로얄 게임이다. 3명이 합을 맞추는 게임 모드가 메인이라는 점에서 (비록 지켜야 하는 구조물은 없지만) AOS 장르를 플레이하는 감각이 느껴지기도 한다.
전투 매커니즘은 공격고 회피에 기력을 배분해 가며 운영하는 단순하면서도 심리 싸움이 주요한 형태다. 적이 쓰러지더라도 강력한 공격으로 '막타'를 치지 않으면 금새 부활해 전장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판단 또한 요구한다.
요약하자면 배틀로얄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골고루 담아내는 것에 성공했다는 인상이다. 이에 더해 신화를 기반으로 만든 캐릭터들은 귀엽고 개성 있으며, 아트와 사운드 또한 <배틀크러쉬>만의 색채가 있다. 모바일과 닌텐도 스위치로 원활히 구동할 수 있으니 최적화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시기다. <배틀크러쉬>는 2024년 하반기에 얼리 액세스 출시된 게임이다. 비교 대상이 되곤 하는 유사 장르의 게임들은 물론, 타 장르를 넘어 아예 다른 범주의 즐길 거리와 스크린 타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점이다. <배틀크러쉬>는 안정적인 재미를 선사하나, 얼리 액세스 단계인 현시점에서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지는 않다는 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