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신작 게임에 더해 기존 게임과도 경쟁해야 하는 치열한 시장환경 속에서 '운영'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초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던 <헬다이버즈 2>는 "너프를 통해 밸런스를 잡는다", "유저들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팀 동시 접속자 수가 전성기의 6% 수준까지 하락했다. 요한 필스테드가 CEO직을 내려놓고 직접 밸런스를 총괄해 내놓은 업데이트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그마저 반등의 계기가 되지는 못했다.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진은 이러한 운영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하다. 1.0.2 패치에 이어 1.0.3 패치 또한 유저들이 원하는 지점을 파악해 반영했다는 점에서 국내외로 호평을 받고 있다.
"커뮤니티 피드백을 실제로 경청하고 합리적인 일정에 따라 조치하는 것은 다른 회사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역량"이라며 모든 게임 산업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평한 레딧 유저.
해당 게시글은 1,200개의 추천을 받아 <퍼스트 디센던트> 레딧 상단에 노출 중이다.
실제로 유저들이 원하는 기능이 빠르게 추가되고 있다. 먼저 다른 플레이어의 이펙트를 끌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됐다. 강력한 화력의 런처를 연사할 수 있는 '무한 런처' 빌드가 유행했는데, 화려한 발사 및 폭발 이펙트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적의 약점 부위를 타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개발진은 "현재는 다른 플레이어의 발사체 폭발 이펙트만 활성/비활성화 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지만, 앞으로 이 기능을 고도화하여 플레이어가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파티에 합류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션 완료 보상만 받아가는 '잠수'(AFK) 유저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했다. 플레이어 신고 메뉴에 AFK 항목이 추가된다. 다만 AFK 추방 시스템은 다른 용도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접수되는 신고 내역을 통해 AFK 플레이어의 정보를 수집하고 패턴을 학습한다는 계획이다.
각 항목마다 '디렉터의 코멘트'가 함께 게시됐다.
'너프 지양'을 내세운 <퍼스트 디센던트>에도 1.0.3 패치에선 두 개의 너프가 있었다. 첫 번째는 몬스터가 인식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5분간 기다렸다 쌓인 적들을 일거에 처치해 경험치와 재화를 파밍하던 '성채 외곽' 미션이다.
성채 외곽은 적은 피로도로 반복 수행할 수 있었기에 인기 파밍 장소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너프에 대한 반발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디렉터 코멘트를 통해 변경되는 시스템에 대해 안내하고, 그 이유를 납득이 가도록 상세히 설명했기 때문이다.
디렉터는 "플레이어 여러분이 찾아내는 ‘런’ 플레이를 매우 좋아합니다"라고 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몬스터를 모으는 플레이는 게임의 재미를 빠르게 감소시킬 것이기 때문에 수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몬스터를 많이 스폰 시키는 플레이는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 있을 때는 몬스터들이 증원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더 빠르게 달리고, 쏘고, 터뜨리세요! 계속해서 많은 몬스터들이 쏟아질 것입니다" 라고 덧붙였다. 파밍처를 유지하되 게임의 핵심 재미는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조치한 것이다.
'성채 외곽 런'을 위해 몬스터가 인식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대기하는 모습. 앞으로는 볼 수 없을 예정이다.
또한 별개 파밍을 통해 얻어야 하는 중간 재화 '보이드 파편'을 아끼기 위해 미션 중단 기능을 활용해 특정 스테이지를 반복 플레이하는 현상을 수정했다.
디렉터는 "수정하는 한편, 왜 플레이어 분들이 이 글리치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고민해 보았습니다"라며, "파편 파밍에서 보이드 융합로 미션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불편하고 지루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글리치를 수정함과 동시에 보이드 조각 획득량을 늘리고. 파밍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1.0.3 패치를 통해 계승자(캐릭터) 밸런싱, 재료 드랍 수량 증가, 소모품 아이템 보유 수량 제한 증가 등 그간 유저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던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8월 1일에는 신규 계승자, 신규 보스 레이드, 새로운 장비, 스킨, 파밍 동선 개선 등이 포함된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커뮤니티에선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점검이 이뤄졌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다.
'황금 시간대'에 점검을 진행한 이유는 <퍼스트 디센던트>의 동시 접속자가 가장 적은 시간대가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디렉터는 공지 말미에 추가 코멘트를 통해 "<퍼스트 디센던트>에 보내주시는 플레이어 여러분의 애정과 관심에 힘입어, 개발팀은 넘치는 에너지를 느끼며 게임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핫픽스 1.0.3에도 많은 수정 사항이 포함되었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 여러분의 게임 경험이 한결 좋아지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전했다.
2일 출시된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이후 스팀 동시 접속자 26만 명을 기록하고 스팀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흥행 잠재력을 증명했다. 이후 <퍼스트 디센던트>는 평일 14만 명, 주말 20만 명 정도의 스팀 동시 접속자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유지 중이다.